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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뜨면 없어라

눈뜨면 없어라

안타깝고 아리고 지독하게 그리운 김한길 젊은 날의 일기

저자
김한길 지음
출간일
2011년 10월 10일
면수
432쪽
크기
127*187
ISBN
9788965743231
가격
13,800 원
구매처
교보문고 교보문고 알라딘 알라딘 YES24YES24

책소개

독자들이 먼저 찾아 읽고 전설처럼 전해준 젊은 날의 방황과 고뇌
3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한결같이 우리 곁을 지켜온 독특한 이력의 에세이
작가 김한길, 청춘의 또다른 고민 「병정일기」 수록

이렇게/웃기는/슬픈/아름다운/고백은/없었다!
안타깝고 아리고 지독하게 그리운 김한길 젊은 날의 일기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2,000회 이상 포스팅되며 독자들을 감동시킨 바로 그 책!


밀리언셀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방송인으로 다방면에서 인상 깊은 활동을 펼쳤을 뿐 아니라 국회의원으로 더 많은 이들이 더 행복한 세상을 꿈꿔온 작가 김한길. 그 젊은 날의 고뇌와 감성이 고스란히 담긴 혼돈스럽고도 치열한 청춘의 고백 『눈뜨면 없어라』가 2011년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전체 18장 198편의 글이 담긴 『눈뜨면 없어라』는 청년 김한길이 1981년 6월 미국으로 건너간 뒤 첫해 동안인 1982년 7월까지 기록한 일기로, 1982~1983년에 《문학사상》에 1년여 동안 연재된 후 1983년 『미국일기』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이후 1993년 『눈뜨면 없어라』로 개정 출간되어 30만 부 이상 판매되며 14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아 2006년 개정판이 출간된 바 있다. 2011년 감성적인 일러스트를 가미한 제3판은 작가 김한길이 처음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된 「병정일기」를 수록해 소장가치를 높였다. 해냄출판사의 기출간 베스트셀러 개정출간작업의 일환으로 준비된 『눈뜨면 없어라』의 개정 출간은, 200만 부 이상 판매된 장편소설『여자의 남자』(전3권)와 2012년 미발표작들의 신간 출간까지 이어질 ‘김한길 작가 재발견’ 기획의 첫 번째 책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
소설가 김주영이 “김한길의 에세이들이 우리 문학사에 한 독특한 경지를 개척한 작품으로 평가받을 만큼 독보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 바 있듯, 쉬운 문체 속에 담긴 뛰어난 통찰력, 사물의 배후를 꿰뚫어보는 명쾌한 투시력, 그리고 암울하고 무거운 삶의 순간까지 경쾌하게 처리하는 리듬감이 빛나는 그의 일기체 에세이는 일기라는 형식이 가진 문학적 가능성을 끝까지 밀고 간 매우 실험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 흔한 광고 없이도 3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눈뜨면 없어라』는 젊은 날의 화려하고 행복했던 시절의 이야기인 동시에 가장 힘들고 막막했던 시간의 흔적으로, 군대에서 쓴 「병정일기」때문에 야반도주하듯 미국으로 떠난 작가의 이민생활이 담담한 필치로 솔직담백하게 그려져 있다. 독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등에 2천여 회 이상 포스팅되며 사랑받은 이 책에 대해 독자들은 “미래가 불안한 20대를 살고 있는 내게, 교훈과도 같은 책. 그래서 나는 현재의 작은 기쁨과 값싼 행복을 무시하면서 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네이버 블로그의 데이지 님)”, “간결하지만 읽는 사람의 가슴을 시원하게 관통하는 절제된 표현이 일품이다. 나는 이 책이 ‘담백하다’는 말이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한다(파란 블로그의 뫼달 님)” 등 찬사를 보냈다.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진솔한 감상과 철학적이며 문학적인 사색으로 삶의 순간 순간을 경쾌한 리듬으로 그려낸 『눈뜨면 없어라』를 통해 독자들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작가 김한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며, 청춘의 고뇌와 번민을 관통해 온 작가의 모습에서 방황과 함께 맛보게 되는 삶의 진실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창 아래로 서울의 지붕들이 조그맣고 더 조그맣게 보였다. 그 속에서 그렇게도 못 견뎌하고 울분하고 체념하면서 빙빙 맴돌았던 내 나라의 좁은 땅, 내 젊은 날의 우울한 기억들이 여기저기 꿈틀대는 도시, 나를 화나게 했던 착한 사람들의 바보 같은 표정, 사랑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한 줄로만 알았던 그것들이 갑자기 나를 안타깝게 하였다.
나는 알지 못했었다. 이별이 때로 값진 것은 새것들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헤어지는 헌것들과의 새로운 만남이 시작되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이별은 또다른 재회이며, 그래서 이별은 그리움을 키우는 높은 이자의 빚이라는 것.
―<4 이별> 중에서

