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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

카인

구약성서를 재해석한 주제 사라마구 불후의 작품

저자
주제 사라마구 지음 / 정영목 옮김
출간일
2015년 12월 25일
면수
212
크기
130*192
ISBN
9788965745280
가격
14,500 원
구매처
교보문고 교보문고 알라딘 알라딘 YES24YES24

책소개

『예수복음』을 신약성서에 더하고
『눈먼 자들의 도시』로 묵시록을 재해석한
주제 사라마구, 『카인』으로 구약성서를 가로지르다!

독특한 내레이션 방식, 우화적 수법, 환상적 요소의 도입으로
구약성서를 재해석한 주제 사라마구 불후의 작품

하나님이 자신보다 동생 아벨을 더 사랑한다고 믿은 나머지, 동생을 죽이고 하나님으로부터 도망친 카인은 놋 땅으로 간 뒤 어떤 삶을 살았을까? 정말 하나님은 카인은 저버리고 아벨만 좋아하신 걸까?
주제 사라마구의 최신간 장편소설 『카인』은 구약성경 창세기 4장에서 동생 아벨을 죽인 죄로 하나님에 의해 이마에 낙인찍힌 이후 성경에는 더 이상 비중 있게 등장하지는 않지만, 21세기를 사는 지금까지 인간의 죄와 회개를 촉구하는 데 거론되는 ‘죄 지은 자’ 카인의 눈을 통해 신의 존재와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인간 세상을 되돌아본 작품으로, 2009년 작가가 포르투갈어로 처음 발표한 이후 27개국에 소개되며 전 세계 독자들을 감동시키고 의식을 환기해 왔다.
사라마구는 카인이 10여 년 동안 떠돌면서 창세기 속 사건을 곁에서 보고 느끼며 직접 경험하는 이야기 형식을 빌려 소설을 전개한다. 카인에게 비춰지는 하나님의 형상은 결코 너그럽지도 자애롭지도 않다. 아들을 희생으로 바치라는 여호와의 명령을 아브라함이 받는 모습, 하늘에 닿고자 거대한 탑을 짓는 사람들을 향해 여호와가 허리케인으로 한 일, 여호와가 미래에 무엇을 바라게 될지 알지도 못하는 아이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들 위에 벌로 불과 유황을 내리는 광경, 시나이라고 불리는 산의 기슭에 모인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섬겼다가 그 죄로 죽임을 당하는 사건, 이스라엘이라고 알려진 군대에 속한 병사 서른여섯 명을 감히 죽인 도시와 마지막 어린 아이까지 완전히 사라져 버린 그 주민, 또 여리고라고 부르는 다른 도시와 그 성벽이 숫양의 뿔로 만든 나팔 몇 개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로 무너지고 안에 있던 모든 것—남녀, 노소, 심지어 소, 양, 나귀까지 다 죽은 사건 등을 직접 경험하는 카인은 계속해서 하나님의 존재를 되묻기에 이른다.
이 작품의 영어판 출간 시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숨막힐 듯 놀라운 상상력을 가진,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마지막 소설을 위해 성서적인 주제를 한껏 즐겼다”라 평하였고, 《뉴요커》에서는 “불경스럽게도 구약성경을 개작하면서도 장난스럽고 수다스러운 작가 특유의 서술로 구약성경 속 하나님의 논리에 허를 찌른다”라고 극찬했다.
하나님께 내쫓기고 나서 신의 본질에 의문을 제기하는 카인의 모습은 하나님의 엄격한 기준으로 잰다면 매일매일 죄를 짓고 살아가는 우리 인간과 같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간을 부여받는 이때, 묵은 죄를 반성하고 새 희망을 꿈꾸는 시기에 만나는 주제 사라마구의 장편소설 『카인』은 신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인간의 방향성에 대해 다시금 곱씹어보게 한다는 점에서 꼭 읽어봐야 할 명작이다.

