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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시장 1

인간시장 1

돈과 권력에 무참히 빼앗긴 세상 속에서
우리 시대의 정의를 되찾기 위해 분투하는
스물두 살 청년 장총찬의 파란만장한 활약상!

저자
김홍신 지음
출간일
2015년 05월 25일
면수
363
크기
128*188
ISBN
9788965744917
가격
11,800 원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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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신문 사회면에 담긴 답답한 세상일을 말끔하게 정리해 줄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해 본 적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자들에게 세상살이의 이치를 한 번에 깨우쳐줌으로써 인간답지 않은 그간의 행동들을 고칠 수 있게 일깨우는 자, 소설 속에라도 혹시 없을까?
스물두 살의 위악적인 법대생 장총찬이 사회의 부조리와 불의에 맞서 싸움으로써 ‘현대판 홍길동의 활약’으로 일컬어지는 김홍신 장편소설 『인간시장』이 새로운 판형과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작가가 오랫동안 구상해 온 『신(新) 인간시장』의 출간에 앞서 개정출간되는 이 작품은, 1981년 초 ‘스물두 살의 자서전’이라는 제목으로 《주간한국》에 연재를 시작해 독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그해 9월에 처음으로 단행본으로 묶여 세상에 나오면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에 한 번씩 출간되며 첫 출간 후 2년 만에 100만 부를 돌파해 ‘한국 출판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로 자리잡았다. 80년대 초라는 암울한 정치 상황 속에서 시민운동가이자 소설가로 활동하던 작가 김홍신을 대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음으로써 작가에게 ‘여의도 장총찬’으로 활약할 수 있는 발돋움이 되어준 대표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560만 이상 판매되면서 그 인기에 힘입어 영화와 TV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출간 20년이 지난 2004년에 다시 TV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 다권본에서는 이례적으로 각권 말미에 각기 다른 ‘작가의 말’이 수록되어 있는데, “『인간시장』이 팔리는 시대는 불행한 시대임을 압니다”라는 말이 당시의 인기를 간접적으로 실감케 해준다.
5년간 원고지 10,129매의 분량으로 집필된 이 작품은 제1부 전10권 총 91개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된 소설 속에서 주인공 장총찬은 매 장마다 새로운 사건을 접하고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한국판 루팡’이라 불릴 만하다. 청년 주인공의 사건해결 과정은 한 편 한 편 통쾌함을 선사해 다음 편을 읽지 않을 수 없게끔 한다.
부패한 개신교 목사들, 권력의 손에 좌우되는 법관들, 약자를 괴롭히는 조직폭력배들 등 우리 주변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불합리한 상황들을 주인공이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면서도 작가는 시종일관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독자와의 공감대를 유지한다. 전 편에서 드러나는 주인공의 하느님에 대한 도전과 응전의 과정은, ‘하느님, 하느님도 좀 이런 건 제발 알아두쇼. 백문이 불여일견이랬으니 한번 내려와보시든가’ 같은 두둑한 배짱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하느님이 내 편이 되어줄까? 무신론자인 내게 구원의 손길을 내려줄까? 그동안 저지른 죄를 사해 줄까?’ 같은 구원의 요청을 간절하게 바라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제1부 전10권이 완간된 지 30년 만에 새롭게 출간하면서도 작가는 “그 서슬 퍼런 시절의 무자비한 가위질 속에서도 이런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던 심정과 상상력의 억압에 대한 고통을 알리고 싶어서” 내용의 흐름은 한 군데도 수정하지 않았다. 다만, 종교적인 색채를 덜고자 주인공의 독백 속 ‘하나님’을 ‘하느님’으로 바꿔 일반화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작품의 흥미와 몰입도는 『인간시장』을 책으로 읽거나 드라마나 영화로 봤을 독자들뿐 아니라 새롭게 접하는 젊은 독자들에게도 유효하다. 특히 ‘인간시장’이 되어버린 세상을 인식하고 그곳에서 능히 벗어나고자 하는 독자들이라면 더더욱 작가가 꿈꾼 세상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나는 울지 않았다. 왕초였으니까.
그때부터 한동안 기찻길 옆 동네는 조용해졌다.
코피 나는 녀석도 없어졌고 호박에 말뚝 박는 녀석도, 짚가리에 불 놓는 녀석도, 여선생이 변소에 들어갈 때마다 변기통 밑을 들여다보는 녀석도, 교실의 유리창 도르래와 철골을 빼가는 녀석도, 학교의 철봉과 그네마다 똥칠해 놓는 녀석도, 개구멍으로 극장구경 갔다가 들켜서 영화간판 쓰는 아저씨에게 빨간 페인트로 ‘축 개구멍’이라고 얼굴 가득히 씌어져 나오는 녀석도, 왕국을 세우기 위해 산속에 굴을 파놓고 무기를 숨겨두는 녀석도……. 모두 없어져버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는 스물두 살이나 된 지금까지 내가 꿈꾸던 왕국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또한 우리 어머니는 비록 내가 4전 3패 1승이란 각고 끝에 이류대학의 대학생이 되었지만 장차 큰 인물이 될 거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 <악동일기> 중에서

