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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간절히 그리운 날에 헛헛한 마음을 위로하는
감성 시인 최돈선의 사람과 사랑, 그리고 인생!

저자
최돈선 지음
출간일
2011년 10월 20일
면수
132쪽
크기
134*212
ISBN
9788965743248
가격
12,800 원
구매처
교보문고 교보문고 알라딘 알라딘 YES24YES24

책소개

“최돈선, 나는 그가 그의 시를 감추어두고 사는 것만은 불만이다.
아름답고 눈물겨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나누어 가질수록 좋은 법이다”
- 이외수


간절히 그리운 날에 헛헛한 마음을 위로하는
감성 시인 최돈선의 사람과 사랑, 그리고 인생!


가을은 깨어 앉아 책을 읽거나 편지를 쓰기에 알맞은 계절 가을, 책을 곱씹고 또 곱씹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은 옮겨 적어보기도 하는 이 눈부신 날에 어울릴 만한 시집이 출간됐다.
1969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시 「봄밤의 눈」으로 등단한 이후 묵묵히 작품 활동을 해온 시인 최돈선이 차곡차곡 쌓아온 서정시 가운데 직접 선별한 88편을 모은 서정시집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는 내면의 고독, 사랑, 관계 등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인간의 공통 정서를 소재로 하여 동시대 사람들뿐만 아니라, 젊은 연령층의 독자들에게까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만한 책이다. “그래, 너는 쓸 수 있을 거다. 그 말 한 마디가 나를 소설가로 만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오랜 지기인 소설가 이외수가 펜화를 곁들여 시의 맛을 더해 소장본으로서 손색이 없다.
<1부 사랑하는 사람들은 비가 되어 온다>는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엮은 것으로, 상대를 향한 절절한 감정을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심정을 묘사한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를 비롯하여 아련한 그리움을 엷은 아지랑이에 빗댄 「아지랑이」 등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2부 어깨가 쓸쓸한 사람끼리 눈 맞춰 한 줌 메아리로 부서지리라>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가 물씬 풍겨나는 시들을 모은 부분으로 저마다 고독한 사람들을 섬에 비유한 「섬」, 이제는 화석이 되어버린 영원한 시간의 풍경을 담아낸 「백 년 동안의 그네타기」 등이 수록되어 있다. <3부 어머니 이제 우리는 밥 잘 먹고 잠 잘 자요>에서는 어머니, 할머니, 동생 등 가족의 애틋한 정을 소재로 한 시들을 모았다. 밥에서 모락모락 자라나는 풀을 보며 어머니를 추억하는 「밥풀」, 세상에 자꾸만 지쳐가는 누이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가수」 등의 시가 저마다 향수를 품고 지내는 사람들의 마음을 가만가만히 어루만져 준다. 마지막 <4부 스무 날 책을 읽어도 모르겠어>에는 시인으로서 겪는 산고와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치열한 고민들이 담겨 있다. 아직은 보잘 것 없는 자신의 능력을 고백하는 「스무 날 책을 읽어도」와 삶에 대한 부끄러움이 잘 드러난 「그림자 일기」 등이 이러한 시인의 의식을 잘 나타내고 있다.
“먹다 남은 술병은 시이다”라고 나지막이 고백하는 시인 최돈선의 작품들은 소주 한 잔 걸치며 달고도 쓴 인생살이를 풀어내기에 적당한 가을날,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전어만큼이나 매력적인 양식이 될 것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지금은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는 얼굴이 / 비 오는 날 파밭을 지나다 보면 생각난다. / 무언가 두고 온 그리움이 있다는 것일까. / 그대는 하이얀 파꽃으로 흔들리다가 / 떠나는 건 모두 다 비가 되는 것이라고 / 조용히 조용히 내 안에 와 불러보지만 /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 망설이며 뒤를 돌아보면서도 / 입 밖에 그 말 한 마디 하지를 못했다. / 가야할 길은 먼데 / 또 다시 돌아올 길은 기약 없으므로 / 저토록 자욱이 비안개 피어오르는 들판 끝에서 / 이제야 내가 왜 젖어서 날지 못하는가를 / 알게 되었다. / 어디선가 낮닭이 울더라도 새벽이 오기에는 / 내가 가야 할 길이 너무 멀므로 / 네가 부르는 메아리 소리에도 / 난 사랑이란 말을 / 가슴 속으로만 간직해야 했다.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전문

