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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

대장경

조정래 문학의 원점이 된 최초의 장편소설

저자
조정래 지음
출간일
2010년 12월 01일
면수
364
크기
127*187
ISBN
9788965740018
가격
17,500 원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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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시공을 초월한 민중의 예술혼
대한민국의 시대와 역사를 가로지르는『태백산맥』『아리랑』『한강』의 작가
조정래 문학의 원점이 된 최초의 장편소설『대장경』

국난 앞에 책임회피로 일관하는 부패한 정치권력 앞에
불심(佛心)과 애국심(愛國心)으로 무장한 민초들의 의지!
대하소설 『아리랑』에 이어 오페라 무대에 오르는 장편소설 『대장경』


나이 마흔에 시작해 20년 동안『태백산맥』『아리랑』『한강』이라는 대하소설 세 작품 총 32권을 집필해 1300만 독자들을 감동시킨 작가가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은 장편소설은 어떤 작품일까? 집필의 시초이며 작가정신의 원점이라 부를 만한 작품에서 작가는 무엇에 집중했을까?
1976년 민족문학대계의 일환으로 집필한 조정래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대장경』은 해인사 고려대장도감판대장경의 조성과정을 소재로 민중의 힘과 의지를 소설화한 작품이다. 인해전술로 무장한 몽골군의 침탈에 핍박받을 수밖에 없었던 작은 나라 백성들의 설움, 간악한 위정자들의 모략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살려보겠다는 마음으로 당당히 죽음의 길을 가는 민초들의 피폐한 삶을 지켜보는 비판적 지식인인 수기대사의 심리가 세세하게 그려진 이 작품에서 작가는 이 땅에 살아 숨쉬는 ‘시공을 초월한 민중의 예술혼’을 이야기한다.
1980년 민예사에서 처음으로 출간되고 1991년 민족과문학사에서 재출간되며 2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고, 1999년 해냄출판사에서 작가의 초기작들을 모두 모아 재편집한 <조정래 문학전집>(전9권)의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약 10만 부가 꾸준히 판매됨으로써 첫 출간 이후 총 30만 독자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전달해 온 조정래 문학의 원점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2011년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을 앞두고 오는 12월 5일 경상남도 창원에서 오페라 <대장경>으로 각색, 공연되어 대중과 다시 만난다.
몽골군의 침략으로 수도를 강화도로 옮기고 시름에 빠져 있는 고려 고종, 패전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대장경을 재건하자는 얄팍한 술수로 대응하는 위정자 무리, 백성들이 받을 또 다른 수탈을 염려해 극구 반대하는 수기대사가 지배층의 한 축이라면, 천민의 후손이지만 대대로 이어 내려온 목수 일을 천직이라 생각하며 온 정신을 쏟는 근필과 몽골군에 의해 부모와 누이들을 하루아침에 잃은 양반의 자제 장균은 고통받는 백성을 대표하는 인물에 해당한다. 작가는 국난에 대처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팔만대장경』이 나라 잃은 민중들의 순정한 나라 사랑과 고결한 신앙심의 합일로 이루어진 청정한 영혼의 꽃임을 쓰고자 했다(「작가의 말」중에서).”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겠다는 백성들의 땀과 의지, 마침내 이 땅에 뿌리내린 민족의 큰 뜻이 살아 있는 장편소설 『대장경』은 오늘의 독자들에게 나라와 민족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뜻 깊은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다.

저자 및 역자

조정래

조정래

‘작가정신의 승리’라 불릴 만큼 온 생애를 문학에 바쳐온 조정래 작가는 한국문학뿐 아니라 세계문학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뛰어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작가정신의 결집체라 할 수 있는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은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으로, 1천 5백만 부 돌파라는 한국 출판사상 초유의 기록을 수립했다. 1943년 전라남도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나 광주 서중학교, 서울 보성고등학교를 거쳐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후, 왜곡된 민족사에서 개인이 처한 한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소설을 집필했다. 대하소설 3부작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비롯해,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 『풀꽃도 꽃이다』 『정글만리』 『허수아비춤』 『사람의 탈』 『인간연습』 『비탈진 음지』 『황토』 『불놀이』 『대장경』, 중단편소설집 『그림자 접목』 『외면하는 벽』 『유형의 땅』 『상실의 풍경』 『어떤 솔거의 죽음』 등을 발표했다. 산문집으로 『누구나 홀로 선 나무』 『황홀한 글감옥』 『조정래의 시선』『조정래 사진 여행: 길』과 함께, 문학인생 50년을 담은 『홀로 쓰고, 함께 살다』를  출간했다. 또한 고등학생 손자와 함께 집필한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와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인 『신채호』 『안중근』 『한용운』 『김구』 『박태준』 『세종대왕』 『이순신』을 발표했다.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만해대상, 현대불교문학상, 심훈문학대상 등을 수상했고,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조정래 작가의 작품은 영어 · 프랑스어 · 독일어 · 일본어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영화 · 오페라 · 뮤지컬 · 만화로 만들어졌으며, TV 드라마 등으로도 제작되고 있다.

