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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2

선덕여왕 2

사랑과 권력을 가슴에 품은 최초의 여왕

저자
한소진 지음
출간일
2009년 04월 25일
면수
244쪽
크기
152*225
ISBN
9788973370337
가격
10,000 원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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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여자임을 이용해 왕후가 되고자 했던 미실에 반해
지혜와 용기로 스스로 왕의 자리에 오른 선덕!
여자의 삶, 그 이상을 그려낸 장편소설 『선덕여왕』


천오백 년 역사 저편에 숨겨져 있던 최초의 여성 임금, 선덕여왕이 『화랑세기』의 행간을 샅샅이 살펴온 한 국문학자에 의해 소설로 재탄생했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설화수용양상 연구」로 2004년 박사학위를 받은 후 동대학원에서 강의 중인 작가 한소진이 『삼국유사』 『삼국사기』의 기록에 진위여부로 논란 중인 『화랑세기』의 내용을 접목하고 소설적 상상력을 가미해 완성한 장편소설 『선덕여왕』(전2권)은 암투의 틈바구니 속에서 당당히 자신의 자리를 찾아 지켜낸 한 여인의 올곧은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신라 제24대 진흥왕, 제25대 진지왕, 제26대 진평왕의 색공(色供, 왕께 몸을 바치는 여인)으로서 왕의 애정을 독차지하며 남성 권력의 그림자로 살아가는 미실과 결탁해 부귀영화를 누리는 사도태후의 진영이 활개를 치는 가운데, 후계자를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애정을 요구하지도 못하고 시들어가는 진평왕의 부인 마야왕후의 진영이 팽팽히 대립하던 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욕망에 눈이 먼 권력자들 속에서 지혜와 용기로 우뚝 선 우리나라 첫 여왕을 이야기한다.
진평왕의 둘째로 태어나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궁궐 시종들과 어울리며 커가던 덕만공주가 부패한 권력에 영합하지 않고 강제로 폐위된 진지왕의 흔적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은, 궁이라는 갇힌 공간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내는 일은 권력의 중심에 있던 남성에게조차 고단한 일이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왕으로 추대할 순수혈통을 낳기 위해서라면 재혼이나 삼혼, 심지어 근친상간을 방불케 하는 가족혼도 서슴지 않았던 때, 비운의 선대왕을 본받아 백성을 사랑하는 임금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사랑과 욕정에 휘둘린 궁중 여인들의 모습과 대비되며 흥미를 돋운다.
작가는 “선덕공주가 점점 자라자 용봉의 자태와 태양의 위용은 왕위를 이을 만하였다”라고 기록한 『화랑세기』를 바탕으로 대홍수를 대비한 첨성대 건립, 당과의 전쟁에 유용하게 발휘한 용인술, 그리고 진덕여왕이라는 또다른 여성왕의 추대 등에 주목하며, 외국어와 풍수지리에 능한 선덕여왕의 진취적인 활약을 형상화한다. 이와 더불어 작가의 상상력은 역사 속 인물인 김용수와 김용춘, 김유신과 김춘추를 주축으로 설화 속 도화녀, 비형랑, 길달 등과 어우러져 역사와 픽션의 간극을 뛰어넘는다.
여성이라면 왕후로 만족해야 마땅할 때 실력을 다져 스스로 왕위에 오른 선덕. 사회적 관례와 편견을 뒤엎고 벌인 세상과의 정면승부는 그녀를 지칭하는 ‘성조황고(聖祖皇姑, 성스러운 혈통을 이어받은 여황제)’라는 말처럼 오늘날 우리에게 갇혀진 인식의 틀을 깨고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자만이 마침내 꿈을 이룰 수 있음을 일깨워주며, 어려운 조건과 상황으로 힘들어하는 독자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단초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아직도 어리기만 한 공주이기에 두풍은 미실이라는 여인에 대해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러나 공주는 왜 어머니가 심한 울증에 걸렸으며 자신에게 사랑을 주지 않는지 거기에는 분명 다른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얼굴까지 해쓱하여 찾아온 덕만에게 나머지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고는 안 될 것만 같았다. 두풍은 그제야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금기시 되어온 그날의 일들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두풍의 얘기를 들으며 덕만은 놀라기도 하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미실궁주를 둘러싸고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이 궁궐 안에 오래오래 계속되었답니다. 진지왕께서는 그것에 대해 온몸으로 저항하다가 그렇게 된, 참으로 불운한 분이셨지요. 그분은 미실이라는 여인을 뿌리째 완전히 뽑아내 불사르지 못하고 떠난 것이 원통하고 또 원통하여 저승에서 편히 쉬지도 못하실 것입니다. 공주님, 왕후마마가 그렇게 되신 것도 다 미실이라는 여인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왕후마마를 잘 보살펴 드리세요.”
─1권 <어린 왕과 미실> 중에서

