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기만 하면 다행이게 그것도 모자라 싸움질까지 하는 걸 보면 베짱이만도 못한 게 분명해.”
나리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어머니께서 두 남매를 사랑스럽게 쳐다보시면서 입을 여셨다.
“그러고 보니까 베짱이만도 못한 사람이 한 명 더 생각나는구나. 얼마 전에 시장에서 들은 이야긴데, 술에 취한 한 젊은이가 떠내려가는 술병을 건지려고 강물에 뛰어들었다가 죽은 일이 있었다는구나. 에구,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지.”
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엄마,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어요. 몇 해 전에 장애자 네 명이 자신들의 신체적 결험을 이겨 내고 대한해협을 헤엄쳐 건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런 사람들이 있는 한 세상이 어떻게 되지는 않을 거라고요.”
생각해 봅시다
이 세상에는 개미처럼 일해도 여전히 못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반면에 그렇게 일을 하지 않아도 잘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나리는 세상이 아무리 공평하지 못하다 할지라도 개미처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한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주위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그리고 여러분 자신이 세상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1장 「풀리지 않는 문제」 중에서
“에이, 그건 옛날 시골 얘기잖아요. 요즘은 시골도 그렇지 않다고 하던데요.”
기오의 말에 아버지께서 고개를 저으면서 다시 말씀하셨다.
“아빠 말이 시골 인심이 도시보다 좋다는 게 아니라, 요즘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서 말한 거야. 지금은 옛날보다 먹을 것도 많고 생활도 편리해졌지만, 옛날보다 인심이 훨씬 사나워졌고 서로를 의심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커졌다고 볼 수 잇거든. 혹시나 누가 나에게 해를 끼치지나 않을까 해서 저마다 마음의 문을 꼭꼭 닫아 걸고 있다고나 할까?”
생각해 봅시다
시골 인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지금은 옛날보다 살기는 좋아졌지만 인심이 사나워지고 서로를 의심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커졌다고 합니다.
왜 요즘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닫게 되었을까 그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옛날 우리 조상들에게서 배울 점을 말해 보고,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보세요.
―3장 「도시의 못난이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