주제 사라마구의 <인간의 조건 3부작> 『눈먼 자들의 도시』 『동굴』 『도플갱어』와 함께 『돌뗏목』 『리스본 쟁탈전』, 그리고 『눈뜬 자들의 도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수도원의 비망록』 『예수복음』 등으로 심도 있는 작품에 목말라하는 독자들의 욕구를 꾸준히 충족시켜 온 (주)해냄은 앞으로 신작 『코끼리의 죽음』(가제)과 초기작 『바닥에서 일어서서』『히카르두 헤이스가 죽은 해』 등을 계속 출간하며 ‘주제 사라마구가 펼쳐내는 알레고리의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할 계획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니 네가 먹을 것은 밭의 채소인즉 너는 네가 나온 흙으로 다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을 것이다, 가엾은 아담,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여호와는 그렇게 말하고 난 뒤 허공에서 동물 가죽 두 개를 끄집어내 아담과 하와의 벗은 몸을 가려주었으나, 두 사람은 서로 한쪽 눈을 찡긋했다. 두 사람은 첫날부터 벗은 것을 알았고 그것을 한껏 이용해 왔기 때문이다. 이윽고 여호와가 말했다,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하나님같이 되었으니, 네가 생명나무 열매도 따 먹는다면 영생을 할 것이다, 그다음에는 어찌 될지 몰라도 어쨌든 우주에 하나님이 둘이 되는 셈이므로 너와 네 아내를 에덴동산에서 쫓아내는 것이다, 동산 입구에는 불 칼로 무장한 천사를 두어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 이제 가라, 떠나라, 너희를 다시 보고 싶지 않구나. 냄새 나는 동물 가죽을 입고 휘청거리는 다리로 비틀거리며 걷는 아담과 하와는 처음으로 직립한 오랑우탄 두 마리와 비슷해 보였다. 에덴동산 밖의 땅은 황량한 불모지였다. 여호와가 가시와 엉겅퀴로 아담을 협박한 것이 과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가 제대로 말했듯이, 이제 편한 생활은 끝난 것이다.
―20~21쪽 중에서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말 또한 그 나름의 이유와 원인이 있다. 어떤 말은 마치 대단한 일을 할 운명인 것처럼 엄숙하게, 오만하게, 우리를 부르지만 결국에는 너무 가벼워 풍차의 날개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바람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나고, 반면 평범하고 습관적인 말, 매일 사용하는 말이 결국 누구도 감히 예측할 수 없었던 결과를 낳아, 그런 목적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지만 세계를 흔들기도 한다. 감독은, 안으로, 하고 말했고, 그것은, 안으로 들어가서 진흙을 밟고 일용할 양식을 벌어, 하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몇 주 뒤 릴리스가 이름이 아벨이라고 들은 남자를 불러 똑같은 말, 글자 하나 다르지 않고 똑같은 말, 안으로, 라는 말을 하게 된다.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일에서는 아주 신속하다는 평판을 얻고 있는 여자가 침실 문을 여는 데 몇 주나 걸렸다는 것은 아주 이상해 보일지 모르지만, 여기에도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 점은 곧 분명해질 것이다.
―61~62쪽 중에서

카인은 아벨이었고 지금은 카인입니다, 또 카인을 죽이려고 잠복시켰던 자들도 목숨을 빼앗으시지요. 카인은 어디 있나, 이제 그게 그자 이름이라니 그렇게 불러야겠지. 내 침실에 안전하게 있습니다. 정적이 손에 만져질 듯했다. 이윽고 노아가 말했다, 나는 당신이 일어났다고 말하는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네. 조심하세요, 노아, 거짓말은 비겁한 짓 가운데도 최악이에요. 하지만 거짓말이 아니야. 겁쟁이에다 거짓말까지, 그 노예한테 뭘 하라고, 어디서 어떻게 하라고 말한 건 당신이에요, 아마 바로 그 노예한테 내 행동을 훔쳐보고 보고하라고도 했겠지요, 나는 뭘 하든 다 공개적으로 하니까 필요 없는 일이었는데도. 나는 당신 남편이니 존경받을 자격이 있어. 네, 그 말이 맞을지도 몰라요, 사실 존경해야죠. 그런데 뭘 기다리는 거야, 노아는 말하며 전혀 느껴지지도 않는 노여움을 흉내 냈다. 여전히 그녀의 비난으로 떨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아요, 그냥 당신을 존경하지 않을 뿐이죠.
―81쪽 중에서

추천사

"숨막힐 듯 놀라운 상상력을 가진,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의 작가 주제 사마라구는 마지막 소설을 위해 성서적인 주제를 한껏 즐겼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불경스럽게도 구약성경을 개작하면서도 장난스럽고 수다스러운 작가 특유의 서술로 구약성경 속 하나님의 논리에 허를 찌른다."
―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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