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도서

문학 비소설 인문 경제/경영 자기계발 교육 청소년 주니어 실용
그래도 강물은 흐른다 2

그래도 강물은 흐른다 2

민족해방 이후, 누적된 역사의 비극에 맞서는 개인의 운명
조선 청년과 일본 여인을 통해 발견하는 민중의 시대상

저자
장충식 지음
출간일
2012년 11월 15일
면수
348
크기
127*187
ISBN
9788965743637
가격
14,800 원
구매처
교보문고 교보문고 알라딘 알라딘 YES24YES24

책소개

민족해방 이후, 누적된 역사의 비극에 맞서는 개인의 운명

조선 청년과 일본 여인을 통해 발견하는 민중의 시대상  
      
              
해방 직후, 평안북도 용천군에 사는 조선 청년 김대식이 일본인 수용소에서 만난 연상의 여인 미치코와 운명적인 사랑을 그려나가는 것을 중심으로 민족해방부터 한국전쟁까지의 시대상을 사실감 넘치게 표현한 장충식 첫 대하소설 『그래도 강물은 흐른다』가 출간된다. 중국에서 독립운동가의 아들로 태어나 이북에서 일본 식민지를 보내고 월남한 작가의 이력이 투영된 자전적 소설로 빠른 전개와 극적 재미가 있는 대하소설이다. 
2003년 1월 1 ? 2권부터 12월 3 ? 4권, 2007년 5 ? 6권을 출간했으며 2012년, 7 ? 8권까지 집필된 내용을 정리, 집필 10년 만에 총 5권으로 완간하는 이 작품은 20세기 한국 현대사에 인류애를 가미한 역사물로, 나라와 민족을 뛰어넘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내용이 특징이다. 작가는 주인공뿐 아니라 다양한 등장인물과 그들의 이야기를 액자 소설 형태로 넘나들며 일제 식민지 시대의 조선인의 모습, 해방 직후의 상황, 공산당의 민중 탄압과 기독교 핍박, 한민족의 비극인 한국전쟁과 그 직후의 시대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일본의 패망 후 수용소에서 냉대와 멸시의 나날을 보내는 일본인의 모습, 사람에 대한 믿음으로 어떠한 조건도 없이 그들을 돕는 조선 청년 대식과 미치코 사이에 사랑이 싹트는 <제1부 동트는 아침의 어둠>, 북조선에서 공산당의 민중 탄압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독립운동가의 집안인 대식의 가족에게도 암울한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는 <제2부 반역과 애국의 갈림길>, 공산당의 기독교 탄압과 위험을 무릅쓴 월남, 그리고 이별의 아픔을 그린 <제3부 작은 땅 슬픈 조국>, 대식과 미치코의 부산에서의 재회와 또다른 이별, 대마도에서의 도피 생활을 다룬 <제4부 역사와 세월의 독백>, 건국준비로 인한 시대의 혼란과 가족의 비극, 그리고 한국전쟁을 그린 <제5부 승자 없는 전쟁>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역사라는 거대한 강물의 흐름 속에 흔들리는 개인의 비극적 운명과 그럼에도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이를 극복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을 굳건히 이겨낸 우리 민족의 저력과 끈기를 확인시켜 준다. 
‘대하소설의 거장’ 소설가 조정래는 “이 작품에는 역사학자인 저자의 예지와 통찰이 문학과 합일을 이루면서 자아내는 감동의 열매가 새로운 소설적 미덕으로 무수히 많다”고 추천했으며, 문학평론가 권영민은 “이 소설은 허구와 사실을 서로 엮어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사실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하적 역사소설로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평하였다. 
한국 현대사를 함께 통과해 온 우리들의 진실을 되돌아보기 위해서 반드시 읽어봐야 할 『그래도 강물은 흐른다』는 비극의 과거를 딛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깊은 영감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해방을 맞이한 환희의 함성은 삼천리강산을 뒤덮었고 자유를 되찾은 사람들의 마음과 표정은 온통 희망과 기쁨으로 물들어 있었다. 일본군에 입대하여 태평양 전선으로 끌려갈 뻔했던 청년들이 돌아오자 남시의 마을마다 온통 잔치 분위기로 들떴다.
매일 입영 행사를 위해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던 일본 군가는 사라지고 조선총독부에서 금지시켜 자취를 감추었던 우리 민족의 노래들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한편 왜놈의 순사와 그 앞잡이들이 도망가고 자취를 감추자 남시의 밤거리는 치안의 부재로 좀도둑들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거리 질서가 무너지고 밤거리 통행이 무서워서 인적이 끊어지자 동리마다 좀도둑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치안대가 조직되었다.
―<제1부 동트는 아침의 어둠> 중에서
 
