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도서

문학 비소설 인문 경제/경영 자기계발 교육 청소년 주니어 실용
서울에 내 방 하나

서울에 내 방 하나

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저자
권성민 지음
출간일
2020년 05월 25일
면수
280쪽
크기
145*210
ISBN
9788965749981
가격
15,800 원
구매처
교보문고 교보문고 알라딘 알라딘 YES24YES24

책소개

혼자의 자취가 우리의 자립이 되기까지

인생의 자취를 결심한 당신에게 들려주는 의연한 날들의 기록


처음으로 독립해 내가 번 돈으로 방 값을 치르고 난 뒤 아무것도 남지 않았던 순간. 언제 잠들고 일어날지의 사소한 것부터 누구를 만나고 어떤 삶을 살 것인지까지 이제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는 게 익숙해지는 순간. 과연 갚을 수나 있을까 싶은 전세 대출과 매달 날라오는 공과금 사이에서, 꿈꿔왔던 일과 생계를 위해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우리는 결코 가볍지 않은 ‘자립(自立)’의 무게를 느낀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자립은 나를 지키며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삶을 꾸려나가며 생기는 크고 작은 문제를 혼자서 해결하고 책임질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짜 어른’이 된다. 

이에 스무 해에 이르는 동안 자신만의 단단한 자립 생활을 이어온 권성민 피디는 『서울에 내 방 하나』를 통해 홀로서기를 결심한 이들에게 담담한 응원을 건넨다. 이 책은 중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독립해 스무 살에 서울에 올라와 ‘자취하는 인간’으로 살아온 저자가 경험했던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을 기록하고 현재의 삶을 그려나가는 에세이다. 

그는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업과 일을 병행하던 빡빡한 대학 시절을 거쳐 MBC에 입사, 부당 해고와 복직 과정 등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단단하게 지켜왔다. 그동안 그의 생활은 팔도 제대로 펼 수 없는 17만 원짜리 비좁은 고시원에서 작은 책장을 놓을 수 있는 40만 원짜리 방으로, 원룸 월세에서 투룸 전세로 바뀌어갔고, 그의 생각도 자취에서 자립으로 점차 확장되었다. 

온전히 나의 힘으로 ‘서울에 내 방 하나’를 마련해온 그 시간을 통해 혼자 버텨냈던 자취가 타인들 속에서 나를 지키며 성장하는 자립이 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일상 속 깨알 같은 위트가 돋보이는 에피소드들은 인생의 자취를 결심한 청춘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자립의 순간은 문득’에서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어른이 되었음을 깨닫는 순간들을 포착했다. 2장 ‘문밖으로 나가면’은 사회 속에서의 자립이란 무엇인지 살펴봤다. 자아실현과 밥벌이 사이에서 일이 가지는 의미,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3장 ‘단단한 홀로서기를 위한 도구들’에서는 자립 과정에서 흔들리고 힘이 들 때 의지가 되었거나 도움을 주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4장 ‘손이 더 멀리 닿을 수 있도록’에서는 ‘좋은 어른’의 의미와 함께 결국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진솔하게 풀어놓았다.

저자는 우리 모두 ‘충분히 혼자 살 수 있지만 오직 홀로만 살아갈 수는 없다’고 말한다. 혼자 일찍이 자립해 홀로 단단하게 꾸려온 삶이라 생각했지만 사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의 볕과 물이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음을 고백하며, 언제고 힘들었던 순간에 곁에 있어 주고 함께했던 마음들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자립에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다. 어쩌면 우리는 평생에 걸쳐 홀로 서기 위해 버텨야 하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지 모른다. 다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각자 자립의 속도와 범위가 달라도 괜찮다고 말하고, 자주 넘어지더라도 쉽게 지치지 않기를, 지칠 때면 곁에 있는 소중한 마음들을 떠올려주기를, 그리하여 조금 더 힘내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는 모두 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간다. 이 책은 생활이나 일에서 독립을 준비하는 사람들부터 현실에 지쳐 자립 과도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까지, 지금 여기에서 같은 시간을 걸어가는 인생 1회차 동료들의 단단하고 안온한 일상을 응원하는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내 생활을 스스로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
나아가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 삶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맛없는 오렌지

혼자 산다는 건, 집을 나왔는데 ‘보일러 껐나?’처럼 아차 싶은 일이 있을 때 부탁할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난 꽤 쓸데없는 수고를 자주 하는 편이다. 몸에 밴 습관들은 말 그대로 몸에 배어 하는 일이라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습관은 참 잘 들였다. 가스 밸브도 쓰고나면 제때 잠가두고, 집을 나설 땐 당연히 문을 잠근다. 잠그고 나서도 잘 잠겼는지 문고리를 두세 차례 당겨보기까지 한다. 문제는 그래 놓고도 그걸 까먹는다는 거다. 너무 의식 없이 하는 행동이라서. 몇 주짜리 출장을 떠나려고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나와 신호등 앞에 서 있다가 퍼뜩, 문을 잘 잠그고 나왔는지 불안해진다. 심지어 여느 집이 그렇듯 우리 집도 문이 닫히면 자동으로 잠기는 도어락인데. 설마 그냥 닫기만 하면 잠기는 문을 열어놓고 나왔을까.

