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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사라마구, 작은 기억들

주제 사라마구, 작은 기억들

환상적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사라마구의 처음이자 마지막 이야기

저자
주제 사라마구 지음 / 박정훈 옮김
출간일
2020년 02월 26일
면수
236쪽
크기
128*188
ISBN
9788965749837
가격
16,500 원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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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환상적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가 그려낸 추억의 태피스트리



“주제 사라마구의 어린 시절 사진 17장 최초 공개!”


노벨문학상과 『눈먼 자들의 도시』의 세계적인 거장 주제 사라마구의 처음이자 마지막 이야기 『주제 사라마구, 작은 기억들』이 해냄에서 출간되었다. 저자의 어린 시절 추억을 통해 서정적인 초상화를 보여주는 『주제 사라마구, 작은 기억들』은 자그마한 마을을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지냐가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사라마구는 18개월 때 리스본으로 이사를 하고, 두 마을을 왔다 갔다 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네 살 때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형을 회상하면서 이른바 ‘가상기억’에 대한 개념을 탐구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한겨울 새끼 돼지들이 추울까 봐 침대로 데려왔던 일을 떠올리며 그들에 대한 애정을 새삼 느낀다. 사라마구는 일간지에 실린 기사를 해독하며 문학과 처음 접하게 되었다. 또한 프랑스어 가이드책에서 재미있는 대화를 고민하기도 하는데, 그는 실제로 몰리에르의 연극을 읽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아지냐가와 리스본의 아름다운 풍경, 가족, 친지, 이웃과의 이야기, 자신의 성(姓)인 ‘사라마구’의 유래, 질투와 같은 감정, 성적 정체성을 형성해가는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주제 사라마구의 오래전 기억을 끄집어낸 『주제 사라마구, 작은 기억들』은 어린 시절부터 단어와 이야기에 매료되어 세계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으로 등장한 예술가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번에 출간되는 한국어판에서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사라마구의 어린 시절 사진 17장을 담았으며, 저자가 직접 사진에 대해 해설하고 있다.


주제 사라마구의 기억 속에
알알이 박혀 있는 불멸의 작은 이야기

아득한 유년기를 가슴 아프게 환기시키는
감정의 파편들과 감각적 기억들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의 대문호 주제 사라마구는 2010년 세상을 떠났다. 세상을 떠나기 4년 전,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는 바로 어린 시절에 대한 회고록이다. 사라마구의 관심이 소년의 자신과 노년의 자신의 관계를 탐구하는 데 있기에 소년의 기억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서전의 형식 또한 파격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연대기 순서에 따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의 선착순으로 글을 써내려갔다. 심지어 책의 후반부에서는 전반부의 틀린 기억을 바로잡기도 한다.

사라마구는 출간 직후 어느 인터뷰에서 “나라는 사람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독자들이 알기 바란다”는 바람을 피력한 바 있다. 그리고 그의 의도대로 『주제 사라마구, 작은 기억들』을 접한 독자들은 소년기의 기억이 우리 삶의 원천이란 것, 성인이 되고 노인이 되어도 지속적으로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살고 있을지라도, 우리의 욕망과 상처, 기쁨과 슬픔의 밑동에 유년기가 튼튼히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사라마구의 픽션은 탄탄한 서사구조, 스케일이 장대하고 발상이 도저한 허구적 상상력으로 유명하다. 그의 소설에서는 이베리아 반도가 유럽 대륙에서 떨어져 나가 대서양 위를 떠돌아다니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눈이 멀고,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이 멈추어 아무도 죽지 않는 일이 벌어진다. 하지만 『주제 사라마구, 작은 기억들』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여기 담긴 것은 작가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의 삶 그 자체인 것이다. 사라마구의 소년 시절에도 세상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쿠데타가 벌어지는 등 큰 사건이 일어났지만, 소년이 대사건을 겪는 방식에 주목할 만하다. 사실 우리 삶의 기억을 차지하는 것은 역사가들이 말하는 거대한 사건 그 자체가 아니다. 그 대사건과 무관하지는 않을지라도 내 삶과 실핏줄처럼 연결된 소소한 일화들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인생 전체를 다룬 전기를 읽은 것도 아니고 고작 소년기의 회고록을 읽었을 뿐인데도 저자와 아주 가까워졌다고 느끼게 된다. 소년 사라마구의 천진함과 어리석음, 기쁨과 고통, 두려움과 안도감이 그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였던 소년의 것이기도 하다. 사라마구의 기억 속에 알알이 박혀 있는 불멸의 작은 이야기들을 우리 또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및 역자

주제 사라마구

주제 사라마구

1922년 포르투갈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용접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라마구는 1947년 『죄악의 땅』을 발표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후 19년간 단 한 편의 소설도 쓰지 않고 공산당 활동에만 전념하다가, 1968년 시집 『가능한 시』를 펴낸 후에야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사라마구 문학의 전성기를 연 작품은 1982년작 『수도원의 비망록』으로, 그는 이 작품으로 유럽 최고의 작가로 떠올랐으며 1998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20세기 세계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사라마구는 환상적 리얼리즘 안에서도 개인과 역사, 현실과 허구를 가로지르며 우화적 비유와 신랄한 풍자, 경계 없는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해왔다.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세계의 수많은 작가를 고무하고 독자를 매료시키며 작가 정신의 살아 있는 표본으로 불리던 그는 2010년 여든일곱의 나이로 타계했다.

