1권 북극성을 찾아서
너는 나의 것[我取?]|망했다|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지금 이 상황에 웃음이 나오십니까?|대체 정체가 뭐냐?|별 보러 갑니다|왜 거짓말을 하는 건가?|저 아이의 주인, 바로 나야|미친개에겐 몽둥이가 약|모르셨습니까?|무슨 짓을 하려는 겁니까?|최측근과 최최측근|세자빈 한번 되어보지 않을 테냐?|적임자가 있습니다|월인천강(月印千江) 1|월인천강(月印千江) 2|월인천강(月印千江) 3|월인천강(月印千江) 4|그들만의 방식|용포의 용도|지키기 위한 첫걸음|마음을 담는 법|그렇단 말이지?|초간택|내가 뭐라 했느냐?|언젠가 일어날 미래|세 가지 이유|저분이 왜 여기 있는 거야?|이게 최선이란 말이냐?|왜 그러십니까?|즐거우냐?|주상전하의 암행인|네가 원한 것이 이런 것이냐?
2권 화마가 가른 운명
상면(相面)|넌 그저 나만 믿으면 돼|숨겨둔 한 수|가지 마라|잠시만 쉬고 싶구나|제 어깨에 기대십시오|흥미롭군|어찌 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냐?|잊었느냐? 너는 내 것이라는 것을|좋습니다|어젯밤에……|최측근의 마음|변치 않을 것이다|집에 가자|잃어버리지 마라|음모(陰謀)|두문비사(杜門?史)|예전에 진 빚, 지금 갚겠습니다|지금은 갈 수 없습니다|안 될 건 무어냐?|잘 다녀오너라|삼간택까지 앞으로 반 보(步)|저하는 어디 가셨습니까?|약조해라|내 허락부터 받아야 할 것이다|화마가 가른 운명|꼭 지켜야 할 약조가 있습니다|해랑으로 살게 된 여인|동무이자 원수|어느새 주문(呪文)이 된 그 이름
3권 지킬 것이옵니다
아픈 꿈일랑 꾸지 마세요|서러운 밤, 외로이 불 밝히는……|한 사람만을 위한 북극성|인연인가?|금일(今日), 자시말(子時末)|이분은……!|지켜보는 시선|육신에 새긴 교훈|해루야|절대 놓지 않겠다|마음의 상처는 독으로 다스린다|흙비의 비밀|더는 못 참겠구나|너를 품은 나도 죄인이다|넌 내가 누구인지 잊은 모양이구나|정말 그 아이라면……|연모에 대한 예의|지독한 갈망|그릇된 연심은 상처를 남기니……|오롯한 여인이 되는 방법|어명이오!|지킬 것이옵니다|방울로는 부족하구나|탐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내가 싫으냐?|역시 그랬었어|달콤합니다|어찌 알았을까?|그래도 되겠느냐?|이제 보니 뻔뻔하군
4권 비밀 회합
잘못……하였다|하늘 별길|도둑고양이|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한 사람[同苦同樂]|감히 저하의 사람에게 손을 대다니|네가 아니라 바로 나다|어겨서는 안 될 세 가지 잘못|다녀오마|궁으로 갈 겁니다|글로 익히겠습니다|웃음 속에 감춘 칼|곧 서찰 보내겠네|유백색 달빛 아래|좋은 약재의 효과|달집태우기|받은 만큼 돌려드리겠습니다|제가 바로 저하의 북극성입니다|헛것이 보이는 모양이오|내 탓이외다|빈궁이오?|거짓!|비밀 회합|눈물로 칼을 삼킨 사내|역경의 학자들|암운(暗雲)|향의 세 가지 미래|운명에 맞선 동행|노숙의 달인|미치겠구나|달빛 시린 북방의 밤
5권 네 북극성은 나다
하늘 꽃을 피우다|심장의 주인|그조차도 과욕이었음을……|고맙구나|왕실 태교|입덧|그 녀석|꿈에서도 바라던|인과(因果)와 온정(溫情)|이제야 알았다|귀문(鬼門)의 때|내가 그리하였다|거저 얻는 것은 없다|너의 곁을 비울 수 없구나|사람의 연이 길을 알려주다|하늘이 내린 불벼락|너의 잘못이 아니다|그리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귀환(歸還)|네 북극성은 나다|최후의 비책|사람의 마음|인과응보(因果應報)|사모하였습니다|운명이 속삭인 비밀|군주 아기씨의 은밀한 사생활|함께 가자
영의정은 고개를 돌려 좌의정을 바라보았다. 좌의정과 한 베개를 베고, 한 이불을 덮은 자신을 상상했다.
