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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나오키상 수사 작가 시마모토 리오가 그리는 극히 개인적인 행복에 대하여

저자
시마모토 리오 지음 / 김난주 옮김
출간일
2020년 04월 22일
면수
312쪽
크기
130*200
ISBN
9788965749967
가격
15,000 원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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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오키상 수상 작가
시마모토 리오가 그리는 극히 개인적인 행복에 대하여

안타깝고 애절하며 어느 것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내밀한 사랑의 그림

 

2018년 제159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마모토 리오가 이번에는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로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2001년에 데뷔한 이후 약 20년 동안 꾸준히 글을 써온 시마모토 리오는 군조 신인문학상, 노마 문예신인상, 시마세 연애문학상, 나오키상 등 내로라하는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일본의 대표 작가로 자리 잡았다.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별책 문예춘추》에서 연재한 여섯 편의 작품들을 모아 2010년 ‘문예춘추’에서 출간한 단행본이다. 첫 번째 이야기 「청소년을 위한 길잡이」는 화자 야마토가 대학 진학과 함께 도쿄로 상경해 마와타 장이라는 하숙집에서 지내게 되는 내용인데, 프롤로그 역할을 하는 이 작품을 필두로 각각의 이야기는 쓰바키, 고하루, 치즈루 등으로 화자를 달리하며 점차 결이 풍성해지고 깊어지면서 인간관계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그러다 마침내 껍질을 다 벗겨낸 양파 속 같은 핵심에 다다르면 시작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드러낸다. 순박하지만, 때로는 눈치가 없어 미련스럽기까지 한 야마토 요스케, 그는 물설고 낯선 도시 생활에서, ‘마와타 장’과 대학 생활을 통해 새로운 사람과 교류하고 인간관계의 엇갈림을 경험한다. 그런 와중에 사랑에 눈뜨고 자신을 인식하기에 이르는 낭만적이고 전형적인 성장 스토리로 보이던 「청결한 시선」과 「시스터」,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의 맥락이 「벽장 속 방관자」에 와서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전혀 다른 방향으로 물꼬를 튼다. 소설의 무대는 17년 전으로 옮겨지고, 더불어 ‘마와타 장’이라는 공간이 지닌 은밀한 역사와 관계성의 비밀이 수면 위로 부상한다. 물론 이 은밀한 역사와 관계성을 암시하는 복선은 ‘마와타 장’의 주인인 와타누키 치즈루가 역시 하숙하며 함께 살고 있는 마지마 세우를 ‘내연의 남편’이라고 소개하는 말 속에 수수께끼처럼 깔려 있다. 남편이란 법적이거나 실질적인 부부 관계에서 남자 쪽을 일컫는 말인 반면, 내연이란 그렇지는 못하면서 밀접한 남녀 관계를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내연의 남편’이라는 말은 상당한 모순과 숙명적인 요소를 함께 품고 있다. 이렇게 모순과 숙명을 함께 품은 말로 세우를 규정하게 된 치즈루는 과연 어떤 남모를 역사를 껴안고 있는 것일까?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좋다고 생각한 소설이 모두 개인적인 행복감을 그린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겨우 ‘나는 이런 걸 좋아했구나’라고 깨달았기에 무의식에 자리했던 걸 일부러 끄집어내듯이 그려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새로이 얻은 감각을 쏟아부어 폭넓은 글을 써나가고 싶습니다.” _ 작가의 말



한 지붕 아래에서 시작되는 청춘과 사랑 이야기
……라고 생각했는데?


마와타 장에 사는 주민은 모두 다섯 명. 대학 진학과 동시에 홋카이도에서 상경한 철부지 소년 야마토 요스케. 여고생인 야에코와 알콩달콩 연애를 하고 있는 직장인 야마오카 쓰바키. 통통하고 큰 덩치를 콤플렉스로 여기고 있는 여대생 구지라이 고하루. 그리고 마와타 장의 주인이자 작가이기도 한 와타누키 치즈루. 와타누키의 ‘내연의 남편’인 화가 마지마 세우. 성별도 나이도 출신도 모두 다 다르지만, 한 지붕 아래 함께 모여 사는 이 다섯 명은 ‘마와타 장’이라는 한 공간에서 살아가며 각자 ‘뜻대로 되지 않는 연애’를 향해 몸부림치고 부딪히며 조금씩 성장해나간다. 쓰바키에게는 남자를 싫어하게 된 과거가 있고, 고하루는 자기 몸을 비하하며, 치즈루와 세우는 ‘내연의 남편’이라는 알 수 없는 관계로 이어져 있다. 그런 감정의 기미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이가 바로 야마토 요스케이다. 그가 마와타 장에 합류하면서 시작되는 내밀한 이야기에는 연애뿐 아니라 트라우마, 콤플렉스, 가족과의 불화 등 각자가 마음속에 안고 있는 갈등과 슬픔도 함께 그려져 있다.