설마는 힘이 없다. 지금까지 항상 잘 잠갔어도 오늘 열어놓고 나왔다면 다 소용 없는 일이다.

캐리어를 들고 낑낑거리며 다시 올라가 확인해 보면 역시나 문은 잘 잠겨 있다. 사실 이렇게 돌아갔을 때 문이 열려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어쩔 수 없다. 이번에 열려 있으면 다 소용 없다니까. 

- <1장 자립의 순간은 문득> 중에서


어른은 언제 돼

스무 살이 넘어 법적으로 성인이 되는 순간 그동안 생각해 온 바로 그 어른이 되었다고 느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 순간을 기다렸다가 미성년자 관람불가 상영관을 당당히 들어섰다든지, 술 담배를 보란 듯이 구매했다면 모를까. 이건 법적인 성인이 되었음을 만끽한 순간이다. 동시에 그들이 보아오던 어른과는 가장 동떨어진 모습일 것이다. 술 담배 사면서 우쭐하는 어른을 볼 일은 없었을 테니. 

어디 보자, 내가 성인이 되고 처음 극장에서 봤던 19금 영화는 이병헌이 나오는 <달콤한 인생>이었다. 특별한 스토리는 없었고, 감독의 말에 따르면 ‘한 번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끝까지 가는’ 모티브로 만든 영화라고 했다. 진짜 끝까지 가는 영화였다. 곳곳에서 예고 없이 튀어나오는 총소리,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피 칠갑 파티에 기가 다 빨렸다. 같이 본 친구와 둘이 핼쑥한 얼굴로 극장을 나오며 우리 앞으로 19금은 보지 말자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성인용 영화는 봤지만 어른이 되진 못했다.

- <1장 자립의 순간은 문득> 중에서


남자지만 긴 생머리입니다

그럼에도 눈에 띈다는 것은 어쨌든 성가신 일이다.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느낄 때보다 긴장하게 된다. 하지만 긴 머리로 인해 받는 관심은 언제든 내 의지로 벗어날 수 있다. 아직까지는 크게 부담을 느낄 정도가 아니라 상관없지만, 만약 내가 이게 너무 싫다고 느껴지는 날이 온다면 머리야 자르면 그만이다.

다만 생각나는 것은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이다. 장애가 있어서, 피부색이 달라서 나갔다 하면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 귀찮으면 잘라버릴 수 있는 내 머리와는 다른 이유 때문에 눈에 띄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내 긴 머리에 향하는 시선에는 그저 호기심 정도가 섞여 있을 뿐이지만, 다른 이유로 눈에 띄는 사람들에게는 섞여 있는 감정도 보통 다르다.

(중략) 긴 머리의 남자도, 장애인도, 피부색이 다른 이도 혹은 그 어떤 낯선 존재도, 신기할 수 있다. 자기도 모르게 어, 하고 눈길이 가는 거야 어쩌겠는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 감정을 담아 지속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종국에는 낯설어하지 않으면 좋겠다.

어, 하고 눈길조차 안 갈 만큼 그러려니 하는 존재들이 되었으면.

- <2장 문밖으로 나가면> 중에서


글쓰기의 감각

일기나 숙제로서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글을 써봐야지, 하고 처음 생각한 건 중학교 때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나는 『드래곤 라자』라는 판타지 소설에 빠져 있었는데, 그 세계와 인물들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다 읽고도 소설이 끝났다는 걸 인정하기 힘들었다. 아쉬움을 달래려 열두 권짜리 원작과 일곱 권짜리 속편까지 두 차례 세 차례 다시 읽다 급기야는 내 손으로 직접 뒷이야기를 써보겠다는 결심에 이른다.

마침 크고 작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 시작할 때였고, 그중 제법 큰 『드래곤 라자』의 팬 커뮤니티를 찾아 팬픽을 연재한 것이 본격적인 글쓰기의 시작이었다.

(중략) 하루가 멀다 하고 신나게 써재낀 몇 년 동안 글쓰기는 감각의 영역에 들어섰다. 더 이상 커뮤니티에 소설을 쓰지 않게 된 뒤로도 그 감각은 유효했다. 좋아하는 소설 속 인물을 모사하기 위해 뒤적이던 원전은 이제 내 머릿속이 되었다. 생각과 감정들이 뒤섞여 머릿속이 복잡할 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내가 느끼는 감정이 뭔지 정체를 알 수 없을 때 연필을 잡거나 키보드 자판에 손가락을 올린다. 

- <3장 단단한 홀로서기를 위한 도구들 > 중에서


책장의 취향

취향이 생긴다는 건 독립적인 사람이 된다는 말이다. 엄마가 사주던 옷을 곧이곧대로 입다가 어느 날 갑자기 “아! 요새 애들 이런 거 안 입는다고!” 소리 지르기 시작하면 어른이 되는 첫발을 디딘 거다. 무슨 영화 좋아하세요, 묻는 말에 눈치껏 <이터널 선샤인>이나 <비포 선라이즈>처럼 대답하기 좋은 영화 제목을 대다가, <트랜스포머> 같은 제목도 당당하게 대기 시작하면 정말로 남들 신경 안 쓰고 자신을 보여줄 수 있다는 말이다.

