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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노운

언노운

수림문학상, 블루픽션상 수상작가 이진 성장소설

저자
이진 지음
출간일
2022년 05월 25일
면수
224쪽
크기
140*205
ISBN
9791167140357
가격
16,500 원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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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17년 수림문학상, 2012년 블루픽션상을 수상하고 『기타 부기 셔플』,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 앤솔러지『코스트 베니핏』을 비롯한 매력적인 저서들을 출간한 소설가 이진이 청소년 문학 『언노운』으로 돌아왔다. 『언노운』은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성으로 고민하는 주인공 ‘우현’이 온전한 자신을 알아가고, 자신이 누구인지 명확히 정의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고등학교 1학년 우현은 핑크색 후드티를 사고 싶지만 이상한 시선을 받을까 봐 두렵다. 왜 핑크색은 여자 색이고, 파란색은 남자 색일까? 세상 사람들이 여성과 남성 둘 중 하나의 성으로 구분 지어지는 것은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우현에게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이다.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혼란스러운 우현은 성별 이분법적 사고에 의구심을 가지며 엄마 ‘영주’에게 커밍아웃을 해본 적도 있다. 그러나 영주는 그런 우현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느 날 우현에게 ‘지예’라는 친구가 나타난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서로를 알아본 두 사람은 절친이 된다.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친해지는 과정에서 남자와 여자를 따지는, 그런 성별 이분법적 사고는 중요하지 않다. 우현과 지예, 나와 너의 존재 그 자체만이 중요할 뿐이다.

 

이진 작가는 탄탄한 문장과 유려한 서사의 호흡, 특유의 생생하고 몰입도 높은 문체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소설의 각 장은 우현, 지예, 영주, 세 사람의 시점이 전환되며 서술된다. 서술자가 전환됨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각자의 시선 또한 달라진다. 이러한 기법을 통해 독자는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의 상반되는 삶을 접하며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고, 다사다난한 갈등을 거쳐 타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까지 나아가는 과정에 동행하게 된다.

작가의 생생한 문체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가운데, 소설의 표지 및 일러스트는 서울문화재단, 더현대서울, 서울시립미술관 등 여러 단체와 협업해 온 ‘홍은주 김형재’ 디자이너가 도맡았다. 발랄하면서도 외로운, 절망적이면서도 희망적인 소설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시각적 효과를 더하고자 했다.


작가는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의 극적인 화해를 소설의 결론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이 소설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내가 누구인지를 정의할 줄 아는 힘이다. 작가는 우현과 지예를 통해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세상 사람들과 반대로 달려도 괜찮다. 그곳이 안전지대라면…. 그 안전지대에는 너 혼자만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있음을. 온전한 나를 찾고 지켜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걸 해낼 수 있을 때까지 우리는 언제까지고 네 편이라는 것을.’ 


『언노운』은 세상의 차디찬 시선과 날카로운 말들에 상처 입은 ‘우현’들, 그리고 어른이 된 ‘우현’들에게 안전한 기분을 제공해 준다. 2022년 차별금지법 제정이 촉구되는 가운데, 우리 사회에는 다양성과 다원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더욱더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많은 작가들이 이러한 사회적 담론을 반영하여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한 작품들을 세상에 활발히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국내 청소년 문학 시장에서 청소년의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성을 소재로 한 도서는 아직까지 그 수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언노운』의 출간은 시의적으로 의미가 깊다.

이 책은 2차 성징을 맞이하고 정체성과 자아를 형성해 나가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도서가 되어줄 것이다. 더불어 자녀와 학생들의 젠더 교육을 마주하는 부모와 교사들에게도 새로운 생각의 지점을 제공할 것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먼 옛날부터 나는 남자와 여자 중 어느 쪽 성별도 나의 것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건 엄마도 아빠도 선생님도 가르쳐준 적 없이 나 스스로 찾아낸 깨달음이었다. 바지, 자동차, 축구, 서서 쓰는 변기, 파란색…… 그 밖에도 수없이 많은, 남자아이만을 위하여 만들어진 물건과 장소들. 남자다움을 상징하는 모든 관념과 그것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성별 이분법의 질서에서 나는 항상 겉돌았다.

