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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의 포구기행

곽재구의 포구기행

꿈꾸는 삶의 풍경이 열리는 곳

저자
곽재구 지음
출간일
2018년 12월 24일
면수
308쪽
크기
140*205
ISBN
9788965746737
가격
15,800 원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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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서만 열려져있던 시간,
나의 길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갔던 때…

땅끝에서 잔잔한 감동을 길어 올린 시인의 여행기,
베스트셀러 『곽재구의 포구기행』 개정판


따뜻한 삶의 희망을 전하는 곽재구 시인의 여행 산문집 『곽재구의 포구기행』이 2002년 첫 출간된 이후 16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사평역에서」의 시인 곽재구가 아름다운 문장으로 써 내려간 이 책은 초판에서 아쉬웠던 표현들을 부분적으로 수정하고 여행지에서 시인이 직접 찍은 수백 장의 슬라이드 사진들 중 59장을 엄선하여 담았다. 그중 30여 컷은 개정 작업에서 추가된 것으로, 그 외에도 초판의 몇몇 사진을 교체하고 새로 배치해 책의 만듦새를 다졌다. 전국 19개 지역의 포구에 머물며 60여 곳을 들른 시인의 여행기는 전국에 독서 열풍을 일으켰던 MBC TV 프로그램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의 추천 도서로 선정되어 인세와 판매수익금 일부가 어린이들을 위한 ‘기적의 도서관’ 건립 기금으로 사용되었고,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한국의 명저 100선’에도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현재 시인은 월간 ≪전원생활≫에 「곽재구의 신新 포구기행」을 연재하며 여행을 계속하고 있는데, 그 결실이 올해 7월 『당신을 사랑할 수 있어 참 좋았다』로 출간되기도 했다.

총 25개의 이야기로 묶인 『곽재구의 포구기행』은 강원도 고성 화진포에서 시작하여 전라도와 경상도, 제주도, 충청도의 포구들을 두루 돌다가 전라남도 해남 어란포구에서 여정을 끝맺는다. 시인은 개펄에서 우연히 만난 할머니가 깔아준 이불 속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바닷가의 낯선 모텔에서 엽서를 쓰기도 하며 여행자의 외로움을 달래는 한편 갯벌에서 맛조개를 캐고, 바다에서 멸치를 잡고, 장터에서 음식을 파는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생의 고단함과 활력을 동시에 느낀다. 어릴 적의 추억과 상처, 시를 향한 열망과 좌절, 꿈에 대한 시인의 솔직한 고백은 깊은 공감과 울림을 준다.

시인은 쓸쓸하고도 황홀한 ‘나 홀로 여행’부터 길동무와 함께 떠나는 다정한 여행, 어촌 사람들의 생계를 살피는 르포 여행, 시 쓰는 마음을 새로 다지는 문학 기행 등 여행이 줄 수 있는 소중한 체험들을 모아 서정적인 문장으로 옮겼다. 자작시와 동시, 한시, 외국의 명시까지 본문 곳곳에 인용된 시구는 마음을 맑게 해주고, 시인의 눈으로 직접 포착해낸 슬라이드 카메라의 사진 속 풍경들은 따스한 느낌의 아날로그적 감성들을 선사한다. 

“인간의 품위와 사랑의 향기가 지평선까지 펼쳐지는 작품”을 쓰는 것이 나무와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믿는다는 시인은 “해와 계절을 바꿔가며 혼을 다해” 쓰고서도 부끄러움을 느낀다. 시인의 순정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포구마을 여행기는 세파에 지친 현대인들을 포근한 꿈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나는 도장포 마을에 이르렀다. 갈곶도라는 바위섬을 눈앞에 둔 이 마을은 거제 해금강, 혹은 소금강이라는 이름으로 나라 안에 널리 알려졌다. 짙은 봄비 속에서도 유람선이 떠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비안개에 젖은 바다와 마을의 모습이 꿈결 같다.

길은 어느덧 14번 국도로 바뀐다. 학동, 구조라, 지세포와 같은 아름다운 포구들이 길 곁에 늘어선다. 처음 이 길과 조우했던 때가 언제였을까. 미련 없이 나는 내 마음을 이곳의 길과 바다에 주었다. 순결하고 아름다운 것들. 상처도 할큄도 없이 제자리에 서서 제 스스로의 모습이 빛나는지 어쩌는지도 모르고 우리 곁에 말없이 머무르는 것들. 그러므로 그 바다가 지닌 수연한 아름다움은 내게 최상급의 찬사로 다가왔다.

―「동백숲 속에 숨은 선경: 지심도 가는 길」 중에서 


뱃사람들 일은 독하게 하는데 목이 말라도 마실 물이 없어요. 그 사람들 여기가 고향이 아니라 통영 사람들이거든요. 물 한잔 내놓을 뿐인데 너무 고마워해요. 물론 장삿속이 전혀 없지는 않아요. 일이 끝나면 우리 집에 와서 차를 마실 때도 있으니까요. 술요? 그 사람들 일이 너무 힘들어 술 못 해요. 다음 날 새벽이면 다시 멸치잡이에 나서야 하니까요.

