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에 해적, 염라대왕까지…… 환생꽃을 구할 수 있을까?”
화려한 등장 인물과 다채로운 배경까지 어린이들을 사로잡는 환상적인 이야기
“이봐, 흑호. 네 이야기는 전부터 많이 들었다. 인간들을 죽이고 괴롭히는 게 네 일이라면서? 나는 선계의 고귀한 용 강길이다. 나랑 한판 붙어보자!”
강길은 휘이익, 소리를 내면서 기다란 검을 힘차게 휘둘렀다. 흑호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어흐흥, 소리를 내면서 달려드는 흑호에 맞서 강길은 붉은 용을 탄 채 하늘로 날아올랐다.
— <2. 흑호의 공격> 중에서
지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
“그럼 아까 흑호가 커진 것이…… 저 때문이군요!”
지우에게 다가올 때마다 덩치가 커졌던 흑호였다.
“그럼 이 저주도 저 때문이겠네요……. 제가 겁을 내서 말이에요.”
— <3. 허 의원님, 도와주세요> 중에서
“여긴 어디예요?”
지우가 물었다.
“저승 터미널입니다. 자세한 건 가면서 설명할게요.”
천년손이는 지우의 등을 홱 떠밀었다. 지우는 인정사정없이 두루마리로 굴러떨어졌다.
— <5. 해피면구와 미니면구> 중에서
“오라버니, 설마……. 저기, 삼도천 해적들은 아니겠죠?”
지우도 아까부터 생각했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말이었다.
“아, 하하…… 하하……. 그럴 리가 없지 않느냐. 우리가 가진 게 뭐가 있다고. 아닐 게다. 우리는 지금 누가 봐도 잡귀와 저승사자다. 제아무리 해적이라 해도 우리를 어찌하진 못할 것이다.”
천년손이는 애써 괜찮다는 듯 웃었지만 사실 세 사람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삼도천 해적을 만났다는 생각 말이다.
— <8. 삼도천의 해적들> 중에서
“좋다. 그리 하자.”
“대장! 말도 안 됩니다. 잡귀 녀석의 얕은 속셈입니다.”
“맞습니다. 이야기가 재미없으면 어떻게 합니까. 그때 가선 무르지도 못한다고요.”
대장은 잠시 뒤에 입을 열었다.
“이야기를 다 들어보고 삼도천에 던져버려도 늦지 않다. 이야기가 재미없다면 저기 저 아귀들의 밥이 되게 해주마.”
— <11. 해적들과 거래를 하다> 중에서
“역시 천년손이님이군요. 그렇다면 이쪽은 수아님인가요?”
저승사자 4호가 수아를 쳐다보았다. 수아는 잠시 망설였지만 천년손이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는 미니면구를 벗었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수아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수아를 본 저승사자들은 더욱 놀랐다.
“아니, 신선에 구미호까지 명계에 왔단 말인가. 염라대왕님 허락도 없이?”
모두 놀라서 혀를 찼다.
— <14. 저승 찻집에 모여든 저승사자들> 중에서
“이게 다입니까?”
저승 경찰이 미심쩍은 투로 물었다.
“그럼요. 다 꺼내놨습니다.”
천년손이는 부드럽게 웃어 보이면서 검색대를 통과했다. 하지만 다시 삐삐,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더 있죠? 내놓으세요.”
저승사자 4호가 한숨을 쉬면서 천년손이를 불러들였다.
“하하하, 이걸 깜빡 잊었네요.”
천년손이는 그제야 소매에서 이동 두루마리를 꺼냈다.
- <15. 저승 법원에 가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