“그런데 학생이 나 같은 중한테 무슨 부탁이 있어?”
“아주 요긴한 부탁이 있습네다. 꼭 들어주시라요.”
대식이는 일본인 수용소의 사정 얘기를 다 들려주었다. 특히 망자인 다무라와 야마모토의 장례를 위해서 독경이라도 한번 해주신다면 아마 일본인들은 여한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부탁했다. 
“학생, 올해 나이는 몇이지?”
“예, 올해 열여섯 살입니다.”
“아버님 모습을 많이 닮았군. 대식이는 마음이 아주 착한 사람이야. 지금 누가 일본사람들의 사정을 들어줄 사람이 있나? 자네는 부처님의 자비의 뜻을 알고 사는 것 같으니 내 기꺼이 독경을 해주지.”
―<제1부 동트는 아침의 어둠> 중에서
 
 
정월이 지나자 북조선땅에는 점점 공산주의 세력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공산주의 집권세력은 사회 각처에서 공산주의를 배격하거나 공산주의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하나 하나 제거하기 시작했다.
신의주학생사건 이후로 학생들의 정치활동에 대해서도 철저한 감시가 시작되면서 특히 친일파 인사와 그의 가족들에게 본격적인 압박이 가해졌다.
소련군 치스차코프 사령관은 1945년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북조선 평안남북도, 황해도, 함경남북도 5도 인민위원회 연합회의를 소집했다. 이것은 소련군이 점령한 북조선에 공산정권을 수립하기 위한 일련의 정치공작이었다.
1946년 1월까지 과도적인 정권의 틀로 유지하여 오다가 2월 8일에는 드디어 북조선 임시인민위원회라는 중앙집권체제를 만들어놓았다.
―<제2부 반역과 애국의 갈림길> 중에서


 
“남으로 가야지요. 미치코 누님도 우리와 함께 가요.”
“그건 안 돼. 나는 누구하고도 어울릴 수 없어. 일본으로 돌아가야 돼. 그런데 혹시 대식 군 전에 경성에 있었을 때 일본 사람 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나?”
“그런 분이 있긴 했는데, 그건 왜 물어요?”
“대식 군이 나를 좋아하는 것이 그 사람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글쎄, 그런 영향이 있을지도 몰라요. 전에는 무조건 일본 사람이라면 나쁜 줄 알았는데 그분을 만난 후에는 내 생각이 틀렸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분이 누군데?”
“하세가와 료[長谷川良]라는 소학교 선생님이 계셨어요. 나는 그분을 존경합니다. 반대로 조선 사람들 중에서 일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기 동족을 학대하는 사람은 더 나쁘게 보이기도 해요. 저는 지금도 가네모토 도쿠겐[金本德建]이라는 사람은 꿈에서 만날까 겁이 납니다.”                
―<제2부 반역과 애국의 갈림길> 중에서
 
 
 
대식이네 가족은 주막에 만 이틀을 머물렀으나 길 안내를 맡을 이정만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식이네 가족은 몸이 달았다.
주변 동리 이 집 저 집에 38선을 넘어 이남으로 가고자 하는 낯선 피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제각기 38선을 넘기 위해 길 안내자를 구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낮에는 쥐 죽은 듯 고요하여 아무도 없는 동리 같았으나 어둠이 깔리면 이 집 저 집에서 월경하고자 하는 피난민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높아지며 거동이 부산했다.
한 가족 단위로는 38선을 넘을 수 없었다. 안내자들이 한 가족 단위로는 안내를 맡지 않았다. 여러 가족이 한데 모여 이삼십 명 정도로 단체를 만들어 안내자 한 사람을 앞세워 가야만 했다. 그래야만 안내자가 요구하는 안내 비용을 거출하는 데도 부담이 적었다.  
―<제3부 작은 땅 슬픈 조국> 중에서


