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공명정대하게 밝혀주는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뜻의 제목처럼 이 책은 인생을 살아가며 마땅히 마음에 품고 있어야 할 덕과 도리에 대해 말한다. 남에게 베푸는 선한 마음과 태도를 담은 1장 계선(繼善) 편, 거스를 수 없는 세상사의 이치를 담은 2장 천명(天命) 편, 분수에 맞게 살아가는 삶의 도리를 다룬 3장 순명(順命) 편을 비롯하여 본성이 어긋나지 않도록 일깨워주는 계성(戒性) 편, 부지런히 배우는 삶의 태도를 말하는 근학(勤學) 편 등 진리를 꿰뚫는 핵심 문장들이 일상생활의 지혜부터 인격 수양, 나아가 삶의 가치를 보는 눈을 기르게 한다.
“조금 느리더라도 문장의 본뜻을 충분히 되새길 수 있도록 풀이했다”는 저자는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원문의 한자 밑에 단어 단위로 한글 토를 달고 최대한 우리말로 풀어내어 원문이 현대 우리말 풀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번역을 시도하였다. 또한 다수의 한문 고전 번역 풀이 경험을 토대로 『명심보감』에 소개된 문장의 원전인 사서삼경을 적재적소에 제시하고 인물과 시대 설명을 곁들였다. 『명심보감』을 현대에도 마땅히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전통적 가치에 대한 세세한 검토 없이 막연히 가치관의 혼란을 운운하는 세태를 지적한다. 이 책은 전통적 가치관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관문으로, 시대를 막론하고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덕과 도리를 거울처럼 밝혀줄 것이다.
이한우
저자 이한우는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나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철학과 석사 및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뉴스위크》 《문화일보》를 거쳐 1994년 《조선일보》로 옮겼다. 2002~2003년 논설위원을 지낸 후 문화부 기자로 학술과 출판 관련 기사를 썼으며 문화부 부장을 역임하고 2016년 퇴사했다. 현재 논어등반학교 교장으로 1년 코스의 논어 읽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10여 년에 걸쳐 『조선왕조실록』을 탐독하며 조선 군주의 리더십 연구에 몰두해 온 저자는 <이한우의 군주열전> 시리즈, 즉 『태종: 조선의 길을 열다』 『세종: 조선의 표준을 세우다』 『성종: 조선의 태평을 누리다』 『선조: 조선의 난세를 넘다』 『숙종: 조선의 지존으로 서다』 『정조: 조선의 혼이 지다』를 펴냈고, 조선의 사상적 기반을 추적하는 데 있어 공자 사상에 주목해 『논어』로 사서삼경을 풀이하는 <이한우의 사서삼경> 시리즈를 기획, 『논어로 논어를 풀다』 『논어로 중용을 풀다』 『논어로 대학을 풀다』 『논어로 맹자를 읽다』를 출간했으며, 조선 왕조 ‘제왕학의 교과서’로 일컬어지는 『대학연의』와 조선 후기 유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심경부주』를 완역하여 학계의 주목을 두루 받고 있다.
또 조선당쟁의 숨은 실력자인 구봉 송익필의 생애와 사상을 입체적으로 조명한 『조선의 숨은 왕』, 조선사의 다양한 이면을 다루는 『조선사 진검승부』 『왜 조선은 정도전을 버렸는가』 『왕의 하루』 『조선을 통하다』, 고려사의 역동적 순간을 담은 『고려사로 고려를 읽다』, 공자의 생애와 사상을 정리한 『슬픈 공자』 등도 그간의 연구 성과 중 하나다. 최근에는 『이한우의 태종실록』 시리즈(전 18권)의 1~3권을 펴내며 군주의 리더십을 새로운 시각과 해석으로 조명하였다. 그 외에도 초대 대통령의 행적을 좇은 『우남 이승만, 대한민국을 세우다』 『한국은 난민촌인가』 『아부의 즐거움』 등을 출간했다.
역서로는 『해석학이란 무엇인가』 『역사의 의미』 『여성 철학자』 『폭력사회』『안전의 원칙』등 역사와 사회철학 분야를 아울러 20여 권이 있다
들어가는 말
1장 계선(繼善)편 남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이어나간다
2장 천명(天命)편 하늘과도 같은 천하의 이치가 명하는 바를 이해한다
3장 순명(順命)편 하늘과도 같은 천하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고 따른다
4장 효행(孝行)편 효도를 행한다
5장 정기(正己)편 자기 자신을 바르게 한다
6장 안분(安分)편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을 기꺼이 편안하게 받아들이다
7장 존심(存心)편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하여 지키다
8장 계성(戒性)편 본성이 어긋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여 일깨워주다
9장 근학(勤學)편 부지런히 배우다
10장 훈자(訓子)편 자식을 일깨워 이끌다
11장 성심(省心)편 上 마음을 그 작은 것까지 잘 살펴보다
12장 성심(省心)편 下 마음을 그 작은 것까지 잘 살펴보다
13장 입교(立敎)편 가르침을 바로 세우다
14장 치정(治政)편 정사를 다스리다
15장 치가(治家)편 집안을 다스리다
16장 안의(安義)편 우러나서 의로움을 행하다
17장 준례(遵禮)편 예를 잘 따르다
18장 언어(言語)편 제대로 말을 하다
19장 교우(交友)편 벗과 사귀다
20장 부행(婦行)편 여성의 행실
子曰(자왈) 爲善者(위선자) 天報之以福(천보지이복) 爲不善者(위불선자) 天報之以禍(천보지이화)
공자는 말했다. “(남들에게)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늘이 그에게 복으로써 갚아주고, 안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늘이 그에게 화로써 되갚아준다.”
