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한길이 그리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
뛰어난 지성과 섬세한 감정으로 포착된 우리들의 삶과 사랑의 이야기
경제 성장의 상징이던 대형 백화점이 무너져 수백 명이 죽거나 다치고, 우리 현대사의 한 세월을 이끌어왔던 대통령 둘이 차례로 구속되어 차가운 철창 안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이런저런 진단이 속출하고 처방들이 난무한다. 하지만 누구도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가게 될 것인지,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 분명하고 명쾌하게 가르쳐 주지 않는다. 말은 홍수를 이루는데 정작 귀담아 들을 말은 별로 없다. 그러니 말은 많아도 사람들은 말에 대해 갈증을 느낀다.
이런 때일수록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변해도 늘 바뀌지 않는 의연한 말들이 그리워진다. 조변석개로 바뀌지 않는 말, 아전인수로 왜곡되지 않은 한마디 순수의 언어가 듣고 싶어지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타고난 소설가이며 최고의 칼럼니스트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가 김한길의 칼럼과 에세이, 산문들을 엮은 『김한길의 세상읽기: 아침은 얻어먹고 사십니까』는 이런 우리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청량제로서의 구실을 훌륭하게 수행하리라 믿어진다. 그의 글에는 시대와 야합하지 않고, 거짓과 위선을 눈 감아 넘기지 않는 작가의 진정성과 용기, 명쾌함과 통렬함이 글의 배후에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김한길의 글에는 또한 인간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믿음이 담겨져 있다. 그의 휴머니즘이라고나 할 이러한 믿음과 용기는, 글의 곳곳에 드러나 있는 인간성에 대한 끊임없는 회의와 반성에 기초한 것이어서 더욱 믿음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김한길의 글이 지닌 가장 기본적인 매력인 문장의 아름다움은 역시 이 글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무거운 것도 가볍게, 어려운 것도 쉽게, 추한 것도 아름답게 그려내는 김한길의 글솜씨는 세상과 인간의 문제에 대한 자신의 냉엄하고도 애정 어린 통찰을 드러내는 데 있어서 더욱 화려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스스로 자유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작가 김한길, 그의 사회와 인간을 보는 날카로운 시선과 따뜻한 충고가 어우러진 『김한길의 세상읽기: 아침은 얻어먹고 사십니까』는 혼란과 어지럼증에 시달리는, 말의 홍수 속에서 진정한 말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는 우리 시대의 많은 독자들에게 인생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진정한 용기를 심어줄 것이다.
1부 비보호 전성시대
2부 서울일기
3부 멀고도 험한 길
4부 아버지를 보내고 만난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