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도서

문학 비소설 인문 경제/경영 자기계발 교육 청소년 주니어 실용
장외인간

장외인간

빛을 잃어버린 세상에서 진정한 구원을 찾으려는 최후의 인간 이야기

저자
이외수 지음
출간일
2015년 12월 05일
면수
480
크기
140×210
ISBN
9788965745020
가격
15,800 원
구매처
교보문고 교보문고 알라딘 알라딘 YES24YES24

책소개

당신은 아직도 달빛을 기억하는가?
어느 날 갑자기 달이 사라진 후 연이어 터지는 정체불명의 사건들!
빛을 잃어버린 세상에서 진정한 구원을 찾으려는 최후의 인간 이야기

비틀어진 세상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인간 존재의 진정한 구원에 대해 이야기해 온 소설가 이외수. 데뷔 40주년에 고희를 맞이한 그는 최근 항암치료를 마치고 대외 활동을 재개하며 에세이 『자뻑은 나의 힘』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1975년 문단 데뷔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전업작가로서 작품만을 써온 이외수 작가는 1978년 『꿈꾸는 식물』로 장편소설계에 첫발을 내딛었고,『들개』(1981),『칼』(1982),『벽오금학도』(1992),『황금비늘』(1997),『괴물』(2002),『장외인간』(2005)까지 총 7편, 원고지 1만 매에 달하는 장편소설로 일상을 넘어 예술의 절정에서 이루어지는 영혼의 교감과 인간의 구원을 끊임없이 추구해 왔다. 기출간 작품들은 독서 세대에 맞는 장정과 판면으로 거듭 개정 출간되며 꾸준히 독자들을 만나왔다. 본문의 가독성을 높이고 가볍고 부드러운 장정으로 펴내는 이번 개정판은 젊은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했다.
여섯 번째로 출간되는 작품 『장외인간』은 2005년 출간 이후 4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3년이라는 고독한 작업 끝에 완성한 소설이다. 돈이 피보다 진한 이 시대를 ‘달이 실종된 세상’으로 형상화한 작가는, 자연을 잃고 인간의 본성마저 상실한 세태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간 존재의 진정한 구원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아무도 달을 기억하지 못하는 세상에 외따로 남겨진 주인공이 달의 실종 원인을 추적해 가는 과정을 속도감 있는 문체로 써내려간 이 작품에는 이외수 문학의 특징인 극단의 미학과 도가적(道家的) 가르침이 확연히 드러난다. 원인 불명의 자연 현상과 백발노인의 출현은 긴장과 이완을 반복시키는 소설적 장치이자 주제를 심화시키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동반 자살, 낙태, 성형수술 등으로 대표되는 일그러진 인간 행위에 대한 자연의 징벌에 다다르면, 인간성 상실과 감성의 실종이 사회에 미친 악영향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죽어가는 그날까지 ‘쓰는 자의 고통이 읽는 자의 행복이 될 때까지’라는 좌우명을 지키며 살겠습니다”라는 소망으로 인간 영혼의 고귀함을 설파하는 이외수 작가의 장편소설 『장외인간』은 물질만능주의에 젖은 현대인들에게 잃어버린 감성과 낭만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달?”
친구가 그제서야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어제는 분명히 보름인데 새벽까지 기다려도 달이 뜨지 않았어. 정말이야.”
“달이라니?”
“하늘에 뜨는 달 말이야.”
“하늘에 뜨는 달?”
“챠쉭이 간밤에 야참으로 건빵을 씹었나. 군바리 쫄다구처럼 내 말에 복창만 연발하고 있네. 그러지 말고 니 영특한 닭대가리로 숙고를 해서 지난밤에 왜 달이 뜨지 않았는지 나름대로의 견해를 한번 피력해 보란 말야.”
“이 쉐이야. 니가 말하는 달이 뭔지 알아야 의견을 피력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냐. 하늘에 뜨는 게 한두 가지냐. 니 말만 듣고는 곤충 종류인지 새 종류인지 비행기 종류인지 풍선 종류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잖아.”
“너 지금 나를 데리고 퀴즈 프로에 출연할 연습하고 있는 거냐.”
― <2장 한 마리 시조새가 되어 달빛 속을 선회하던 여자가 있었다> 중에서