명심보감
이 인용은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 왕숙이 편찬한 『공자가어(孔子家語)』에 나온다. 이 책은 각종 경전에 나오는 공자의 어록과 행적을 한데 모은 것이다.
子(자)는 선생 등 존칭의 의미를 갖는다. 여기서는 공자를 의미한다. 공자의 말은 대구를 이루고 있다. 하나는 남들에게 도움을 베푸는 자[爲善者]는 하늘[天]이 그에게[之] 복을 내려[以福] 보답한다[報]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남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자[爲不善者]는 하늘[天]이 그에게[之] 화를 내려[以禍] 되갚는다[報]는 말이다. 원문상으로는 善과 不善, 福과 禍가 각각 대조를 이루고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한자는 善과 天이다. 우리는 흔히 善을 ‘착할 선’이라고 하기 때문에 善만 보면 무조건 착하다고 옮긴다. 그러나 엄밀하게 보면 善은 ‘착하다’보다는 ‘좋다’에 가깝다. 여기서도 善을 ‘좋은 일’, 不善을 ‘안 좋은 일’이라고 옮기는 것이 훨씬 좋다. 착하다, 악하다는 사람의 성품과 관계되는 데 반해 좋다, 안 좋다는 외적인 일과 관계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착하다는 식의 번역은 자칫 유치한 뉘앙스를 갖기 때문에 고전을 유치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
그리고 天도 고전 번역의 경우 대부분 천체의 하늘을 가리키는 경우보다는 명명백백한 이치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세상사의 이치를 뜻하는 것이지 진짜 하늘의 누군가가 복을 내리거나 화를 내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1장 계선(繼善) 편」 중에서
孟子曰(맹자왈) 順天者存(순천자존) 逆天者亡(역천자망)
맹자는 말했다. “하늘의 이치를 따르는 자는 살아남고 거스르는 자는 패망한다.”
이 글은 『맹자(孟子)』 ‘이루장구(離婁章句) 상(上) 7’에 나온다. 그 문맥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천하에 도리가 (살아) 있을 때에는 덕이 작은 자가 덕이 큰 자의 부림을 받고 덜 현능한 자가 크게 현능한 자의 부림을 받는 반면 천하에 도리가 (죽어) 없어지면 작은 자가 큰 자의 부림을 받고 약자가 강자의 부림을 받는다. 이 두 가지는 하늘의 이치[天-天理]이니 하늘의 이치를 따르는 자는 살아남고 거스르는 자는 패망한다[順天者存 逆天者亡].”
천하에 도리가 있으면 다움[德]이 표준이 되고 도리가 없으면 힘[力]이 표준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특정 시기가 도리가 있는 세상인지 없는 세상인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그에 따라 행동 방식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하늘은 그냥 천체의 하늘이 아니라 하늘과도 같은 천하의 이치를 뜻한다.
강조점은 후자에 있다. 이런 이치를 저버리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일종의 경고로 읽힌다.
―「2장 천명(天命) 편」 중에서
그런데 知慧聰明(지혜총명)을 그냥 지혜로운 자와 총명한 자로 옮겨서는 안 된다. 기존의 번역서들은 대부분 그렇게 옮기는데 이는 한문 해독의 깊은 이치를 망각한 결과다. 이 점을 『중용(中庸)』의 한 구절과 비교해 보고자 한다.
기존의 대표적인 번역서들 중에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번역들이 허다했다. 그중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보겠다. 제31장의 첫 문장은 이렇다.
唯天下至聖 爲能聰明睿知 足以有臨也.
“오직 천하의 지극한 성인이어야 총명예지(聰明睿知)가 족히 임할 수 있다.”
이런 식의 번역이 갖는 문제점은 제31장 강의에서 자세하게 밝혀놓았기 때문에 여기서는 필자의 번역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하겠다.
“오직 천하 제일의 성스러운 임금만이 능히 귀 밝고[聰] 눈 밝고[明] 사리에 밝고[睿] 사람에 밝아[知] 족히 ‘제대로 된 다스림[臨]’이 있을 수 있다.”
해석이나 입장의 차이를 떠나 ‘총명예지가 족히 임할 수 있다’는 말은 이 문장에서는 나올 수가 없는 번역이다. 직역을 하면 능히[能] 총명예지(聰明睿知)하게 되어[爲] 족히[足] 통치함[臨]이 있게[有] 해준다[以=使]는 말이기 때문이다.
자, 사정이 이러한데 “오직 천하의 지극한 성인이어야 총명예지가 족히 임할 수 있다”는 문장만을 읽고서 그것을 ‘이해’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이해한 것은 무엇일까?
―「3장 순명(順命) 편」 중에서
夷堅志云(이견지운) 避色如避讐(피색여피수) 避風如避箭(피풍여피전) 莫喫空心茶(막끽공심다) 少食中夜飯(소식중야반)
『이견지』에 이런 말이 있다. “여색을 피하기를 원수를 피하는 것처럼 하고, 바람을 피하기를 화살을 피하는 것처럼 하고, 빈속에 차를 마셔서는 절대 안 되고, 한밤중에 식사는 적게 먹어야 한다.”
『이견지(夷堅志)』는 중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