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호의 불시착
“그르르릉!”
힘찬이의 우주선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어느 별의 표면에 착륙했다. 힘찬이는 착륙하는 충격에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겨우 정신을 차린 힘찬이는 우주선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울퉁불퉁한 땅이 보였다. 힘찬이는 우주복을 입고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힘찬이는 바깥의 산소를 측정해 보았다. 다행히 산소통이 없어도 될 정도로 숨쉬기가 괜찮았다. 힘찬이는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인기척 하나 없이 고요했다.
그때였다. 무언가가 뒤쪽에서 후다닥 움직였다. 힘찬이는 소리쳤다.
“거기 누구 있어요? 나와요.”
그러자 곰돌이 인형같이 생긴 아이가 뒤에서 불쑥 나타났다.
“넌 누구니?”
“…….”
“여긴 대체 어느 별이야?”
잔뜩 겁먹은 표정의 그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힘찬이를 빤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 아이가 무척 배고파 보여서 힘찬이는 우주선에서 초콜릿 파이를 꺼내 왔다. 허겁지겁 먹는 그 아이를 바라보다가 힘찬이는 다시 물어보았다.
“여기는 도대체 어디니?”
“어디긴 어디야, 초록별이지.”
초콜릿 조각을 꿀꺽 삼키고는 그 아이가 대답했다. 그리고 힘찬이의 이름을 물었다.
“넌 이름이 뭐니?”
“쳇, 빨리도 물어본다. 나는 지구에서 온 힘찬이야. 넌?”
“난 동글이라고 해.”
힘찬이는 이 별에 떨어지게 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리고 둘은 잠자코 바깥의 울퉁불퉁한 풍경을 바라보았다. 정말 풀 한 포기 보이지 않았다.
힘찬이는 궁금한 것이 정말 많았지만 하나하나 물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 이름이 왜 초록별이야?”
“원래 이 별은 살기 좋았어. 온통 초록빛이었지. 그런데 이제 아무도 살 수 없게 돼 버렸어. 땅은 물기가 말라 다 갈라졌고, 마을 주민들은 모두 굳어 버리거나 꽁꽁 얼어붙어 버렸거든. 아마 이곳에 살아 있는 건 나뿐일 거야.”
동글이 말을 듣고 보니 이 별에서 온기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으스스한 기운만이 감돌 뿐이었다.
대체 이 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과학상식
힘찬이가 타고 온 우주선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바로 로즈마리 잎 표면을 현미경으로 1840배 확대하여 찍으면 보이는 기름주머니(oil-sac)입니다. 로즈마리는 소나무 잎처럼 뾰족한 잎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허브 식물이지요. 아마 로즈마리를 키우고 있는 친구들도 많을 텐데요. 벌레들은 로즈마리의 향기를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옛날부터 벌레들도 쫓고 집안에 향기도 나게 하기 위해서 로즈마리를 많이 키웠습니다.
그런데 로즈마리에서는 향기가 왜 날까요? 그건 바로 기름주머니가 있기 때문입니다. 로즈마리는 살짝 건드린다던가 하는 자극을 받으면 기름주머니를 터뜨립니다. 그때 기름이 흘러나오면서 향기가 납니다. 사진의 오른쪽에 기름이 흘러나와 쭈그러진 기름주머니도 보입니다.
허브
허브란 향기가 나는 먹을 수 있는 풀 종류의 식물을 말합니다. 잎, 줄기와 뿌리 등이 음식과 약에 쓰이지요. 그 종류가 무척 많은데 마늘이나 양파도 사실은 허브 식물의 한 종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