 
“예, 38선을 넘으려고 하는데 안내자를 구하고자 해서 찾아 왔습네다.”
“누가 우리 집을 가르쳐주셨을꺄?”
“이장이 알려주셨습네다.”
“거 참 큰일 났네. 내가 안내자로 소문나면 보안대에서 나를 잡아가려고 할 터인데, 그런데 혼자이시꺄?”
“아니라요. 가족이 있습네다.”
“아애가 있으꺄?”
“예, 세 살배기 아애가 있습네다.”
“아애가 있으면 다른 피난민 가족들이 싫어하고 함께 가려고 하지 않으려 합니다. 밤에 아이가 우는 날이면 다 경비 보는 보안대에 잡힙니다. 여기 이 분들도 월남하는 가족들인데 아애가 둘이나 있어요. 그래서 밤에 자라고 낮잠을 못 자게 해서 아이들이 저렇게 울고 있어요. 우리 동네의 안내자들이 벌써 셋이나 잡혀가서 돌아오지 않았습네다.” 
 ―<제3부 작은 땅 슬픈 조국> 중에서


 
독립의 꿈에 부푼 국민들은 ‘건국 준비’라는 말에 너나 할 것 없이 건국준비위원회에 모여들었다. 특히 건국동맹의 핵심 공산당 당원들이 대거 건국준비위원회에 가입하여 민족주의 지도자들을 위협할 정도로 ‘건준’을 장악하였다. 8월 말에 이르러서 건준은 전국에 145개의 지부를 결성하였다.
8월 16일부터 건준은 독립운동으로 투옥된 정치범 석방에도 관여하고 치안에도 손을 댔으나 18일에 이르자 아베[阿培] 조선총독은 여운형에게 치안유지를 요청했던 것을 돌연 취소하였다. 그런가 하면 당시 무장해제되지 않은 일본군의 조선군 관구사령관 우에스키[土月良夫] 중장이 정치 운동에 가담하고 있는 조선 사람들을 향해 치안을 해하는 자에게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포고문을 발표하였다.
―<제4부 역사와 세월의 독백> 중에서
 
 
“긴데 우리 아바지를 암살하려던 범인을 경찰은 말로만 잡는다고 하지, 실제로는 잡는
그래도 강물은 흐른다
 척하기만 한다는데, 사실인가요?”
“사실이야. 범인을 잡아서 어떻게 하게. 단독정부를 세우는 세력이 단독정부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제거하기 위해서 자객을 고용하여 살인을 교사했는데, 살인을 교사한 자들이나 살인에 앞장선 자들이나 다 같은 놈들이니 범인을 잡는 척하고 시간만 끌다가 흐지부지해버릴 것이 뻔하지.”
“그놈들이 누구라는 걸 짐작도 못 합네까?”
“짐작이야 하지, 그러지 않아도 네 형이 비밀리에 절친한 경찰 친구들을 통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니까 곧 범인이 누구라는 걸 확실하게는 몰라도 윤곽은 알아 낼 것이다. 지켜보자.”
―<제4부 역사와 세월의 독백> 중에서