다음 순간, 영의정은 대전 바닥에 제 머리를 쿵 찧었다.
“죽여주시옵소서.”
죄를 비는 영의정의 모습에 왕은 그제야 조금 풀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덕이 많은 여인이 세자빈이 되는 것도 좋을 것이오. 허나 이번엔 그보다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것이 있소.”
“그것이 무엇이옵니까?”
잠시 침묵이 흘렀다.
무거운 침묵을 깬 왕께서 진실로 하고 싶었던 한마디를 입에 올렸다.
“우리, 얼굴도 좀 봅시다.”
―<너는 나의 것(我取?)> 중에서
“앞으로 제 종자(從者) 노릇을 할 아이입니다.”
향의 입에서 느닷없는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순간, 노인을 향해 달려들던 해루는 그 모습 그대로 굳어진 채 그를 돌아보았다.
“종자라고요?”
말하자면 종노릇을 할 아이란 뜻?
어이가 없어진 해루는 항의 섞인 눈빛으로 향을 노려보았다.
“제가요?”
언제요?
문득 향의 입꼬리가 슬그머니 위로 올라갔다.
반듯한 미소 속에 짓궂은 느낌이 가득 묻어났다.
해루의 눈앞으로 바싹 다가온 향은 손에 쥐고 있던 종이를 활짝 펼쳤다.
해루의 손바닥이 선명하게 찍힌 종이.
그 종이 위에 반듯한 모양으로 딱 세 글자가 쓰여 있었다.
―<망했다> 중에서
눈앞에 펼쳐진 믿기 어려운 광경에 해루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조금 전까지 험상궂은 표정으로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하던 산적들. 모두 여섯이나 되는 산적들이 어찌 된 이유에선지 바닥에 죄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보다…….
해루는 다급한 눈길로 향을 찾았다.
이내 익숙한 푸른 도포 자락이 눈에 들어왔다.
향은 고목 아래에 쓰러진 산적 앞에 고개를 숙인 채 엎드려 있었다.
미동도 않고 있는 저 모습은…….
“설마…… 죽은 겁니까?”
멍하니 서 있던 해루는 밑동 잘린 허깨비처럼 바닥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죽었어? 정말?”
―<대체 정체가 뭐냐?> 중에서
해루는 허리를 빳빳이 곧추세웠다. 발끝을 파고드는 예리한 감각이 그녀를 긴장시켰다.
그 미묘한 동요를 읽기라도 한 것일까? 내내 차갑던 사내의 얼굴이 마치 봄눈 녹듯 풀어졌다. 사내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떠올렸다.
탕관에서 흘러나온 차향이 등파와 고랑을 넘어 순숙(純熟)으로 흩어졌다. 순간, 거짓말처럼 주위의 공기가 돌변했다. 위험한 향내를 풍기던 사내는 금세 무방비 상태가 되어 느른해진다. 바라보는 상대조차도 경계심을 풀 정도로. 물끄러미 사내를 바라보던 해루가 다시 물었다.
“정말 음 선생이 맞습니까?”
“그리 묻는 연유가 무엇이냐?”
“전설적인 인물이라 들었습니다. 소녀를 여인으로, 이름 없는 잡풀을 향 품은 꽃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는 분이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여인인 줄 알았다?”
사내의 자세가 느른해졌다.
“아직 너는 대답하지 않았다. 찾아온 용건은?”
“그게…….”
해루는 말끝을 흐렸다. 머뭇거리는 그녀를 사내가 눈빛으로 재촉했다.
“여인이 되고 싶습니다.”
―<월인천강 1>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