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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떨어지는 소리 눈물 떨어지는 소리

꽃잎 떨어지는 소리 눈물 떨어지는 소리

사라져가는 것들 사이에서 살아내는 오늘

저자
박상률 지음
출간일
2021년 11월 25일
면수
260쪽
크기
152*223
ISBN
9791167140135
가격
16,8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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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만남과 이별, 삶과 죽음, 빛과 그림자의 순리와 인연 속에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나를 일으켜 세우는 일……

사라져가는 것들 사이에서 오늘을 살아내는 우리에게 전하는 담담한 위로

  

시, 소설, 희곡, 어린이 문학, 청소년 문학 등 꾸준하고 왕성한 집필로 존재감을 피력해 온 박상률 작가가 신작 산문집『꽃잎 떨어지는 소리 눈물 떨어지는 소리』를 펴냈다. 살아가며 숱한 사랑과 이별, 빛과 어둠, 삶과 죽음을 경험한 작가가 그동안 각종 매체와 SNS 등에 발표했던 글들을 주제별로 나누어 새롭게 정리했다. 

어느 날 작가는 사찰에서 참선 수행하며 떨어지고 지워지는 꽃과 눈물에 무상함을 느낀다. 그러나 그 소리만은 작가의 안에 남아 글로 옮겨졌다.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적어낸 삶의 단상들은 지극히 소박하고 인간적이다. 

꽃잎과 눈물이 떨어져 지워지듯 우리의 삶은 유한하다. 그렇기에 인생 후반기에 접어든 작가가 깨우친 교훈은 ‘내일을 당겨 오늘을 걱정하지 말고, 죽음을 기억하되, 지금 이 순간만을 잘 살자!’이다. 그런 그가 가장 받고 싶은 상은 노벨상이 아닌 밥상이다. 오늘 당장 잘 먹고 잘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을 따라 ‘밥상률’로 개명을 한다면 밥상도, 문학상도 잘 받을 거라는 농담처럼 그가 바라보는 삶은 깊은 사유를 담아 진지하되 위트가 넘치고 결코 무겁지만은 않다. 

책은 모두 다섯 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 ‘사랑에 젖다’에서는 작가가 경험한 사랑과 그리움을 주제로 엮었다. 유년 ‧ 청년기 시절의 짝사랑부터 어머니, 이웃에 대한 사랑까지, 더불어 작가의 고향 ‘진도’를 향한 애정과 향수를 녹여내었다. 2장 ‘낯선 풍경, 함께하는’에는 작가가 힘든 청춘기에 맺은 불연(佛緣)과 수행 체험 및 고승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삶과 사회 문제에 대한 불교적 사유를 전하고 수행 정진을 강조한다. 3장 ‘글의 품 안에서’는 작가로서의 삶과 그만의 문학적 가치관, 문우들과의 짙은 우정을 담았다.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의 순수성과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4장 ‘소란한 밤을 끌어안다’에서는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그 안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행동과 생각에 대해 적었다. 5장 ‘사라져가는 것들의 뒷모습’에서는 연속되는 지인의 부고를 경험하고, 그로부터 얻은 죽음에 대한 사유와 깨달음을 적어냈다. 

서정과 연륜이 배어나는 박상률 작가 특유의 문체가 담담한 감동을 전하는 가운데 임은지 일러스트레이터의 일러스트 20컷을 삽입하여 서정적이고 향수 어린 텍스트에 시각적 효과를 더했다. 

작가는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사는 값을 하고 있다’고, 모두 괜찮으니 오늘만을 잘살아보자고 이야기한다.『꽃잎 떨어지는 소리 눈물 떨어지는 소리』는 인생의 뒤안길에서 삶을 회고하는 이들, 지나온 시간이 아쉽고 다가올 내일이 불안한 이들에게 잠시 마음이 쉬어가는 시간을 선사하며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저자 및 역자