 
동두천에서 가족들을 데리고 피난왔다는 사람은 벌써 동두천은 인민군에게 점령당하고 한국군들은 후퇴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면서 인민군들은 탱크를 앞세워 공격해 오는데 많은 군인들이 전사하고 피를 흘리면서 후퇴하는 장면을 산등성에서 목격했다고 전해주었다. 일부 군인들은 25일 휴가 나왔다가 부대로 귀대하는 도중 인민군을 만나서 생포되는 군인도 있었다고 참상을 전해주었다.
서울대병원에는 일선에서 부상당한 군인들로 입원실은 이미 꽉 차 있었고, 복도에까지도 부상한 병사들로 가득 차 있어서 발을 디딜 곳이 없다. 어지간한 병원 입원실은 국군 부상병으로 만원이었다고 한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부상자 인원수에 비해서 태부족인데 의료 요원 중에는 이틀간의 과로로 지쳐서 쓰러지는 사람도 많았다. 민심을 잠재우려고 국방부와 공보처가 한 오보로 피난길에 나설 사람들 중 상당수가 서울에 주저앉았다. 
―<제5부 승자 없는 전쟁> 중에서


 
대식은 인민군 소년병의 군복 단추를 풀어 저고리를 벗겼다.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서 인민군 소년병 얼굴의 땀과 피를 씻어주었다. 가슴에 박힌 수류탄 파편 하나하나를 대식은 총검으로 빼주었다. 일곱 개의 파편을 빼낸 부상 부위에서는 계속 피가 흘러내렸다. 대식은 손바닥으로 부상 부위를 꽉 눌러주었다. 마침 그때 뒤이어 인민군 고지에 진격해 온 특공대원들이 이 광경을 보고는 대식에게 소리를 질렀다.
“얏, 인마 무얼 하고 있어!”
“어린 소년병이야요. 부상을 입고 자신을 쏴달라고 해서 살려주려고 해요.”
특공대 이 중사가 큰 소리로 욕을 퍼부었다.
“야, 이 미친놈아, 적군을 살려주다니 이 자식이 제정신이야!”
그러자 한 특공대원은 소년병의 머리에 총부리를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탕’ 소리와 더불어 부상한 인민군 소년병은 숨을 거두었다.
         ―<제5부 승자 없는 전쟁> 중에서

추천사

권수만 많다고 다 대하소설일까. 아니다. 당연히 ‘작품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 냉정한 평가는 모든 예술작품들이 거쳐야 하는 숙명적이고 운명적인 과정이다. 그런데 '그래도 강물은 흐른다'는 그 비판의 날카로운 숲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깨끗하게 통과 했다. 이 작품의 마지막 장 ‘목숨도 줄지언정’의 클라이맥스를 읽는 독자들은 큰 감동과 함께 내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실감하고 확인할 것이다. 그 부분은 두 남녀의 순백한 사랑의 지고한 개화와 함께, 영원한 숙제인 한·일 관계의 미래에 대해 깊은 은유와 높은 상징을 품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문학적 승화를 이룩하고 있다. 이 두 가지 복합효과는 작가의 훌륭한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정래(소설가)
 
 
                                                                                  
대하소설 『그래도 강물은 흐른다』는 민족의 해방, 남북 분단, 그리고 전쟁으로 이어지는 격동기의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소설 속 이야기의 중심에는 김대식이라는 청년이 자리하고 있으며 독립운동가인 아버지 곁에서 이산과 상봉을 거듭하며 고난의 삶을 살아온 가족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 그 주변에 정치사회적 변화와 관련되는 역사적 실존인물들이 다양하게 배치된다. 이 소설은 허구와 사실을 서로 엮어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사실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하적 역사소설로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주인공이 격정의 시대를 거쳐 삶의 의미와 사랑의 가치에 대한 차원 높은 인식에 도달하게 되는 과정을 놓고 보면 ‘교양소설’로서의 의미와 그 서사적 미학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소설이 풍부하게 재현하고 있는 당대의 삶과 그 풍속의 디테일이다. 이것은 저자의 역사적 관점과 허구적 상상력이 소설이라는 양식을 통해 성공적으로 통합되고 있음을 말해 준다.
 -권영민 (문학평론가, 단국대 석좌교수)

목차

제2부 반역과 애국의 갈림길 
 
사랑이란 우주의 심부름|능구렁이와 여우|풍산개의 장타령|구름만 떠돌더냐|인연의 고리|이별은 사랑의 자식|외로움의 동토|사랑이 달기만 하랴|박수무당의 그림자|춤추는 넋|사연이 긴 강
검색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