책장에서 취향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사주던 전집이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같은 것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책장에서, 독후감 숙제를 하기 위한 필독서를 거쳐 비로소 관심사가 보이는 책들이 하나둘 꽂히기 시작하는 순간이 온다.

- <3장 단단한 홀로서기를 위한 도구들 > 중에서


겸손한 겸손

살면서 부러워지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 칭찬에 마음껏 기뻐하는 사람들이다. “넌 정말 좋은 사람이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에이 아냐”라든지 “니가 날 몰라서 그래”라며 사연 있는 척하는 것보다, 씨익 웃으며 “사람 볼 줄 아네”라고 대답하는 게 건강한 쪽이란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진짜 겸손은 칭찬을 들었을 때 마음껏 기뻐하는 것이다. 그 순간을 누리는 것이다. 그 기쁜 칭찬을 한 번씩 떠올리며 이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애써보는 것이다. 깨닫긴 깨달았는데 지금도 잘 안 된다. 칭찬을 받으면 어색하게 웃는 게 나로서는 최선이다. 마음껏 기뻐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부모님은 정중한 존댓말보다 ‘엄마, 아빠’라고 부르며 뽀뽀도 하고 어리광 부리는 걸 더 좋아하신다. 서른이 한참 넘었지만 오히려 이건 이제 잘한다. 진짜 어른스러운 건, 어른인 척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었다.

- <4장 손이 더 멀리 닿을 수 있도록> 중에서


추천사

오늘도 꽤 열심히 살아가는 권성민 피디의

단단하고 안온한 일상을 위한 이야기


우리는 언제 어른이 되는 걸까. 내가 진짜 어른이 된 것 같았던 순간은 어설픈 ‘혼자 살이’를 시작했을 때다. 끼니때가 되어도 밥 챙겨줄 사람이 없을 때, 비로소 깨닫기 시작한다. 이 냉정한 세상에 홀로 던져졌다는 것과 이제 나를 챙겨야 할 사람은 나뿐이라는 걸. 안타깝게도 나는 실컷 혼자 살아보지는 못했기에 이 책을 읽으며 그려볼 수 있었다. 혼자 버텨낸 하루하루가 쌓여 더 단단해진 내 모습도 썩 괜찮았을 거라고 위안 삼으며. 혼자든 혼자를 꿈꾸든, 당신에게 담담하고도 따뜻한 위로가 될 책이다.

―김소영 | 방송인·책발전소 대표 


잘 웃고 일 잘하고 똑똑한 줄은 알았지만 그를 잘 알지 못했다. 권성민, 그의 이야기를 읽고 그래 이거구나,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어른이라면 내 두 발로 설 수 있어야지, 내 두 손으로 뭐든 할 수 있어야지, 내 생각으로 살 수 있어야지, 하는 생각에 멀리 파란 하늘을 한참이나 쳐다봤다. 아직도 자주 휘청거리며 사는 나는 그의 단단하고 말랑한 세상살이가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문소리 | 배우


권성민을 볼 때마다 늘 궁금했다. 저토록 단단한 삶의 태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서울에 방 한 칸 마련하는 과정에서 연철은 무쇠처럼 담금질이 되었구나. 배울 점 많은 후배를 만난 것도 인생을 사는 복이다. 지혜와 통찰을 꾹꾹 눌러 담은 책을 만나는 것도 행운이다. 이 멋진 저자를 독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다. 

―김민식 | MBC 드라마 PD

목차

프롤로그  겪어보니 별거 아니더라


1장 자립의 순간은 문득

자취하는 사람

맛없는 오렌지

꽃을 좋아하던 아이

빨래를 해야겠어요

운동이 아니면 죽음

프로 테크닉 코믹스

소리 고생

혼자 살다 보니

축제가 한창 좋을 나이

어른은 언제 돼

서울에 내 방 하나


2장 문밖으로 나가면

동안이시네요

그놈의 합격 수기

설레서 뛰어든 열차의 꽁무니

1초 25프레임

PD를 하다 보니

넥타이가 없다

남자지만 긴 생머리입니다

손목시계의 진공

알레르기 알려주기

적당히 오래오래 분투하기

원래 그런 애


3장 단단한 홀로서기를 위한 도구들

글쓰기의 감각

인생 조지는 위기를 피하는 방법

여기보다 어딘가에

동네 서점에서 만나요

책장의 취향

도시의 고해소

어둠을 뚫고 무대에 서면

아시아인 히어로


4장 손이 더 멀리 닿을 수 있도록

좋아하는 계절을 묻는다면, 봄

희망은 노란색

추위를 견디는 법에 대하여

인생에 선배가 어딨어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

나 이 나이에

겸손한 겸손

행복 같은 사람

좋은 어른

휴일의 감각


에필로그  사람을 바꾸는 것들

검색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