본문 중에서

간략 줄거리

고려 고종 19년(1232년), 초조대장경이 봉안되어 있는 부인사에 몽골군이 쳐들어오고 스님들은 대장경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며 싸우지만 10만 몽골군의 불화살로 인해 부인사는 순식간에 불더미로 변한다. 강화도로 천도한 고종은 도장별감 최우를 위시한 무인세력에 의해 대장경의 소실 소식조차 듣지 못한 채 한 달을 보낸다. 밤낮으로 고심하는 고종에게 소식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함구령을 내렸던 최우는 패전의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목적으로 대장경의 소실 소식을 거짓으로 고하고 몽골군을 물리치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대장경 판각작업을 윤허해 줄 것을 상소한다.
불사로 적의 침입을 막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불법을 무기화해서는 안 된다고 고종을 설득하던 수기대사는 권력의 힘에 의해서 대장경 판각 불사가 거행되지만 힘없는 백성들의 고통과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수기대사의 지휘 하에 차근차근 3년여의 준비작업이 시행되고, 드디어 고종 24년 2월, 강화도에 판목선이 돛을 내린다. 강화도 뱃전으로 나온 백성들은 산에서 누워 1년, 바닷물에 3년, 응달에서 1년, 소금물에 다시 1년을 담가 완성된 판목이 나라와 함께 자신들을 지켜주기를 기원한다.
전국 각지에서 대장경 판각 불사를 지원한 사람 중에는 승려 외에 민간인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열다섯 장균은 몽골군에게 부모와 누이들을 잃고 홀홀 단신이 된 후 수기대사를 찾아와 힘 있는 필체로 필생으로 발탁되고, 누대에 걸친 천민의 후예 근필은 판전을 지을 대목수로 일하여 극락왕생을 꿈꾼다. 이들을 포함한 오백여 명의 필생과 각수들은 3년을 하루같이 부처님의 경전을 옮겨 적고 새기는 연습으로 보낸다.
어느 날, 중신들의 자제들이 판각불사 작업장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호부상서의 딸 가화는 장균의 늠름하고도 고귀한 기상에 끌려 연모의 정을 기르기 시작하고, 장균은 가화에게 연서를 받고도 불사를 그르칠까 염려하며 흔들림 없도록 노력한다. 호부상서의 방문을 받고 그때서야 장균과 가화의 일을 알게 된 수기대사는 필사 작업이 마치는 이틀 후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다.
한편, 대목수 근필은 미친 사람처럼 혼신의 힘을 기울여 판전 공사를 진행한다. 판각 불사를 시작한 지 6년째, 드디어 불사는 마무리단계에 이르고 장균과 가화의 결혼식이 끝난 후 필생들과 헤어지는 자리에는 근필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온 마음을 다하여 판전 공사를 해온 근필은 경판이 봉안되는 것을 지켜보다 수기대사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본문 중에서

“다들 판전 안으로 드시오.”
지운이 침통한 어조로 말했다.
백여 명의 승군이 판전 앞에 줄을 섰다. 그들은 찢어지고 피가 얼룩진 옷이나 더럽혀진 얼굴과는 달리 눈동자만은 빛나고 있었다.
“여러분, 우리는 지금 가장 욕된 순간에 처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순간을 살아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죄인은 아닙니다. 비굴하게 이 순간까지 살아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린 죄인이 되려고 비굴한 마음을 갖지 맙시다. 그 대가는 짐승 같은 더러운 죽음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 이 자리에서 이대로 성불의 길로 들도록 합시다.”
천장을 핥기 시작한 불길로부터 화기(火氣)가 끼쳐오는 장내에는 침묵만이 무겁게 쌓였다.
“여러분, 어서 먼저 가신 분들의 시신을 이리로 옮깁시다. 끝까지 지키다가 함께 가도록 하십시다.”
말없이 일어선 백여 명 승려들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둘씩 짝이 되어 시신들을 판전 안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시신과 중상자들을 다 옮겼을 때는 판전 안은 매운 연기가 맴돌이질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시신 옆에 무릎을 꿇고 둘러앉았다. 누군가가 경판본(經板本) 한 장을 빼내어 끌어안았다. 그러자 약속이나 한 듯이 그 다음 사람, 그 다음 사람이 차례로 경판본을 한 장씩 빼서 끌어안았다.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불타는 성전」중에서

