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스부터 소크라테스까지 중에서 이 세상의 근원을 탐구한 고대 철학자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질문하기
“아저씨는 누구세요?”
“나는 탈레스란다.”
“네? 철학자 탈레스 말씀이신가요?”
“그래. 너의 진지한 생각을 기특히 보신 진리의 여신께서 나를 이곳에 보내 주셨다. 너를 도와주라는 분부셨단다.”
노마는 너무나 놀랍고 당황했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기회를 놓칠세라 물어보았다.
“그런데 정말 이 세상의 근원은 분명 물이다. 하지만 내 말을 무조건 믿지는 마라. 내가 그랬듯이 너도 네 앞에 놓인 사물들을 직접 보고서 스스로 묻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게 참된 철학의 정신인 거죠?”
“역시 똑똑하구나.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배우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어떤 분들에게 배워야 하나요?”
“훌륭한 철학자는 많이 있다. 그분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마.”
― 「아낙시만드로스 - 정해지지 않은 것이 만물의 근원」 중에서
“세계가 수로 되어 있다는 말씀인가요?”
“그렇고말고.”
“그건 좀 이상해요. 어떻게 1, 2, 3과 같은 끝도 없는 수가 모여 세계를 만들 수 있지요?”
노마가 의아한 표정으로 피타고라스를 보며 물었다.
“1 더하기 2는 3이고 5 더하기 8은 13이지만, 무수히 많은 수와 무수히 많은 수의 합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아니잖아요.”
“내 말은 수학의 덧셈처럼 수를 더해 나가서 이 세계가 이루어졌다는 뜻이 아니야.”
“그럼요?”
“이 돌산을 보렴. 만약 처음부터 쌓아 올려진 돌의 수나 무게 등이 일정한 비례를 갖지 않았다면 균형을 잡지 못해 금방 무너졌을 거야.”
“그야 당연하지요.”
“그것처럼 이 세계는 보이지 않는 수의 비례, 수의 질서가 구석구석 스며 있어서 조화롭게 움직이고 있는 거란다. 말하자면 수의 힘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지.”
― 「피타고라스 - 세상을 지배하는 수의 힘」 중에서
“아테네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버렸는데 왜 떠나지 않겠다는 건가요?”
소크라테스는 동민이를 위로하듯 부드럽게 말했다.
“그저 살아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야. 바르게 사는 것이 아니면 살 가치가 없어.”
노마가 안타까운 마음에 외쳤다.
“하지만 할아버지를 저버린 아테네 사람들의 손에 할아버지가 죽는다는 건 말도 안 돼요! 지금 도망가는 건 나쁜 게 아니에요. 단지 나쁜 법을 잠시 피해 가는 것뿐이잖아요.”
“나는 일생 동안 국가의 은혜를 입고 살아왔단다. 그런데 형편이 나에게 불리하다고 해서 국가의 법을 어기는 건 비열하고 수치스러운 일이지 않겠니? 악법도 법이란다.”
나리도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그렇다고 옳지 않은 법을 지킨다는 건 바보 같은 행동 아니에요?”
“그럴까? 나는 여태까지 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고, 그것이 바로 정의로운 삶이라고 여겨 왔단다. 그런데 죽음이 두려워 나의 신념을 깨 버린다면 내 평생은 헛된 삶이 되고 말 거야. 내 신념을 위해서 나는 기꺼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단다.”
― 「소크라테스 2 - 악법도 법이다」 중에서
동민이가 자신있게 말했다.
“쾌락만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면, 하기 싫은 공부는 안 해도 되겠네요?”
노마도 동민이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맞아요. 감각에 나쁜 것이 고통이라면, 하기 싫은 공부를 하는 것은 고통일 테니까 재미있는 오락만 하면 행복한 거네요.
에피쿠로스 아저씨가 단호하게 말했다.
”오해하지 마라. 내가 말하는 쾌락은 단순히 고통만을 피하는 것이 아니란다. 비록 당장은 고통이 될지라도 그 고통을 이겨내서 더 큰 쾌락이 될 경우에는 그 고통은 참아야 되는 거야.”
“하지만 나중에 더 큰 고통이 될지 쾌락이 될지 어떻게 알고 참아요? 그보다는 당장 즐거운 것이 진정한 쾌락이 아닐까요?”
“잠깐 동안의 쾌락은 오히려 더 큰 고통을 가져오는 거야. 예를 들어, 친구들과 하루 동안 신나게 놀기 위해 남의 돈을 훔친다면 우리의 마음은 불안과 죄책감으로 괴로울 거야.”
― 「에피쿠로스 학파 - 조그만 쾌락으로 행복한 삶」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