옮긴이 박정훈

옮긴이 박정훈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멕시코로 건너갔다. 《한인매일》에서 취재부장으로 근무했으며, 7년 동안 라틴아메리카 각국의 정치 사회 이슈를 취재하여 《한겨레21》 등 여러 언론사에 기고했다. 그 후 서강대학교에서 라틴아메리카 정치에 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역설과 반전의 대륙』, 『코요아칸에서 태양을 보다』(공저), 『라틴아메리카는 처음인가요?』(공저, 2017 사계절 청소년 교양도서 공모전 수상)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 『호세 마리아 신부의 생각』 등이 있다.

본문 중에서

한때 나였던 아이는 훗날 오만한 키를 가진 어른이 되어 살피듯 풍경을 대하지 않았다. 그 아이는 소년기 내내 늘 풍경 속에 들어가 있었다. 그 스스로 풍경의 일부가 되었다. 풍경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 참 아름다운 풍경이야! 장관이구먼! 전망이 멋져! 이런 말을 하지도 않았고 그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_ 16~17쪽


내가 작은 소년이었을 때의 작은 기억들. 단지 그것을 기록한 것이다. _ 50쪽


카발레이루스 길의 집은 악몽에 시달렸던 시기와 관계가 깊다. 꼭대기 층에 있는 집까지 가려면 늘 가파르고 좁은 계단을 올라야 했다. 그 시절 나는 잠들었을 때나 깨어 있을 때나 늘 악몽으로 괴로워했다. 밤이 당도하는 것만으로 공포는 시작되었다. 사방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몰려들고, 어느 구석에 자리 잡은 괴물 하나가 발톱을 내밀기 시작했다. 그 악마의 몸짓이 나를 공포의 늪으로 몰아넣곤 했다. _ 79쪽


밤이 이슥해졌고 방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제야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살금살금 초콜릿 봉지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세 걸음을 크게 걸으며 침대로 돌아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다디단 초콜릿 과자를 씹을 때는 행복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까무룩 무의식의 세계로 미끄러져 들어가고 말았다. _ 105쪽


그즈음 어느 날에 마프라로 소풍을 갔다. 나는 시골 아지냐가에서 태어났지만 수도 리스본에서 살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50년 넘게 시간이 흐른 뒤에 작가로서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곳에 가게 되었다. 운명이 공모자로 적극 개입한 것인지, 당시로서는 아무도 해독할 수 없었던 운명의 눈짓이었는지 누가 알겠느냐마는. _ 108~109쪽


짐을 이고 지고 가던 어머니에게 자신의 과거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처녀적 어머니가 물을 길러 마을 분수에 갔다가 아버지가 사귀자고 한 말을 들은 뒤에 마음이 온통 어수선하고 요동치던 일이 있었다. 그날 물 항아리를 이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몸을 숙여야 한다는 것도 그만 잊고 말았다. 정신이 온통 딴 데 팔린 것이었다. 항아리와 상인방이 부딪치는 순간에 모든 것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항아리 파편, 흩어진 물, 할머니의 야단, 아마도 사건의 원인을 알았다면 웃음. 내 인생도 바로 거기서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부서진 물 항아리와 함께. _ 168~169쪽

추천사

주제 사라마구는 자신의 소년기에 대한 서정적인 초상화를 그려나간다. 이 시적인 산문집은 사라마구가 가진 독특한 이력의 완벽한 종결부이다. _ 《퍼블리셔스 위클리》


소년기 회고록의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주제 사라마구가 독자의 마음을 황홀하게 사로잡는다. _ 《커커스 리뷰》


노스탤지어에 잠긴 주제 사라마구는 풍부한 인생 경험을 젊은 세대에게 헌정한다. 자기 인생의 농민적 뿌리를 파고들어, 위대한 포르투갈 작가 중 한 명이 될 인물의 유년기에 대한 윤곽을 그려낸다. _ 《포틀랜드 오리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한 올 한 올 짠 추억의 태피스트리. 저항하기 어려운 특유의 매력을 갖췄다. 아득한 유년기를 가슴 아프게 환기시키는 감정의 파편들과 감각적 기억들. _ 《메트로》


그의 유년기와 소년기에 대한 감동적인 기술. _ 《스펙터》


사라마구의 소설 가운데 두 편의 결말을 읽으며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다. 그러나 여기 있는 이야기들은 더 부드럽고, 더 애잔하다. _ 《비즈니스 포스트》


리스본의 거장은 이 찬란한 회고록에서 그가 수집한 작은 것들의 위엄을 보여준다. _ 《메일 앤드 가디언》

목차

주제 사라마구, 작은 기억들 … 11

옮긴이의 말 …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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