박상률

박상률

1958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했다. 1990년 《한길문학》에 시 〈진도아리랑〉과 《동양문학》에 희곡 〈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6년에는 ‘문학의 해 기념 불교문학상’ 희곡 부문을 수상했다. 숭의여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지내며 계간 ≪문학과경계≫ 편집위원, 월간 ≪학교도서관저널≫ 기획위원, 계간 ≪청소년문학≫ 편집 주간을 역임했다. 2018년에 ‘아름다운 작가상’을 받았다. 그동안 발표한 작품으로 시집 『진도아리랑』『꽃동냥치』『국가 공인 미남』『길에서 개손자를 만나다』 등을 비롯, 소설 『봄바람』『나는 아름답다』『밥이 끓는 시간』『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 살』『세상에 단 한 권뿐인 시집』『눈동자』등과, 희곡집『풍경 소리』『개님전』 등이 있다. 오랫동안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글을 발표하였으며 여러 작품들이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동화 『미리 쓰는 방학 일기』『구멍 속 나라』『어른들만 사는 나라』『개밥상과 시인 아저씨』를 비롯해, 청소년을 위한 인문서 『청소년을 위한 독서 에세이』『어른도 읽는 청소년 책』『나와 청소년문학 20년』『박상률의 청소년문학 하다!』 등을 집필하기도 하였다. 삶의 인연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소박하고 인간적인 말들로 오늘을 지켜내며 살아가고 있다.

본문 중에서

고향 땅의 하늘, 추녀 끝에서 떨어지는 빗소리, 형형한 눈빛을 머금은 헌책더미…… 

아름다운 것들은 사라지지만 가슴속에 남아 자국을 남긴다


어느 순간, 나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무릎이 깨지는 아픔을 참느라 잠시 숨을 고르며 고개를 돌리는 그 순간, 나는 온몸이 떨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야말로 ‘톡’ 건드리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뭉텅이로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별들이 바로 내 품에 안겨 들어왔기 때문이다. 사방으로 한 뼘씩이나밖에 바라보이지 않는 까만 하늘에 빽빽하게 들어박힌 별들.

— 3장「글을 쓰다 불쑥 떠나다」 중에서


그리움에 목마른 사람은 그 섬에 가서 한 십 리쯤 아무 쪽으로나 걸어보라. 발부리에 차이는 돌멩이 하나, 여름 햇살에 졸고 있는 풀잎 하나에도 그리움이 서려 있을 것이다. 천 년을 넘게 그 자리에서 그렇게 아무렇게나 있으면서 자고 깨는 그리움이 거기 있을 것이다.

— 1장「진도는 오늘도 구슬픈 가락으로 일렁이고」 중에서


향 한 대를 피운다. 그리고 피어오르는 연기를 바라본다. 흩어지는 연기를 따라 낮 동안 찌들고 얽혔던 마음이 조금씩 눅어져 간다. 내가 어지러운 이 세상에서 쓰러지지 않고 두 발로 이만큼이나마 서 있을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순간이다.

산다는 것, 그것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일이다. 세상일에 시달리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상처받고 자기 자신한테마저 혐오의 염(念)이 일어나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흔들릴 때, 그때마다 우리는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 2장「향 한 대에 삼독을 태우며」 중에서


나는 밥상 잘 받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나는 ‘상’ 자 붙은 건 밥상 말고는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신인 때 등단하기 위해 신인상이나 공모상에 응모한 것 말고는. 살아 보니 밥상 잘 받는 게 가장 큰 일이더라! 그런데 대다수 현대인은 밥상을 잘 받지 못한다. 그래서 더 상에 목매다는지 모른다. 내가 ‘박상률’이 아니라 ‘밥상률’이었으면 밥상을 더 잘 받았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 3장「노벨‘문화상’이 어때서?」 중에서


바람이 분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람이 분다. 요 며칠 동안 분 바람은 꽃샘추위 바람이었다. 그러더니 이제는 훈훈한 봄바람이 분다. 그 봄바람에 앞집 담장 너머의 백목련이 살포시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밤 자고 난 뒤, 봄바람 한 자락 더 불어오면 그 백목련은 끝내 꽃망울을 터뜨리고 말 것이다. 봄바람에 터지는 꽃망울, 그 꽃망울은 결코 겨울엔 터지지 않는다. 봄바람이라야만 꽃망울을 터뜨려 속살을 드러내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봄바람은 겨울바람보다 강하다.

— 4장「바람, 바람, 바람이 분다!」 중에서


우리는 늘 죽음 앞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서 있다. 아니 어쩌면 자기만큼은 영원히 살 것처럼 착각하며 오만을 부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불합리한 세상에서 그래도 가장 확실하고 공평하게 분배되어 있는 것은 오직 죽음뿐이다. 죽음만은 잘살든 못살든 권세가 있든 없든 모두에게 똑같은 무게로 안겨든다. 잘산다고 가볍고 못산다고 무거운 죽음은 없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피하고 싶고 두렵고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그렇지만 그 생물학적 죽음이라는 불청객 때문에 우리는 삶을 더 확실하게 살 수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생물학적으로 수명이 다하며 죽어야 한다는 사실, 혹은 사고가 나서 뜻밖에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삶을 죽음보다 더 무게 있게 만든다.