“누가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자신을 이끌기 위해 계속 좋아한다. 그런 사랑이 있어도 좋지 않나 싶은 생각은, 지금 자신이 여기에 존재해도 된다는 생각과 같은 것이라는, 왠지 그런 기분이 들었다.”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은 도쿄 에코다에 있는 하숙집 ‘마와타 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마음대로 되지 않는 애달픈 연애에 대해 그린 이야기이다. 등장인물들은 자신만의 사랑을 하고 모두가 상식에서 벗어난 결말을 맞이하지만, 그럼에도 그 결말을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삶을 향해 전진해나간다. 사람들은 행복을 느끼는 지점도, 또 서로 원하는 지점도 다 다르지만 그 가치관의 차이가 합쳐져 또 다른 행복의 형태를 완성시켜나가는 것이다. 극히 개인적인 행복을 그리고 싶었다는 시마모토 리오는 무의식에 자리했던 걸 일부러 끄집어내듯이 글을 써내려갔다고 밝혔다. 그래서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은 등장인물 저마다의 사랑과 행복을 그린 작품이지만, 마지마 세우와 와타누키 치즈루의 관계를 큰 줄기로 다룬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두 사람의 앞 글자를 따서 하숙집에 ‘마와타 장’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처럼, 시마모토 리오는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세계를 과연 어떻게 이어나갈까. ‘마와타 장’ 속 사람들이 자신의 사랑과 행복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독자들은 자신의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저리도 순수하게 용서하고 용서받으며,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일까. 나 또한 읽으면서 이 하숙집의 일원처럼 미소 짓고 눈물을 흘렸다.” _ 미우라 시온 (작가)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혹시 이 하숙집에 사는 사람 모두가 왼손잡이인가요?”

“너, 의외로 눈썰미가 있다.”

쓰바키가 조금 놀란 듯이 말했다.

“딱히 필수 조건은 아니야. 하지만 부엌 용품이나 도구들이 기본적으로 왼손잡이용이라, 오른손잡이는 불편할지도 모르겠네.”

“치즈루 씨도 왼손잡이인가요?”

“아니, 그 사람은 오른손잡이. 그러니까 일종의 페티시즘 같은 거지.” _ 37쪽


“이 사람은 1층에 사는 화가 세우 씨. 나의 내연의 남편입니다.”

웃고 있는 그녀와는 대조적으로, 그는 내연의 남편이라는 말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무관심한 눈길을 이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왜 와타누키 씨가 그를 그런 식으로 소개했는지는 얼마 후에 알게 되었다. 내가 그녀와 나이 차가 거의 나지 않는 여자이기 때문이었다. 그 주저를 모르고 독점욕과 오만함도 아랑곳 않는 맹목적인 애정을 알아차리는 순간, 끔찍해서 소름이 다 끼쳤다. _ 51쪽


“아, 고하루 씨는 혹시 좋아하는 사람 없나요?”

그만 포테이토칩을 씹지 않고 삼키고 말았다. 가시덤불 같은 감촉이 목구멍을 통과한다.

나는 추하이 캔을 입에 대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렇구나. 고하루 씨, 성격이 좋은데. 어른인데 마음이 곱다고 할까.”

“고마워.”

나는 밋밋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렇게 대놓고 칭찬할 수 있는 점이 야마토의 최대 미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칭찬하는 마음이 연애 감정으로 발전하지는 않는 것일까.

야마토는 요즘 같은 동아리의 여자 선배 얘기만 한다.

프랑스 인형처럼 생긴 얼굴. 아주 분방한 성격. 타고난 용모는 본인의 노력도 재능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데. 열심히 노력하고 헤아려서 타인에게 도움을 주면서도 아무런 보상을 못 받는 인간도 있는데. _ 112쪽


“아, 하지만 그런 스타일도 좋아요. 지금 사는 하숙집, 마와타 장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놀러 오는 여고생이 진짜 천연 공기청정기 같아요.”

“호오. 하숙집, 재미있겠는데. 또 어떤 사람들이 살지?”

“구지라이 고하루라고 체구는 좀 크지만 성격이 좋은 여대생과, 무뚝뚝하기는 해도 사람들을 잘 챙기는 쓰바키 씨. 그리고 진짜 수수께끼에 싸인 주인 여자.”

그런 얘기를 하고 있자니, 가슴속에 따끈한 것이 점차 퍼져갔다. 마치 가족을 소개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_ 204쪽


“내연의 남성은?”

“그러니까 그 말은, 혼자라는 말과 동의어인 거죠.”

내가 단언하자, 스마 씨는 작은 소리로 “그렇군” 하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러곤 와인 잔에 입을 대고서, 나는 평생 그 맛을 이해하지 못할 새빨간 액체를 비우고는,

“이제 그만 갈까요?”

하고 무척이나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_ 260쪽

추천사

목차

청소년을 위한 길잡이 … 009

청결한 시선 … 045

시스터 … 093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 149

벽장 속 방관자 … 221

마와타 장의 연인 … 245


옮긴이의 말 …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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