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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찬미

사의 찬미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성악가 윤심덕의 뜨거운 삶과 사랑

저자
한소진 지음
출간일
2018년 06월 30일
면수
360쪽
크기
140*205
ISBN
9788965746577
가격
15,000 원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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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랑은 고통이지만 즐거움이었고 처절하지만 탐스러웠다
시대를 앞서갔으나 끝내 시대를 뛰어넘어설 수는 없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성악가 윤심덕

사랑을 선택하고 절망으로 세상을 떠난 두 남녀의 비극적 사랑!


『선덕여왕』, 『정의공주』 등 시대의 질곡을 과감히 넘어선 역사 속 여성들을 찾아 그들의 삶과 고뇌를 소설로 형상화해 온 한소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사의 찬미』가 독자들을 만난다. 일제강점기 신여성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자, ‘천재 극작가’ 김우진과의 동반 자살이라는 행적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성악가’ 윤심덕(1897∼1926)의 삶과 사랑을 본격적으로 조명한 작품으로, 작가는 윤심덕의 행적이 언급된 각종 기사 및 문헌을 심도 있게 확인하고 드라마작가로서의 상상력을 가미하여 원고지 1,200매 분량의 장편소설을 완성했다.

구한말에 태어나 일제강점기에 관비로 일본에 유학한 조선 최초의 여인, 일본에서 레코드를 취입한 최초의 조선인 성악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윤심덕은 스물일곱의 나이에 유학을 마치고 서울 무대에 데뷔해 모든 음악회에서 이름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이지만, 극작가이자 유부남이었던 김우진과 사랑에 빠지면서 세상의 비난 역시 한 몸에 받았다.

작가는 윤심덕의 어린 시절부터 그녀가 노래를 위해 유학을 떠나는 과정, 일본에서의 유학생활, 김우진과의 운명적인 만남, 돌아온 조선에서의 성공과 좌절, 그리고 데뷔 후 불과 3년 만에 끝내 피하지 못한 절망까지 각각의 에피소드를 시와 노래를 함께 엮어 집필했다. 찬사와 시샘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정도로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였던 윤심덕은 여자라는 이유로 때로는 추행과 모욕에 맞닥뜨렸고, 그 시대의 가치와는 다른 생각과 외모를 드러내 보인다고 해서 비난과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오로지 한 사람만을 사랑했으나 그는 이미 조혼한 상태였다. 현실의 장벽에도 과감하게 사랑을 선택한 그들의 모습이 세상에 드러났을 때, 윤심덕은 온갖 추한 소문의 주인공으로 전락한 후였다. 결국 두 사람은 오해와 엇갈림, 세상의 질시 속에 비극적 생을 마감해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기의 사건으로 불렸던 윤심덕과 김우진의 사랑이 사회윤리를 어긋난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변화의 여명기이자 암흑의 시대를 살아낸 그들의 삶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비범한 능력을 가졌으나 여자라는 이유로 시대와 조화하지 못한 비운의 천재 윤심덕. 지금의 우리는 그녀가 살던 시대에서 얼마만큼 멀어져 있는가. 이 소설은 시대를 거슬러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온몸을 다 바쳐 살고자 했던 인간 윤심덕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담은 작품으로, 처절하지만 탐스러워 차마 거부할 수 없었던 그 사랑의 의미를 함께 되묻고 있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조선의꽃,수선(水仙)윤심덕귀국공연.’

1923년 6월.종로 YMCA건물 전체를 뒤덮은 현수막 앞으로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아침부터 굵은 장맛비가 내렸지만 어느 한사람, 내리는 비를 탓하지 않았다. 날씨처럼 사소한 것으로 오늘 이 순간을놓쳐서는 안되었고, 장화 안으로 스며드는 흙탕물에 발바닥이 불어터질지 언정 절대 예민해져서도 안되었다.

“윤심덕이다!”

