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부터 칸트까지 중에서
중·근세 철학자들이 찾은 세상의 진리는 무엇일까?
진리를 찾기 위해 깊게 생각하고 탐구하기
“그런데 하느님이 사랑으로 모든 것을 창조하셨다면 모든 것이 선해야 할 텐데 이 세상엔 왜 악이 있죠?”
나리가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그건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그건 말이다. 악이 선과 똑같은 자격으로 선과 대결하고 있다고 잘못 믿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란다.”
“그럼 아니란 말씀인가요?”
“그래. 악이란 선의 결핍일 뿐이지. 어둠이 곧 빛의 결핍일 뿐인 것과 마찬가지야. 빛인 하느님에게서 멀어진 것이 곧 악인 셈이야.”
― 「아우구스티누스 - 하느님의 나라와 지상의 나라」 중에서
“내 생각엔 베이컨이 반드시 그런 의미로 학문의 목적을 생각했던 건 아닌 것 같아. 하지만 우리의 배움이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배움의 가치가 더 커진다는 뜻이라고 봐.”
노마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의 생각을 말했다.
“그렇다면 우린 뭐 하러 학교에 다니면서 그토록 많은 것을 배우지? 사실은 생활에 필요하지 않은 것같이 보이는데 말이야.”
나리가 노마와 동민이를 번갈아 보며 물었다.
“그거야 적든 크든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겠지 뭐.”
동민이가 말했다.
“그럼 우리가 오랜 고민 끝에 문제를 해결했을 때 느끼는 즐거움도 생활에 필요한 문제가 아니면 아무 의미도 없다는 뜻이니?”
“물론 학문에서 얻어지는 즐거움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봐. 작은 앎이 모여 우리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데 학문의 목적이 있는 거지.”
― 「베이컨 - 아는 것이 힘이다」 중에서
“데카르트는 우리가 감각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이나 신념 등은 이성을 사용하는 것을 배우기 전에 얻은 것들이라고 보았거든. 그래서 우리의 마음은 부실한 기초 위에 세워진 위태로운 건축물과 같고, 미숙한 화가가 망친 화폭과도 같다고 말했어. 그래서 이성이 제대로 활동하려면 더럽혀진 화폭을 깨끗하게 하고 튼튼한 이성의 기초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노마는 삼촌이 점점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그것이 모든 걸 의심해 보는 거와 무슨 관계가 있지요?”
“그러니까…… 우리가 아무 비판적 생각 없이 참이라고 믿는 것들을 차근차근 의심해 봄으로써 이성의 빛을 밝게 하고 그 기초를 튼튼히 세울 수 있다고 본 거야. 하지만 단 한 가지 의심할 수 없는 그 무엇을 데카르트는 발견했지.”
“그게 뭔데요?”
“바로 의심하고 있는 나 자신,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사실이지.”
― 「데카르트 -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중에서
칸트 아저씨는 또 잠시 신중하게 생각을 한 다음 대답했다.
“먼저, 경험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들은 너무 산만하고 복잡해서 그것만으로는 지식이라고 할 수가 없어.”
노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래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걸 보고 느끼고 경험하니까요.”
노마의 말에 칸트 아저씨도 고개를 끄덕였다.
“내 말은 그렇게 다양한 경험들이 정리되고 통일되지 않으면 올바른 지식은 얻을 수 없다는 거야. 왜냐하면 지식이란 나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해야 될 뿐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참이 되어야 하거든.”
노마는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 「칸트 2 - 경험과 이성의 종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