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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눈이의 사랑

오목눈이의 사랑

작고 고독한 오목눈이가 전하는 삶의 아름다운 가치

저자
이순원 지음
출간일
2019년 03월 05일
면수
184쪽
크기
145*210
ISBN
9788965746751
가격
14,800 원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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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안녕? 작아서 더 아름다운 별들아. 너희가 내게 이름을 주었구나”

태어나던 날 밤, 아름다운 별들의 운명적 움직임이
작은 존재들에게 선사하는 특별한 인연과 사랑


한국문학의 서정성을 대표하는 작가 이순원이 『정본 소설 사임당』 이후 2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오목눈이의 사랑』을 출간한다. 1985년 단편소설 「소」로 등단한 이후 21편의 장편소설과 소설집 12권 등을 펴내며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는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오목눈이(뱁새)의 눈물겨운 모정과 모험을 작가 특유의 감성적인 문장으로 담아냈다. 이 작품은 현재 애니메이션 ․게임 전문 제작사인 드림리퍼블릭에서 제작을 맡아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는 고향인 강릉의 대관령 숲에서 뻐꾸기 울음소리를 우연히 들었고, 이 새가 아프리카에서 1만 4천 킬로미터를 날아와 오목눈이 둥지에 알을 맡긴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새들의 특성과 생태, 지구를 반 바퀴 가로지르는 기나긴 여정에 착안해 이 작품을 구상하고 집필했다. 원고지 440매 분량의 이 소설은 작은 오목눈이의 여행이면서 동시에 인간이 되찾아야 할 삶의 방향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그동안 인간의 사랑을 혜성의 만남과 같은 우주적 질서로 그려낸 『은비령』을 통해 세계에서도 유례가 드물게 지도에 없는 문학작품 속의 지명을 실제 지명으로 바꾸기도 했으며 20년 이상 스테디셀러를 유지하고 있는『아들과 함께 걷는 길』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같은 작품이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동시에 실리기도 했다. 인간의 성장을 자연과의 소통과 성찰을 통해 그려내는 그의 많은 작품이 지금도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다. 이 작품 『오목눈이의 사랑』에서는 우화적 기법을 보다 강화해 존재에 대한 고민을 풀어 나간다.

주인공인 육분이는 평균 수명 4년에 뱁새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오목눈이로, 빠르게 날거나 수명이 긴 다른 새들에 비하면 작고 보잘것없다. 하지만 봄엔 오목눈이의 어미로, 여름엔 뻐꾸기의 어미로 새 생명의 탄생에 일조한다. 제 몸집의 열 배에 달하는 새끼를 천신만고로 키웠더니 이윽고 뻐꾸기 울음소리를 내며 멀리 날아가 버린 새끼 ‘앵두’를 원망하면서도 그리움에 못 이겨하는 모성 자체이기도 하다. 육분이는 자신을 탓하면서도, 오히려 우주의 질서로 자리매김한 자신의 운명인 것은 아니었는지 묻는다.

작고 가냘프지만 힘차게 날갯짓하며 제 운명을 살아가는 오목눈이의 한 생애는 우리의 삶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늘 천적에 쫓기지만 함께 무리 지어 종을 이어나가는 오목눈이의 모습에서 저마다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와 철학이 결코 가볍지 않다.

비교와 경쟁의 선상에서 외적인 기준만 좇기 바빴던 우리에게 『오목눈이의 사랑』은 희미해진 삶의 가치들을 돌아보고 회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어디로 날아가든 바른 방향에 대한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되뇌는 오목눈이 육분이의 날갯짓에서 우리 또한 삶을 지속해 나가는 속도와 방향을 읽고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뱁새라니.

아니, 그렇게 부르지 말고 좀 제대로 불러 봐.

그러면 붉은머리오목눈이.

그래. 그것이 우리 이름이다. 몸은 참새보다 작고, 눈은 오목하다. 꼭 다물었을 때의 부리는 작은 삿갓조개를 붙여 놓은 것처럼 뭉툭하다.

그중에서도 내 이름은 육분이.

그렇게 말하면 다들 되묻는다. 육분이? 

무슨 새 이름이 그러냐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맞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육분이. 

왜 그런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이름이 주는 기쁨과 서운함, 사랑스러움에 대한 얘기부터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제일 처음 얻은 게 바로 그것이니까.

