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그럼 사람들이 할아버지 앞에서 자신은 무지하다고 고백하면 무척 통쾌하시겠네요?”
기오가 소크라테스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렇지 않단다. 나는 사람들을 망신 주기 위해서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진리에 도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란다.”
“진리요?”
“그래, 진리! 올바른 진리를 얻는 사람만이 인간답게 사는 법을 알게 되기 때문이지.”
“그렇지도 않던데요. 도덕 시험 100점 받아도 나쁜 짓하는 아이를 본 적이 있거든요.”
“내가 말하는 진리란 머리로 알고만 있는 진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말하는 것이란다.”
“아, 그러니까 언행일치를 말씀하시는 거로군요.”
“그렇지. 알고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은 그것이 참 지식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아이를 낳는 것을 도와주는 산파처럼, 젊은이들이 진리를 낳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거란다.”
“그게 바로 산파술이라는 거군요.”
노마는 아까 백과사전에서 본 것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럼 반문법이라는 건 뭐예요?”
기오도 생각난 듯 물어 보았다.
“아까 대화하는 것을 보았지? 상대방이 자신의 무지를 깨우칠 때까지 계속해서 되묻는 것을 반문법이라고 하지.”
“아하!”
기오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꼬르륵.”
그때 기오의 뱃속에서 소리가 났다.
“하하하, 배가 고픈 게로구나. 뭐가 있을지 모르겠다만 우리 집으로 가 보자구나.”
소크라테스는 노마와 기오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했다.
_ 서양철학 1권 『달려라 플라톤』 중 ‘너 자신을 알라 - 소크라테스’
“칸트 아저씨가 왼발과 오른발을 규칙적으로 앞으로 내딛으며 먼저 말을 꺼냈다.
“그래, 네가 궁금해 하는 것이 뭐지?”
노마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너무 오랜만에 시간 여행을 해서인지 아직 얼떨떨했기 때문이었다. 칸트의 걸음걸이에 맞춰 종종 걸음을 걷는 것도 은근히 숨차는 일이었다. 잠시 숨을 가다듬은 노마는 드디어 질문했다.
“네, 전 지식에 대해 알고 싶어요.”
칸트는 계속 걸어가며 말했다.
“지식이라고? 더 쉽게 이야기해 주겠니?”
“그러니까…… 우리의 지식이 어떻게 생기는지 알고 싶어요.”
“아하, 그래서 너를 내게로 보내셨구나. 그게 바로 내 철학의 첫 번째 주제지.”
노마가 얼른 덧붙였다.
“제 친구 나리는, 지식은 우리의 경험이 모여 이루어진대요. 그런데 동민이는 인간의 생각하는 힘, 즉 이성이 있어서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해요. 도대체 누구의 생각이 옳은 거지요?”
“나는 어느 한 쪽만이 옳다고 보지 않아.”
“그럼 둘 다 틀린 주장인가요?”
“꼭 그런 건 아니야. 하지만 두 입장 모두 종합해야 할 점이 있어.”
“종합을 해야 한다고요 ?”
_ 서양철학 2권 『날아라 칸트』 중 ‘경험과 이성의 조화 - 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