얼핏 단정해버린 낮의 풍경들에 미안한 생각이 든다. 삶이란 때로 상상력의 허름한 그물보다 훨씬 파릇한 그물을 펼 때가 있다. K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내게 이야기했다. 딸아이와 엄마가 지난주 다시 만났다고 했다. 삼 년 만의 만남인데 모녀는 한 사흘쯤 떨어졌다가 만난 사람처럼 금세 어울리더라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조금 서운하기도 했노라고. 엄마와 딸은 밤을 새워 이야기를 하고, 다음 날 쇼핑을 하며 딸아이가 코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너무 행복해했노라고. 그래서 자신도 덩달아 행복했노라고…….

―「그곳에 이상한 힘이 있었다: 동해바다 정자항에서」 중에서


젊은 청년이 여자 친구로부터 장미 꽃바구니를 받는다는 것. 아름다운 일이었다. 나는 필경 꽃을 받게 된 이유까지 물었고 그는 정말 수줍게 ‘만난 지 50일’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꽃바구니에 꽂힌 장미의 수는 쉰 송이일 터였다. 세상에서 내가 본 두 번째로 아름다운 꽃바구니라고 했더니 그는 피식 웃을 뿐이었다.

오래전, 나는 장항과 군산 사이를 오가는 여객선을 타면서 이 두 도시에 사는 연인들은 서로 이별하기가 힘들 거라는 생각을 했다. 15분인 편도 뱃길을 바래다주며 헤어지기 싫어서 다시 돌아오는 배를 함께 타고, 막상 한쪽의 도착지에 이르면 또다시 헤어지기 싫어 맞은편의 항구로 함께 가고……. 그러다가 불빛들이 충분히 아름다운 마지막 배 시간에 이르러서야 연인을 내려놓고 혼자 돌아오는 시간, 연인이 사는 도시 쪽의 불빛을 보면 또 얼마나 아쉽고 가슴 설렐 것인지……. 그 두 도시의 연인들은 필경 이별하기가 지극히 어려운 환경에 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헤어지기 싫은 연인들의 항구: 충남 서천군 장항」 중에서

추천사

목차

작가의 말   

 

1부 별똥 떨어진 곳 마음에 두었네  겨울꽃 지고 봄꽃 찬란히 피어라 -화진 가는 길 ‖ 소라고둥 곁에서 시를 쓰다 -선유도 기행 ‖ 별똥 떨어진 곳 마음에 두었네 -동화와 지세포를 찾아서 ‖ 하늘 먼 곳, 푸른빛의 별들이 꿈처럼 빛나고 -어청도에서 ‖ 아, 모두들 따사로이 가난하니 -삼천포 가는 길 ‖ 그곳에 이상한 힘이 있었다 -동해바다 정자항에서 ‖ 대보등대 불빛 속에 쓴 편지 -아름다운 포구 구만리 ‖ 산도, 이 산도 쉬어 가고 -진도 인지리에서 남동리 포구로 가는 길

 

2부 절망한 것들이 날아오를 때  묵언의 바다 -순천만에서 ‖ 화포에서 만난 눈빛 맑은 사람들 -비 오는 개펄에서 ‖ 거차에서 꾸는 꿈 -작은 갯마을의 바다 내음 ‖ 모든 절망한 것들이 천천히 날아오를 때 -향일암에서 나무새의 꿈을 만나다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팥죽집 가는 길 -회진 장터로 향하는 새벽길 ‖ 바람과 용, 그리고 해산토굴 주인을 위하여 -하늘로 오르는 마을 끝, 구룡금에서 ‖ 개펄이 만든 지평선이 보이네 -변산반도 국립공원 왕포 ‖ 천천히, 파도를 밟으며, 아주 천천히…… -전북 고창군 상하면 구시포 

 

3부 길 위에서 추는 춤  집어등을 켠 ‘만휴’의 바다 -남제주군 대정읍 사계포 ‖ 바다로 가는 따뜻한 바람처럼 -우도 가는 길 ‖ 신비한 하늘의 아침 -조천 ‖ 저 너머 강둑으로 가고 싶어요 -바람아래 해수욕장을 찾아서 ‖ 동백숲 속에 숨은 선경 -지심도 가는 길 ‖ 춘장대에서 『교코』를 읽다 -송림숲에서 남촌 자갈밭까지 ‖ 헤어지기 싫은 연인들의 항구 -충남 서천군 장항 ‖ 봄비 속에서 춤추는 공룡들의 발자국을 보다 -경남 고성군 상족포구 ‖ 갯바람 속에 스민 삶에 대한 그리움 -해남 송지 어란포구 

 

초판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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