덕만은 기억을 더듬었다. 언제부터 봄날이 이토록 싫어졌는지. 덕만이 예닐곱 무렵이었을 것이다. 그때도 사월 초파일이었다. 부처님을 뵙고 오는 길에 마야는 두 딸에게 여전히 똑같은 질문을 했다. 덕만은 그때만 해도 씩씩하게 이런 대답을 했다.
“어마마마. 저는 천명언니가 왕위를 잇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아들이 없으면 딸도 왕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하면 어머니도 기쁘실 테지요.”
어린 덕만은 그 말이 어머니를 위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듯하다. 어렸을 때부터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서일까. 덕만은 어머니를 위로할 수 있는 말은 오로지 그것뿐이라 생각했다. 그간 장난 같은 덕만의 말을 귀담아 듣지도 않던 마야였지만 그날은 달랐다.
“아직도 그 생각을 버리지 못한 게야? 닥치지 못하겠느냐!”
덕만의 말을 가로막는 마야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1권 <왕이 된다는 것> 중에서

“얘야, 그래도 꿀과자를 끊고 싶지는 않아. 이것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데 그러느냐.”
“그럼, 은행으로 만든 한과를 드셔보세요. 향기도 좋고 단맛도 있답니다.”
“그래? 은행이라면 기침과 목을 다스리는 데 좋다고 들었다. 한번 그리 해볼까?”
마야는 아주 사소한 일까지도 관심을 써주는 덕만이 고마웠다. 천명 역시도 혼자서 감당해 왔던 일을 동생과 함께 나누니 살맛이 나기 시작했다. 세 모녀는 온종일 함께하면서 마음을 나누었다. 어머니의 울화증이 차도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한 달 후였다. 음식도 음식이었지만 무엇보다 덕만은 자신이 어머니 곁을 지키고 있음이 어머니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임을 깨닫고 있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섭생에 보다 정통한 자들을 구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는 백성들에게도 중요할 수 있는 일이었다.
덕만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었다.

─1권 <왕후의 우울증> 중에서

“나라가 위급합니다. 아바마마께서 돌아와 이 일을 해결하기에는 백성들의 피해가 너무나 큽니다. 지금은 궁주마마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를 갖고 계십니다. 제발 백성들을 도와주십시오.”
미실은 참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마치 진흥왕이 살아 돌아온 듯한 충격이었다. 고구려와 백제가 감히 따라오지 못할 만큼 나라의 기반을 다져온 진흥왕. 그는 자나 깨나 백성들만 생각했고 그들을 자식처럼 아끼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 덕만공주가 그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천명에게는 없는 것을 덕만이 가지고 있다고 모든 사람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것이 바로 이런 일이었다. 용수가 자신을 죽이려 골몰하던 그 와중에 홍수를 대비하여 모든 것을 정비했고 기꺼이 자신의 발품까지 팔아 백성들의 안위를 보살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덕만의 참모습이었다. 그리고 원수와 다름없는 자신을 몸소 찾아왔다. 미실은 다시 태어난 몸으로 해야 할 일이 바로 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2권 <옥새를 빼앗기다> 중에서

“너에게 이런 말을 해야 하는 아비의 심정도 편치는 않구나.”
덕만도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었다. 아버지만큼은 막아주리라 믿었거늘. 덕만은 순간, 온몸이 풀리면서 현기증이 났다.
“성골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몸을 나라에 맡겨야 하느니라. 나라를 위해서는 개인적인 그 어떤 욕심도 버려야 한다. 너희 부부는 십 년이 넘게 잘 살아왔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았어. 후사를 위해 아이를 많이 낳는 것도 우리 성골의 의무이자 책임이 아니더냐. 그리 되면 네가 왕위에 오르는 일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을 것이다. 내, 중신들과 약조를 했으니 덕만은 내 뜻을 따르도록 하여라.”
성골은 한 남자를 사랑하는 마음까지도 버려야 하는가. 덕만은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다.
─2권 <생이별> 중에서

덕만은 마침내 결정했다. 아무런 방패막이 없는 궁궐에 홀로 서려면 누구보다 보종이 필요했다. 미실이 비록 지금은 세상에 등을 돌리고 살고 있지만 삼대째 국정을 좌지우지하였기에 아직도 미실의 추종세력은 많았다. 특히 보종이 있는 한 더욱 그러했다.
‘이들을 한꺼번에 끌어안는 일은, 다름 아닌 유신과 춘추를 미실의 집안과 혼인시키는 일이다. 혼인을 맺는 일만큼 서로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야. 그렇다, 바로 그것이야.’
─2권 <하나의 뜻> 중에서

추천사

목차

2권
주요 등장인물 길쌈대회|유언|대홍수|옥새를 빼앗기다|성대한 결혼식|새로운 삶|욕정에 눈뜨다|생이별|하나의 뜻|죽어서 빛이 된 여인|해후|여왕의 등극|반대세력|김유신과 김춘추|첨성대|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다시 꿈꾸는 사랑|마지막 그리고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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