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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김광석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노랫말을 쓴 『상처적 체질』 시인 류근 에세이

저자
류근 지음
출간일
2018년 05월 30일
면수
296쪽
크기
126*182
ISBN
9788965746553
가격
13,800 원
구매처
교보문고 교보문고 알라딘 알라딘 YES24YES24

책소개

살기 위해 다치고 넘어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때까지
나는 오늘도 기꺼이 당신을 끌어안겠네


소통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정확하고 매력적인 글을 쓰기 위해 참고할 정도로
감각적인 필치로 마음을 사로잡는 류근 시인의 문장이 담긴 산문집

 

가수 김광석이 부른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노랫말을 쓴 시인이자, 시집 『상처적 체질』 등을 통해 상처와 외로움을 진솔한 언어로 표현해온 시인 류근의 신작 산문집 『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이 출간된다. KBS TV <역사저널 그날>에 3년 넘게 고정 패널로 출연하며 역사 해석의 유연한 시각을 제시하기도 했던 시인이 ‘웃기고도 슬픈 사랑과 인생’을 풀어낸 이 산문집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페이스북에 올린 700여 편의 글 중에서 특별히 많은 사랑을 받은 161편과 사진 27컷이 담겨있다. 소통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정확하고 매력적인 글을 쓰기 위해 참고할 정도로 적확한 표현을 위해 고심하는 시인은 ‘아픈 것은 더 아프게, 슬픈 것은 더 슬프게’ 하려는 의도로 솔직 담백한 감성 토로에 더해 유머러스한 과장을 활용함으로써 인생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시인은 생의 무게에 짓눌려 “돌아갈 곳도 딱히 없으면서 어디론가 늘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이 오랜 버릇!”이라고 탄식하면서 상처와 사랑을 동시에 끌어안고자 한다. “세상의 가장 낮은 자리, 사람의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마음이 가장 깊고, 넓고, 힘센 것”이라 믿는 그는 스스로를 ‘삼류 트로트 연애시인’이라 칭하며 하루를 견뎌내는 사람들, 사랑에 울고 웃는 여린 마음들에 주목한다. 반려견 ‘들비’의 눈빛에서 어머니를 떠올리고, 모르는 여인의 눈물에서조차 슬픔을 공감하며, 동네 시장의 초라한 행사에서도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등 순간을 포착해 섬세한 언어로 형상화했다.

5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산문집에는 희망을 기다리거나, 팍팍한 일상을 견디거나, 과거를 돌아보거나, 세파에 휘청이거나, 마음에 상처를 입는 ‘그대’와 나누고픈 시인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비와 술에 취해 시(詩)와 애인을 생각하느라 밤새 뒤척이다가 시래깃국으로 새로운 희망을 다지며 남아있는 삶을 궁리하는 시인의 생활은 절망과 희망을 반복하는데, 농담인 듯 혼잣말인 듯 털어놓는 짤막한 글 속에 깊은 권태와 방황, 외로움과 쓸쓸함을 견디는 자의 내면이 녹아들어 있다. 

“나의 이데올로기는 낭만주의”라 외치는 류근 시인,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순정과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시인이 들려주는 재치 있는 유머와 담담한 고백, 생의 통찰을 담은 산문집 『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은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오늘을 다시 보게 하고 메마른 일상에 휴식과 활력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예배당. 목사도 없고, 헌금도 없고, 전도도 없고, 그냥 기도만 있는 곳. 평화와 안식이 풍금처럼 깃든 곳. 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닌데도 예수의 고독을 믿는 사람이므로 가끔은 그 열린 문으로 들어가 혼자 고요히 생각에 잠기곤 하였다. 그러면 나는 곧 그 첨탑 뒤로 십자가보다 맑게 흐르는 구름들에 대하여 다정하게 예배할 수 있었다. 구름들아, 안녕. 나도 지금 너희처럼 흘러가고 있는 중이란다. 우리 어느 하늘 아래서든 아주 사소한 눈빛으로 또 만나자.