—9쪽, 「뱁새 한 마리」중에서


다음 해 봄 나는 처음으로 짝을 짓고 둥지를 지었다. 네 개의 알을 낳아 네 마리의 새끼를 길러 내며 처음으로 오목눈이의 엄마가 되었다.

여름에도 짝을 만나 둥지를 지었다. 봄처럼 네 개의 알을 품었지만, 그중 표 나게 큰 알 하나만 부화시켰다.

그다음 해 봄과 여름에도 그랬다. 봄에는 네 마리의 새끼를 길러 냈고, 여름에는 둥지 안의 가장 큰 알 하나에서만 새끼가 태어났다. 형제 새 물양지가 우연히 내 둥지 위를 지나가다가 둥지 안에 있는 어마어마하게 몸집이 큰 나의 새끼를 보고 입을 딱 벌렸다.

“얘, 육분아. 너 어떻게 하려고 그래?”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고생스럽더라도 크게 낳은 새끼 크게 키워야지.”

나는 그것을 오히려 자랑처럼 말했다. 형제 새 물양지는 혀를 쯧쯧 찼다. 그때 나는 물양지가 왜 혀를 찼는지 몰랐다.

그다음 해 여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3년이 지나 지금 내 나이 세 살이 되었다.

—35~36쪽, 「세 번이나 뻐꾸기 새끼를 키우고」중에서


“어느 나무나 어느 풀도 환경 좋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싶겠지. 그런데 한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식물이나 움직이는 동물이나 살아 있는 목숨붙이 모두 자기 삶에서 자기가 결정할 수 없는 것 한 가지가 있다네.”

“그게 무언가요?”

“자기가 태어나는 자리에 대해서지. 어떤 목숨붙이도 자기가 태어날 자리를 자기가 결정할 수 없다네. 싹을 틔우고 보니 뿌리를 내리기가 만만찮은 돌 틈이고, 또 알을 까고 보니 새매의 둥지가 아니라 우리 오목눈이 둥지였던 거지. 그건 우리 스스로가 있을 자리를 결정해서 태어나는 게 아니니까.”

“지난 3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뻐꾸기를 키우고 나니까, 내 새끼 대신 남의 새끼를 기르는 게 내 운명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실은 아픈 얘기지. 우리 오목눈이가 오목눈이 대신 뻐꾸기 새끼를 키운다는 게, 그러느라 어쩔 수 없이 자기 알이 버려지는 것과 자기 새끼가 뻐꾸기 새끼에 밀려 둥지 바깥으로 떨어지는 걸 지켜본다는 게…….”

“막상 볼 때는 아픈 줄도 몰라요. 나중에 돌이켜 아픈 거지…….”

—64~65쪽, 「호랑나비와의 인연」중에서


나는 가장 먼저 알을 까고 나온, 다른 알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몸집이 큰 새끼에게 앵두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것은 3년 전 내가 알에서 나와 처음 눈을 떴을 때 파란 하늘과 함께 내 눈에 들어온 앵두 열매에 대한 강렬한 인상 때문이었다. 둥지에서 제일 처음 알을 까고 나온 새끼의 벌린 입속이 바로 그런 앵두빛이었다.

세상에 저토록 황홀한 빛이 있다니.

나는 태어나서 처음 앵두를 보고 놀랐고, 다시 내 새끼 앵두의 입속을 보며 놀랐다.

먼젓번에도 두 번이나 뻐꾸기 새끼의 앵두 같은 입속을 보았을 텐데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고, 앞으로 한 달쯤 나와 남편이 열심히 벌레를 잡아 채워 넣어 주어야 할 지금의 새끼 앵두의 입속만 오직 내 세계의 전부인 것 같았다.

“삐이, 삐이…….”

기의 울음소리였다. 나는 두 날개를 벌려 앵두를 안았다.

—78~79쪽,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일」중에서

추천사

목차

뱁새 한 마리

세상에 저런 새가 있구나

세 번이나 뻐꾸기 새끼를 키우고 

철학하는 오목눈이 

호랑나비와의 인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일 

뻐꾸기는 어디에서 날아오나 

우수리강가에서 

대륙의 들판에서 만난 참새 

경전을 읽는 독수리와 이상한 이름의 새 

먼바다를 건너는 잠자리 떼 

탕가니카 호수의 뻐꾸기메기 

내 딸을 위한 약속 


주석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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