— 5장「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고 하나인 바에야」 중에서


살아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사는 값을 충분히 다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관념이 아닌, 온몸 그 자체의 삶을 지탱한다는 그것만으로도 무척 어려운 일이니까! 오늘도 우리는 수많은 삶을 산다. 현실의 삶은 부대끼며 사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결국 꿰어질 수 있는 줄은 하나다. 그러나 그 하나의 줄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또 방황하고 회의한다. 자기 삶의 밑자리가, 자기 삶의 종착역이 어딘지 모르기 때문에. 지나왔든, 서 있든, 앞으로 찾아갈 곳이든, 삶은 계속되고 있을 뿐이다. 

— 5장「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사는 값을 하고 있다」 중에서


자식이 전쟁터에 나가 있어도, 자식이 감옥에 들어가 있어도, 자식이 타향에서 떠돌 때에도 이 땅의 어머니는 결코 함부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오히려 달 밝은 새벽녘 맑은 샘물 받아놓고 자식을 위해 빌고 빌며, 그러는 사이 자신도 더욱 강해지기를 다짐한다. 그런 어머니기에 이 땅의 자식들은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가장 먼저 어머니를 떠올린다. 큰 운동 경기 같은 것에서 승리하거나, 어떤 일에서 성공했을 때 자신의 영광을 어머니에게 돌리는 것은 물론이요, 인질극을 벌이다가도 어머니가 와서 설득하면 눈물을 보일 수밖에 없고, 아무리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형수라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엔 가장 절박하게 어머니를 부른다.

— 1장「모정의 세월」 중에서


며칠 뒤, 할머니의 장례식이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할머니가 없는 집에서도 여름 동안은 꽃이 피어 있었다. 우리 집 화분에선 분홍과 주황 봉숭아꽃이 섞여 피어났다. 아들 녀석과 나는 봉숭아 꽃잎을 따서 백반과 함께 버무려 손가락에 동여맸다. 생전 처음으로 하는 봉숭아 물들이기였다. 할머니의 저승길이 밝아지기를 바라고 바랐다. 참으로 긴 여름이었다.

— 1장「봉숭아 물들이기」 중에서

추천사

목차

작가의 말

 

1장 사랑에 젖다

어머니의 사랑|모정의 세월|진도는 오늘도 구슬픈 가락으로 일렁이고|안개의 섬, 감수성의 땅|그 땅 그 하늘|다시 살아야 하는 고향의 삶|혜진이|서늘한 그리움을 남기다|봉숭아 물들이기


2장 낯선 풍경, 함께하는

향 한 대에 삼독을 태우며|세월아,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으련다|마음이 부처라네|업의 구름, 번뇌의 구름을 거둬가는 참선 수행|화두 놓치면 생명을 놓친 걸로 알고 정진하는 게지|바라는 것이 없으니 보람도 없어요|<오세암>, 잃어버린 어른들의 초상 |꽃잎 떨어지는 소리 눈물 떨어지는 소리


3장 글의 품 안에서

김남주 시인의 ‘좆까 마이신’|국가 공인 미남|글을 보면 다 알아!|사랑과 글쓰기|글을 쓰다 불쑥 떠나다|만나야 할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된다|동명이인|파브르가 곤충이어서 곤충기를 썼을까?|내 맘대로 정한|글쟁이 등급|문학도 올림픽?|노벨‘문화상’이 어때서?|아름다운 일을 한 게 없으면서 ‘아름다운 작가상’을 받았다|길고 긴 짝사랑|다시 봄날,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4장 소란한 밤을 끌어안다

나의 발밑부터 돌아보라|착한 일도 하지 말라 했거늘|인간방생|다시 동심이다|<진도아리랑> 사설로 풀어보는 세상|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세상|아버지와 아들의 자리|바람, 바람, 바람이 분다!|신의 나라에는 예술이 없다|상식이 통하는 사회


5장 사라져가는 것들의 뒷모습

‘순’이라고 불러보는 소녀, 혹은 여인|다나다라야야 나막알야······|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사는 값을 하고 있다|추억을 곱씹어야 하는 나이|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김 형 어디쯤 가고 있는가?|나는 열아홉 살이에요|뒷모습은 눈물 아닌 것이 없으니|견딜 수 없는 것을 견디는 시인의 한숨|내일까지 살 것처럼 굴지 말자|오늘을 산다|어머님의 손을 놓고|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고 하나인 바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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