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시 시를 쓰며
시는 살아 있는 숨결이며 생명이기 때문에, 때를 놓치면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지는 않는다. 내게 왔던 시들, 내가 놓쳤던 순간들, 꿈처럼 왔다 가버린 사랑을 생각하며 나는 탄식한다. 인생은 지루하도록 길지만, 시처럼 아름다운 시간은 짧았다. 앞으로 내게 올 시들, 깊고 맑은 얼굴을 상상하며 나는 노트북을 닫는다. 봉천동의 2층 카페에서 자판을 두드리다 너를 보았다. 너, 푸르고 푸른 나뭇잎들. 내가 가고 난 뒤에도 그 자리에 있을 영원한 젊음이여. _2015. 07
<1부 푸르고 푸른> 중에서
#2 자신 있으면 얼마든지 타협해
최선을 다하는 삶보다 차선을 다하는 삶이 더 어렵다. 타협을 하지 않으면 하루도 살 수 없게 된 지금, 난 알게 되었다. 성인이 되려면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과 대화하고 타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원칙을 지키는 건 쉬워요. 그냥 (원칙을) 지키면 돼요. 그러나 타협은 어려워요.” 타협하면서도 망가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_2017.06.03
<2부 아름다움은 남는다> 중에서
#3 미투는 과거와 미래의 싸움
작년 가을에 시를 쓰고 사람들 앞에서「괴물」을 읽은 건 오늘이 처음입니다. 잊지 못할 밤이었습니다. 추운데도 많이 오셨더군요. 젊은 그들의 열기에 감염되어 저도 흥분해 무대에서 몇 마디 더 했지요.
“저는 싸우려고 시를 쓴 게 아닙니다. 알리려고 썼습니다. 미투는 남성과 여성의 싸움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싸움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겼지만, 남자와 여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그날을 위해 더 전진해야 합니다. 지금 이 싸움은 나중에 돌아보면 역사가 될 것입니다.” _2018. 03. 23
<5부 세상의 절반을 위하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