그 예배당에 가고 싶다. 기도가 필요한 시절이다. 세상의 모든 그대들을 위한 기도.

―「예배당에 가고 싶다」 중에서 


오늘은 하루 종일 생일이었다. 하루 종일 생일이었으므로 하루 종일 미역국을 두 번 먹고, 오래 살려면 생일에 국수를 먹어줘야 한다고 누가 그러길래 읍내 나가서 짬뽕도 한 그릇 먹었다. 하루 종일 세 끼나 먹은 생일이니까 어머니도 하늘에서 조금은 흐뭇해하셨겠지.

생일이란 건 어머니도 아프고 나도 아픈 날이었을 텐데 세상에 아직 살아남은 내가 대표로 세 끼나 먹었으니 이만하면 참 괜찮은 생일을 보낸 거 맞다고 내가 나에게 힘주어 이야기해주는 생일 자정 무렵이다.   

―「생일」 중에서 


나는 그토록 비를 좋아하면서도 정작 비에 관해 쓴 시가 거의 없다. 비 오는 날은 그냥 빗속에서 비를 살아버렸으므로 비를 다 탕진한 것이었다. 시에 데려다 쓸 비가 남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나는 생각하는 것이다. 사랑에 대해서 시를 쓰는 사람은 정작으론 사랑을 살아낸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별에 대해서 시를 쓰는 사람은 정작으론 이별을 살아낸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시인이란 그리하여 모름지기 견디는 사람이다. 비도 견디고, 사랑도 견디고, 이별도 견디고, 슬픔도 견디고, 쓸쓸함도 견디고, 죽음도 견디고 견디고 견디어서 마침내 시의 별자리를 남기는 사람이다. 다 살아내지 않고 조금씩 시에게 양보하는 사람이다. 시한테 가서 일러바치는 사람이다…….

―「시인이란」 중에서


위로가 필요할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아침부터 울고 싶은 날, 나보다 먼저 슬픔이 일어나 눈시울을 깨우는 날, 마음 저쪽에서 고요히 들려오는 이름 하나 있다. 위로가 필요할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 만날 수 없고, 만질 수 없고, 바라볼 수조차 없는 사람. 그러나 생각만으로도 마음 안에 분홍의 꽃밭이 일렁이는 사람.

이런 사람 이 생애에서 한 번쯤 만났으면 됐지. 한 번쯤 눈 맞췄으면 됐지.

아침부터 울고 싶은 날은 참 다행이구나. 지워진 이름조차 살아와 이마에 손을 얹는다. 그립다고, 그립다고 나에게 고백할 수 있는 날은 참 다행이구나. 따스한 음성으로 나를 불러다가 나 또한 나에게 푸르른 술 한잔을 건네야지. 아아, 사람아.      

―「지워진 이름조차 살아와 손을 얹는다」 중에서 


방금 전에 양파 껍질 벗기다가 매워서 눈물이 조금 났는데, 눈물 난 김에 아까워서 그냥 울기로 했다. 이왕 우는 거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울었다. 그러자 울기 전까진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외롭고 측은한 사람이 나였는데, 울고 나니까 홀연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슬프고 외롭고 측은하게 보인다. 갑자기 아무거나 다 용서하고 싶어진다. 가끔은 양파 껍질도 벗기면서 살아야 사람이 되는 거다.              

―「이왕 우는 거」 중에서 


추천사

목차

작가의 말   

1장 그대가 오지 않는 나날이 이토록 깊다 -희망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2장 누구도 울지 않을 때 우는 힘 -팍팍한 일상을 견디는 그대에게 

3장 나침반 없는 기억들 -지난날을 돌아보는 그대에게

4장 낙엽보다 먼저 우주의 바닥으로 -오늘도 휘청거리는 그대에게

5장 너무 쉽게 상처가 되는 사람 -여리고 상처받은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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