누군가 짧게 소리쳤다. 그소리에 놀란 사람들은 들고 있던 우산을 황급히 접었다. 그때, 민소매은 색드레스에 빨간 브로치를 가슴에 단 한 여자가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렸다.한편 당당하기도, 한편 농염하기도 한 미소로 손을 흔들자 사람들은 호흡까지 멈추고 물고기 떼처럼 파닥거렸다.

―「1장 아름답게 꽃 필 적에」 중에서


총독부가 주최한 관비유학생 선발 시험에서 심덕은 단연 일등으로 뽑혔다. 전국에서 몰려든 수많은 남녀 지원자들 가운데 그녀의 노래는 독보적이었다. 여성으로는 조선 최초였다.


방년 19세 된 평양 여학생 윤심덕. 그 부친은 풋나물 장사로 업을 삼고 그 모친은 평양 광혜녀병원(廣惠女病院)에 사무원으로 있어 가세가 극빈함에도 불구하고 어려서부터 공부를 시켜…….


국내 언론이 윤심덕에 대한 자세한 소개까지 곁들이며 전국에 이 사실을 알렸을때, 국민들의 놀라움은 컸다.여자가, 그것도 노래하는 여자가. 그런 재능이라면 기생이 되는것이 당연했던 시대에 여자가 관비로 유학까지 갈 수 있다는 사실은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2장어린봉선화한송이」 중에서


자신의 단점이 기만한 소심함, 비열함, 이중성,덜떨어짐……,

심덕에게는 그런게 없었다.윤심덕의 내면에는 다른 여자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인간’이 살고있었다. 일찍 세상을 떠났던 어머니와 계모들만 떠올리면 가슴이 절로 비어가는 우진에게 심덕은 ‘생명력’ 그 체였다.

어떤 알 수 없는 감정이 우진의 가슴으로 흘러들었다. 탐색의 시간은 짧았으나 점점 그 이상의 무엇이 목을 타고 올라왔다.그리고 때때로 그녀의 노래에 덧없는 성욕까지 느꼈다. 하지만 그것은 남녀의 합일을 갈망하는 육체적 욕망이 아니라, 예술의 신비에 빙의된 것만 같은 분열적 절정감이었다. 그의 눈동자는 감당키 어려운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점차 외롭게 흔들렸다. 어쩌면 숱하게 불면의 밤을 치러야할지 모를, 저 참담한 사랑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눈빛은 단지 추억만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온 생을 던지고 싶은 광기였다.

―「5장슬픈광기의날들」 중에서


인생을 믿으며 사랑을 갈구했지만 내일이 되어도 모레가 되어도 희망 따위는 보이지 않을 것만 같았다. 매서운 바람에 석고처럼 얼어있는 연못 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영원히 빛으로 나오지 못하고숨어있기만 한, 저 끝없는 심연…….그 심연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 곳에 몸을 누이면 마음이 고요해질까.

생각이 거기에까지 미치자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어쨌든 살아야했다. 살고자 하는 힘으로 발길을돌려 심덕의 집 앞까지 걸어가고는 했다. 외진 방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을 한참동안 바라보며 그녀의 체취를 느끼려 애썼다. 그러나 두 팔로 부둥켜 안지 않는 한, 어느 곳에서도 그녀의 체취를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홀로 심덕을 사랑하는 일은 결코 익숙해지지 않았다.

―「6장사랑……변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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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_ 조선의 특별한 별, 윤심덕

 

1장 아름답게 꽃 필 적에

2장 어린 봉선화 한 송이

3장 내리는 비, 우울

4장 진흙 속에서 피어나다

5장 슬픈 광기의 날들

6장 사랑…… 변명

7장 우는 꽃

8장 광야를 달리는 인생아 

9장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10장 술이 기다리는 바다

11장 뜨거운 눈물을 감추고

12장 잃어버린 목소리

13장 행복한 인생들아, 너 찾는 건 허무

14장 칼 위에서 춤추는 자여

15장 쓸쓸한 고해

16장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17장 환생키를 바라노라

 

에필로그_ 종로에서 술 한 잔


작가의 말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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