 

공무원의 돈독커닝, 국회의원의 현찰커닝 당선, 지도자의 사대주의커닝, 국민의 세금커닝하는 무리들, 혼자만 애국자인 척하는 애국커닝, 근로자의 임금을 넘보는 사장족의 자린고비커닝, 사람의 병을 내팽개치고 호주머니만 노리는 고등소매치기커닝, 국민이 낸 세금으로 장사해서 돈 번 재벌들이 그 이익금으로 부동산만 사들여 서민의 목을 한 십 년쯤 졸라버린 저 가증스런 살인커닝, 하느님을 팔고 부처님을 팔고 신(神)을 팔아서 부자된 자칭 하느님 비슷하고 부처님 닮고 혼자만 법 없이도 사는 저 간교하고 음험한 커닝, 커닝, 커닝…….
하느님, 하느님도 좀 이런 건 제발 알아두쇼. 백문이 불여일견이랬으니 한번 내려와보시든가.
나 같은 꼴찌들도 좀 먹고살게 해주쇼.
오죽 시험 치를 때 답답하면 내가 답안지에 큼지막하게 이렇게 썼겠습니까. 출제위원들 벼락이나 맞아라.
하느님, 앞으로 내가 별의별 짓을 다 하더라도 두 눈 꼭 감고 계세요. 여태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 <방울 달린 생쥐> 중에서


“기찬 거 있다.”
내가 손뼉을 치며 말했다.
“사람장사꾼을 취재하는 거.”
“그게 무슨 소리야?”
“인신매매, 서울역에서 무작정 상경한 소녀 팔아먹는 거 있잖아.”
“요즘 그런 게 있을라구.”
“있어, 내가 있다면 있어.”
“봤어? 팔아먹는 거 봤어?”
“보진 못했지만 들은 얘기가 있어.”
“설마……. 지금이 어느 땐데.”
“밑져야 본전이지 뭘. 근사하지 않겠니? 특종이 될 텐데.”
“그런 게 아직도 있다면야 특종감이지만…….”
다혜는 자신이 없는지 말끝을 흐렸다. 나도 자신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상경 소녀를 팔아먹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면 얼마에 팔리는지, 어디로 팔려가는지, 누가 사람장사를 하는지 보고 싶었다.
“사람장사, 인간시장……. 제목은 그런 식으로 붙이면 되겠다.”

― <인간시장> 중에서


‘복수해 줄게.’
나는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스물한 살짜리 처녀가 지난 이태 동안 당한 고통을 나는 짊어지고 걸었다. 어깨가 무거워졌다. 원장 녀석을 어떻게 갈아 마셔야 시원할지 모르겠다. 성질 같으면 당장 쫓아가 목을 풍뎅이처럼 비틀어놓고 싶었다.
벼락 맞아 뒈질 놈.
열아홉 살짜리를 데려다가 마취주사를 찔러놓고 욕심을 채우다니. 그런 꼴 보기 싫어 유서 써놓고 자살한 마누라의 죽음을 엉뚱하게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고 저는 감쪽같이 죄를 벗어버리다니. 그것도 유서를 뒷부분만 남기고 없애버렸을 것 같았다. 그래서 누가 보아도 피해자 가족의 등쌀에 자살한 것처럼 조작했을 것 같았다.
나는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 밝은 낮에 아담 살롱으로 쳐들어가봤자 만날 수도 없을 것 같았다.
밤늦게 나는 아담 살롱으로 들어갔다. 가운데 홀을 통과하여 계산대 옆을 지나자 안채와 연결된 복도가 나섰다. 복도 끝에는 작은 문이 있고 그 위에 비상구라는 푯말이 붙어 있었다.
방문 앞에 섰다. 심호흡을 하고 방문을 불쑥 열었다.
“누구요?”

― <비밀> 중에서

추천사

목차

1권 사설왕국
악동일기|귀신사냥|사설왕국|늑대는 야심한 밤에 역사를 만든다|방울달린 생쥐|아무도 안 봐요, 왕자님|인간시장|벼락치는 밤|늑대의 음모|하나님 주식회사|비밀|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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