“황공하옵니다, 상감마마. 그 방법이라 함은 다름이 아니오라 부인사에 봉안되었던 소실된 대장경에 걸맞거나 더 능가하는 규모로 대장경을 다시 판각하는 일이옵니다.”
상감은 약간 미간을 찌푸리는 듯하더니 등을 용상에 기대버렸다. 그리고 심드렁하게 물었다.
“어찌하여 그게 국난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인고?”
“신들이 미천하여 적의 손에 부인사가 소실되게 한 죄는 백 번 죽어 용서받을 수 없는 대죄임을 뼈에 사무치게 알고 있사옵니다. 그러하오나 불법은 본래부터 이루어지고 무너짐이 있는 게 아니오며 다만 불법이 담겨 있던 그릇이 깨졌을 따름이옵니다. 그릇이 깨지면 필연코 다시 장만을 해야 하듯 대장경 판각도 서둘러야 할 줄로 아옵니다. 특히 적들이 대장경을 공략한 원인을 규명하면 그 필연성은 더욱 절실해지옵니다. 적들이 대장경을 공략한 이유는 선대 왕 현종조(顯宗祖)에 침입했던 거란병이 그때 새긴 대장경의 법력에 밀려 물러갔음을 상기하고 바로 그 판본을 불살라 버린 것이옵니다. 그러하온즉 다시 대장경 판각 불사를 위로 어지신 상감마마와 아래로 착한 백성들의 뜻을 한데 모아 이루게 되면 그때의 거란병도 물러갔거늘 어찌 오늘의 몽골병이라고 물러가지 않겠사옵니까.”
―「강화의 밤」중에서

옆모습밖에 보이지 않는 그 처녀는 걷기를 멈춘 채 한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수기대사는 그 처녀의 시선이 어디에 고정되었는지를 알아내려고 뒤꿈치를 세웠다. 처녀가 취하고 있는 자세로 그 방향을 어림할 수밖에 없었다. 빠르게 눈길을 움직이던 수기대사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 방향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이 장균이었다. 중앙 통로를 중심으로 좌우로 각각 세 줄씩 줄지어 있었다. 그 사이사이에는 소로(小路)가 마련되어 있었다. 지금 처녀의 눈길이 머물고 있을 것으로 어림되는 방향에는 장균을 중심으로 좌우 한 사람씩, 그 뒤로 두 사람씩을 잡아 적어도 아홉은 그 범위에 들 것이었다. 그런데도 수기대사의 직감은 대뜸 장균에게 꽂히고 말았다. 결코 장균이 맨 앞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장균은 글씨 쓰기에 골몰하고 있었다.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자세로 턱을 약간 끌어당긴 모습이어서 얼굴은 감추어진 데라곤 없었다. 다만 눈꺼풀이 아래로 내려덮여 언뜻 조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그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수려하고 근엄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 「정지된 세월」 중에서

“저어……, 괴로우시더라도 며칠에 한차례씩 납시어 모두에게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의당 대사님을 찾아뵙고 설법을 받들어야 도리이오나 시간을 아끼고자 함이니 용서하여 주십시오.”
수기대사의 표정이 굳어졌다. 분명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수기대사는 울컥 화가 치밀었다. 망할 것들 같으니라구, 고분고분 말을 들어먹지 못하고 무슨 짓들을 했단 말인가. 오죽 답답하면 예까지 찾아왔을까. 혼자 그 큰일을 감당해 가느라 얼마나 신경이 탈 거라고. 그러나 수기대사는 감정을 꾹꾹 눌렀다. 제 나름대로 해결책을 강구해 가지고 와서도 굳이 전말은 묻어버리려는 근필의 후덕함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중략)
일꾼들은 날이 갈수록 근필의 앞에 머리를 숙였다. 크고 작은 기둥이며 길고 짧은 그 수없이 많은 나무토막들이 바로 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처음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아무리 작은 나무쪽이라도 손대지 말라고 당부했던 말을 상기하게 되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자기들을 무시하는 줄 알고 어지간히들 속이 뒤틀렸던 것이다.
그런데 근필이 시키는 대로 나무를 옮겨다가 세우고 걸치고 하면 딱딱 들어맞는 것이 신기했고, 자꾸 날이 지나다 보니 차츰 집 모양이 되어가는 것이었다.
― 「분수령」 중에서

추천사

목차

작가의 말

불타는 성전(聖殿)
주인 없는 땅
강화(江華)의 밤
평행선의 시발(始發)
가파른 언덕
군신기고문
정지된 세월
양지와 음지
분수령(分水嶺)
대장경

작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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