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나라의 모험, 도깨비시장 탐험 그리고 둔갑쥐 이야기
지우는 몸을 일으켰다. 그윽하고 향긋한 꽃향기가 코끝으로 밀려들었다. 하얀 복숭아 꽃잎이 머리 위로 흩날렸다. 복숭아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가 눈 닿는 데마다 있었다. 까마득한 하늘에 떠 있는 공중 산에선 하얀 폭포가 쏟아져 내렸다.
— <1. 무릉도원으로 휴가를 떠나요> 중에서
“수아야, 천년손이님!”
지우는 몇 번이고 큰 소리로 수아와 천년손이를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돌아오는 것은 점점 커져가는 공포뿐이었다.
‘왜 대답이 없지? 이대로 나만 내버려 두고 가버린 걸까?’
두려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꾸만 생겨났다.
— <4. 첫 번째 임무, 암흑나라의 모험> 에서
“두려움은 본래 실체가 없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낸 가짜 현실이니까요. 무릉도원의 복숭아가 까망 공주의 도술을 깨도록 도와줄 겁니다. 두려움이 느껴지면 복숭아를 먹어요.”
천년손이는 파란 복숭아를, 수아는 빨간 복숭아를 그리고 지우는 하얀 복숭아를 가졌다. 셋은 다시 미로 속으로 들어갔다. 손에는 복숭아를 꽉 움켜쥔 채.
— <5. 별궁의 미로를 빠져나가다> 중에서
이번에는 천년손이가 외쳤다.
“4번, 저승사자!”
하얀 연기가 천년손이를 둘러쌌다. 연기는 푸른빛으로 바뀌더니 곧 사라졌다. 천년손이가 있던 자리에는 어느새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검은 갓을 쓴 창백한 낯빛의 저승사자가 서 있었다. 저승사자가 나타나자 주변 공기가 저절로 서늘해졌다.
— <9.『요괴 도감』과 해피면구> 중에서
“도깨비시장에선 오래된 물건일수록 값을 후하게 받는데요? 우리 도깨비들은 새것은 줘도 안 갖습니다.”
“그래서 확인하러 왔습니다. 도깨비시장 지도를 빌릴 수 있을까요?”
— <10. 두 번째 임무, 도깨비시장 탐험> 중에서
“나를 이대로 보내주지 않으면 별님이를 가만두지 않겠다!”
“네 이놈! 지금이라도 잘못을 뉘우치고 무릎을 꿇어라!”
살장군이 호통을 치자 남자가 빈정댔다.
“무릎을 꿇으라고? 흥! 누구 맘대로!”
지귀의 몸에서 곧 새빨간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화르르 피어오른 불꽃은 금세 대장간 마당과 하늘을 빨갛게 물들였다.
“앗, 뜨거워! 아버지! 아버지!”
— <14. 선계의 천하제일검 살장군 > 중에서
“둔갑쥐가 도플갱어인가요?”
“지우님, 도플갱어는 둔갑쥐가 손톱을 먹고 변신해서 돌아다니다가 사람들에게 들키는 거예요. 이번에도 둔갑쥐가 아이들이나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했을 겁니다.”
“둔갑쥐가 어떻게 민형이 손톱을 먹었을까요? 민형이는 아무 데나 손톱을 버리지 않아요. 민형이가 얼마나 깔끔떠는데요.”
- <17. 세 번째 임무, 혼쥐를 쫓아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