― 1장 중에서


다행히 나는 죽지 않고 살아갈 방법을 온라인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트위터에는 나와 같은 주파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우리는 서로를 무지개라고 부른다. 무지개는 다양성을 상징한다. 동성애자, 양성애자, 무성애자, 범성애자, 트랜스젠더, 에이젠더, 논바이너리……. 그 밖에 나도 아직 잘 모르는 수많은 정체성들이 존재한다. 전파에도 빛깔이 있다면 우리의 신호는 프리즘처럼 무지개색으로 빛나지 않을까? 

― 4장 중에서


나는 어른 무지개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너무나 궁금했다. 그들은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나처럼 남의 눈치를 보며 어깨를 움츠리고 불안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도 언젠간 어른이 되면 저 사람들처럼 스스로를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을까?

― 7장 중에서


‘당신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단지 그런 사실을 알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무지개가 아닌 지예는 이해할 수 있을까?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존재, 애매함과 망설임 그 자체가 바로 나라는 것을, 이렇게 넓고 복잡한 세상을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개의 창으로만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할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능력은 어디서 배울 수 있는 걸까?

― 7장 중에서


잊고 싶은 일을 겪으면 나는 그 기억을 아주 작은 상자에 집어넣는 상상을 해. 그 상자를 조금 더 큰 상자에 넣고, 그 상자를 또 한 번 더 큰 상자 속에 집어넣는 거야. 속에서 끝없이 작은 인형이 튀어나오는 러시아 인형처럼. 그거 이름이 뭐였더라?” 

“마트료시카?”

“그래. 마트료시카처럼. 나중에 기억이 떠오르려고 하면 자동차나 집이 통째로 들어갈 만큼 큰 상자를 먼저 떠올려. 그 큰 상자를 열고, 그 속에 들어 있는 조금 덜 큰 상자를 또 열고…… 그렇게 상상 속에서 상자를 하나씩 풀어 나가면서 기억이 떠오르는 걸 최대한 늦추는 거야.”

― 14장 중에서


집들이 빽빽이 늘어선 풍경이 새하얗게 밝아지더니 광활한 남극 대륙으로 변했다. 나는 펭귄이 되었다. 무리에서 떨어져 반대로 걸어가는 외톨이 펭귄. 머릿속 나침반이 망가져버린 이상한 펭귄. 이제는 정말 어쩔 수 없어. 이대로 계속 반대로 달려가는 수밖에.

― 15장 중에서

추천사

다가가야 한다. 시도해야 한다. 존중하는 마음으로.


피상적이거나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이거나 위선적인 앵무새들의 세상에서 우현과 지예는 

서로를 알아보고 친구가 된다. 친구, 버티고 살아나갈 용기를 주는 단어. 영주는 “저도 쓸모가 있죠?”라고 묻는 낯선 얼굴을 알아본다. 인생의 어느 지점들에서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해왔을, 그러므로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지라도 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 타인을. 영주가 사십칠 분을 건너 우현에게 가닿더라도, 둘은 서로를 완벽히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다가가야 한다. 시도해야 한다.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 책에서 우리는 미지의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우현과 지예, 그리고 영주가 맞이하는 귀한 순간에 동참하게 된다. 


_ 한유주 (소설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이 불확실한 믿음 위에 있음을


이것은 무리와 반대 방향으로 걷는 외톨이 펭귄들의 이야기다. 한편에서는 무리가 요구하는 정상성을 이유로 폭력을 가하고 한편에서는 소수자의 연약함을 이용하는 어른들이 있다. 누구도 믿기 어려운 절망적인 풍경 너머로, 이진의 소설은 그럼에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이 불확실한 믿음 위에 있음을 분명한 목소리로 전한다. 이 외로운 세계들이 연결되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무지개에 가까워져 있는 우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_ 강수환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목차

우현

지예

영주

우현

영주

지예

우현

영주


우현

지예

영주

우현

영주

우현

우현

그리고 영주


작가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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