“너는 전혀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는 아이로구나.”
“어른을 공경할 줄은 몰라도 어른을 공격할 줄은 알아염.”
“이 아저씨는 너를 만나고 비로소 대한민국의 장래가 암울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86이나 쳐드셈.”
“반사.”
나는 녀석의 말투에 그만 정나미가 떨어져서 인사도 나누지 않고 재빨리 퇴장해 버리고 말았다. 186이나 쳐드시라니. 녀석이 마지막으로 내게 던진 은어는 지독한 욕지거리였다. 186을 한자로 변환하면 一八六이 되고 그것을 종렬로 합체하면 한글로 좃이 된다. 그러니까 ‘186이나 쳐드셈’을 의역하면 ‘좆이나 먹어라’가 된다. 그러면 내가 받아친 반사란 무엇이냐. 그 욕지거리를 상대편에게 그대로 되돌려준다는 뜻으로 쓰이는 반격어다. 니 놈이나 처먹어라. 나무관세음보살.
― <7장 내가 보기에는 세상 전체가 미쳐가고 있다> 중에서

“매달 보름날에는 무슨 중대한 일이라도 있나요?”
“저는 달빛 중독자거든요. 매달 보름날 달빛으로 목욕재계를 하지 않으면 매사에 의욕을 잃어버리는 금단현상을 앓아요. 그래서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구봉산에 올라가 활공을 해요.”
“활공을 하다니요.”
“보름달이 떠오르면 행글라이딩으로 달빛 속을 유영하는 거지요. 구봉산에 활공장이 있어요. 오늘이 보름이잖아요. 그래서 여기 오기 전에도 달빛으로 목욕재계를 했어요. 이 달맞이꽃도 활공장 주변에서 꺾은 거예요. 직장을 얻은 기념으로 여기다 꽂아둘게요. 하지만 낮이 되면 꽃잎들이 오그라들어서 보기가 별로 좋지 않을 거예요. 아시다시피 달맞이꽃은 밤에만 피거든요.”
그녀는 빈 소주병 하나를 찾아서는 물을 채우고 달맞이꽃을 꽂았다.
― <8장 강도가 칼 대신 꽃을 들고 닭갈비집에 침입하다> 중에서

노인은 젓가락으로 물을 찍어 탁자에 백자심경선주병(白磁心境仙酒甁)이라는 한자를 써 보였다. 그리고 음미하듯 천천히 술을 들이켠 다음 잔을 내 앞으로 내밀었다. 노인은 위엄이 있으면서도 인자한 성품을 소유하고 있었다. 나는 두 손으로 공손히 잔을 받았다. 나는 석 잔을 받을 때까지도 특별한 술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거의 맹물에 가까운 맛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넉 잔을 받았을 때 비로소 노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갑자기 혈관이 투명해지면서 미묘한 향기가 맡아졌는데 놀랍게도 그 미묘한 향기는 여린 연두색이었다. 처음에는 혀가 연두색으로 물들었고 다음에는 목구멍이 연두색으로 물들었으며 급기야는 온몸이 연두색으로 물들었다. 신기했다. 시각과 후각이 공감각적 현상(共感覺的現像)을 일으키고 있었다. 향기에도 색깔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찬수녀석이 카운터에서 못마땅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앉아서, 둘이서 잘들 놀아보쇼, 하는 투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 <17장 마음 안에서 사라진 것들은 마음 밖에서도 사라진다> 중에서