바다의 왕자였던 조기 한 마리가 굴비 두름으로 엮인 채 어느 구석진 곳간에 걸려 있다. 하나 둘씩 끈에 엮여진 굴비들이 모두들 빠져나간 뒤, 맨 마지막 끝에 남은 이 굴비를, 주인은 까마득히 잊은 듯, 햇살 희미한 어둔 곳간에서, 백 년 동안을 말라 있다. 그러나 굴비는 이따금씩, 바람이 불 때마다 아주 조용히, 마른 몸 흔들어 그네를 탄다.
이 굴비의, 백 년 동안의 고독한 그네타기. 바람만 알맞게 불어준다면, 굴비는 자신을 엮은 끈이 삭아서 끊어질 때까지, 그네타기를 계속할 것이다. 그네를 타면서 그는, 화석이 된 먼 바다의 파도소리를 귀담아 들을 것이다.
―「백 년 동안의 그네타기」 전문

밥에서 풀이 돋기 시작하는구나. // 바람을 일으키는 자 있어 / 밖에다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어머니 / 밥상에 앉아, 모락모락 김 솟는 밥상머리에 앉아 / 어머니 / 밖에다 귀 기울인 채 밥에게 말하네. // 이제 풀이 돋으면 어쩌지? / 네 언제 자라, 나락을 까불어 먹겠느냐? / 한참 동안 어머닌 / 부엌 뙤창으로 스며드는 햇살 받으며 / 보살처럼 앉아 있는데 / 따뜻한 밥은 해가 져도 김이 스러지지 않을 것 같다. / 밖엔, 모래알 쓸리는 봄 / 그게 꼭 밥알이 날아다니는 것만 같아 / 나조차 바깥에 귀를 기울이는데 // 거기, 어머니의 기억들이 몽땅 쓸려가 버리는데 / 난 어쩌지? / 이제 밥에 풀이 돋기 시작하는데...
―「밥풀」 전문

씨알 하나가 저토록 아름다운 절망을 / 피워낼 수 있다니 / 난 스무 날 책을 읽어도 모르겠어. / 보랏빛으로 잠들 수 없음을 / 모르겠어. / 영혼이란, 악마가 만들어낸 작은 벌레야 / 라고 하더라도 / 아직은 무엇 하나 지울 수 없으매 / 호박잎에 모인 빗방울이 왜 그리운 건지 / 모르겠어. / 스무 날 책을 읽어도 모르겠어.
―「스무 날 책을 읽어도」 전문

추천사

목차

발문 바다엽신•22

제1부 사랑하는 사람들은 비가 되어 온다
바람 부는 날|그날|달|그리워 부르면|가다가|엽서|울림|아픈 손톱처럼 사랑했으나|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아직도 그대를 잊지 못하는 뜻은|미루나무 강변|춘천호|함박눈|사랑아 어쩔 수 없네|아지랑이|불타는 사랑
바다엽신•11

제2부 어깨가 쓸쓸한 사람끼리 눈 맞춰 한 줌 메아리로 부서지리라
친구여|돌아누워 잠들면|편지|허수아비|겨울 햇볕을 쬐며|강릉 겨울바다|내촌강|섬|하얀 비늘의 강|가을밤|샘밭|쓸쓸하니까|바람꽃|갈대|잎새|벌판|러시아는 죽는다|목숨•하나|늑대|목숨•둘|백 년 동안의 그네타기|밤의 가지엔|새|강남으로 가서
바다엽신•12 바다엽신•18

제3부 어머니 이제 우리는 밥 잘 먹고 잠 잘 자요
가을산|어머니|여름뜨락|햇비|텅 빈 공원|밥풀|전설|웅덩이|가수|나도 닭과 같이|종|고인돌|한국인|길
바다엽신•2

제4부 스무 날 책을 읽어도 모르겠어
삶|시점|깨어 있는 감옥|청평사 길|스무 날 책을 읽어도|우린 모두 강으로 간다|투명한 유리지붕의 새|칼을 갈며|감방|고래|바다 저쪽|누워 있는 꽃|그림자 일기|사람들|고해|가을꿈|웃음|겨울나무 그림자|들불|산문|로트레아몽|강으로 가는 길|호드기|시인|억수네|허수아비 사랑|소나무 냄새|늙음
바다엽신•40

시인에 대하여| 누가 그를 사랑하나 _이외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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