추천사

“뻔뻔한 배금주의 풍토가 같잖아 죽겠는데 통렬히 까는 작품이 요렇게 존재해 든든하다. 정곡을 쑤시는 후련한 직구, 통렬한 풍자와 유머의 변화구, 달빛처럼 몽환적으로 떠오르는 승부구. 허황되고 천박한 세태를 삼진아웃 처리하는 노작가의 역투에 물개박수를 쳤다.소설은 워낙 뻥이지만 세상에 달이 사라졌다는 개뻥을 치는데, 거짓말 같은 몰입감을 거쳐 끝내 속이 시원해지는 뻥이었다. 노털 선생의 내공 있는 드립력에 뻥뻥 터진 건 보너스. 뭐랄까, 그가 있어 이 세상에 아직 달이 뜨는지도 모르는 거다. 그나저나 읽는 내내 닭갈비를 너무 먹고 싶었다. 부끄럽다.”
―박상(소설가)


목차

1 세상의 모든 풍경들이 낯설어 보이는 새벽|2 한 마리 시조새가 되어 달빛 속을 선회하던 여자가 있었다|3 시인이 사물에 대한 간음의 욕구를 느끼지 못하면 시가 발기부전증에 걸린다|4 세상 전체가 나를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5 이태백이 어떻게 죽었는지 아십니까|6 해파리떼|7 내가 보기에는 세상 전체가 미쳐가고 있다|8 강도가 칼 대신 꽃을 들고 닭갈비집에 침입하다 |9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을 거북하게 하옵시며|10 사라진 것들은 모두 그것들이 간직하고 있던 아름다움의 깊이와 동일한 상처를 가슴에 남긴다|11 메뚜기떼|12 시인은 비가 내리면 제일 먼저 어디부터 젖나요|13 소요약전(逍遙略傳)―하늘이 흐린 날은 하늘이 흐리기 때문에|14 진정한 환쟁이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모델은 먹지 않는다|15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데 세상이 어디로 가는지 어찌 알 수가 있으랴|16 흑색겨울독나방|17 마음 안에서 사라진 것들은 마음 밖에서도 사라진다|18 예술가의 인생이 연속극 스토리처럼 통속해 지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19 날이 갈수록 백자심경선주병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지다|20 선생님은 등대가 사라져 버린 밤바다를 일엽편주로 떠도는 표류자(漂流者)의 심경을 아시나요|21 고래들의 떼죽음|22 알콜 중독에 걸린 초딩 닭갈비집 금불알을 점거하다|23 아버지 저는 오늘도 불알값을 하지 못했습니다|24 아니 땐 굴뚝에서도 연기가 난다|25 독작(獨酌)|26 달은 있다|27 어른을 함부로 대하는 놈들은 귀싸대기에서 먼지가 풀썩풀썩 나도록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28 닭들의 떼죽음. 퀴즈의 정답. 건의서를 보내다|29 경포에는 몇 개의 달이 뜨는가|30 자살이라는 단어를 거꾸로 읽으면 살자가 된다|31 도대체 저들 중에 누가 내 시들을 읽어줄 것인가|32 내 생애 가장 길고도 지루했던 겨울은 끝났지만|33 짜장면과 보름달|34 평강공주 개방병동에 입실하다|35 우습지 않습니까|36 당신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려도 세상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37 식물들 가시를 만들다|38 한 번도 서울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동대문에 문지방이 있다고 우길 때 서울 사람들은 동대문에 문지방이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39 길섶에 조팝나무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 있었다|40 아무리 기다려도 천사가 그대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차라리 그대 자신이 천사가 되어 불행한 자들에게 손을 내밀어라|41 사이코드라마―달을 알고 계십니까|42 가슴에 소망을 간직한 자여 하늘에 있는 모든 것들이 그대를 향해 열려 있도다|43 달맞이꽃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44 대한민국에서는 사람을 때린 죄보다 합의를 볼 돈이 없는 죄가 더 크다|45 땅꺼짐 현상|46 아버지는 왜 껍질이 없는 계란을 의암호에 던지셨을까|47 고슴도치섬으로 가서 처음으로 소원을 빌다|48 내가 그것들에게 눈길을 주는 순간 그것들도 내게 눈길을 준다|49 詩人에게|50 타살도 아니고 자살도 아닌 죽음|51 정서가 극도로 고갈되면 육신이 타버리는 현상|52 인체자연발화의 희생자들|53 천하가 학교이며 만물이 스승이다|54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작가약력

검색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