우리는 물론 숱한 역겨움과 울화를 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말은 울화나 역겨움보다 조금은 더 깊은 세상에 대한 애정을 소유한 이들에게만 허락되는 이야기인 것 같다. 사실 어떤 때의 세상이란 참 아름답기도 한 것이다.
개나 고양이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건 인간에 대한 모욕이라던 사르트르.
개들은 신에 대한 토론 따위로 나를 구역질 나게 만들지 않는다던 휘트먼의 시구.
인간에 대하여 알면 알수록 개를 더욱 사랑하게 된다는 발자크의 말.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그건 아마도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고 긍정적인 체념을 터득하게 되었다는 소리는 아닐까. 나 이외의 타인을 사랑한다는 일이 의무감으로 다가올 때 우리는 퍼뜩 발작을 일으키곤 하지. 저 발자크처럼. 6. 30. 土
―<44 위로> 중에서

각오, 새로운 각오라는 말, 지겹게 들어온 말. 나는 그 말을 들으면 무서운 가미카제가 생각난다. 지도자와 교육과 새로운 역사가 어김없이 요구하는 말―새로운 각오.
긴장하지 않고, 나를 다그치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하나도 유보시키지 않고, 어려움이나 불안을 예감하지 않고―아무것도 각오하지 않고 딱 일 년만 살아보고 싶다. 아니면 딱 한 달만이라도.
어머니의 생일에 부쳐드렸던 백 달러가 어머니의 편지와 함께 되돌아왔다.
늙은 엄마―슬픈 단어다. 9. 16. 水
―<90 자유> 중에서

내 인생이 나무라면 좋겠다. 이렇게 자르고 저렇게 맞추면 그 꼴이 드러나는 나무판자라면 좋겠다. 책상이 될지 금고가 될지 아직은 모른다. 어쨌든 나는 거기에 니스나 페인트를 칠하지는 않겠다. 그냥 진흙을 문대어 그 무늬나 선명히 드러나도록 할 테다.
몸이 고되니까 신경질만 솟는다. 나는 건들거리며 헬레레대며 여유작작하게 살고 싶은데 어쩌자고 눈이 자꾸만 충혈돼 버리는지 모르겠다. 가미카제 특공대원처럼.
우리 한길이는 해낼 것이다―라고 어머니는 편지에 썼지만, 아, 나는 졸지 않고, 돈 계산을 착오 내지 않고, 월요일 아침까지 잘 견디어낼 수 있을 것인가. 12. 19. 火
―<140 책상> 중에서

부장은 사람들에게 ‘LA에서 새로 온 김한길 기잡니다’ 하고 나를 소개했다. 그러면 나는 ‘잘 부탁합니다’라고만 하면 되는 거였다.
나는 그들에게, 내가 LA의 주유소에서 밤일을 하다가 왔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햄버거 집에서 쿡헬퍼로 있었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쿡헬퍼로 일하기 위해서는, 약혼식 때 맞춘 흰 와이셔츠에 기름을 잔뜩 묻혀야 했다는 사실도 물론 말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혹시나 그들이 잘못 알고, 내가 출세한 것으로 생각할까 봐. 3. 16. 火
―<178 출세> 중에서

병정들은 나를 반겨주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행정반에서 간단한 전입 수속과 교육을 받고 나오자 그들이 나를 에워쌌다.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질문을 받아보기는 처음이었다.
“집이 어디야?” “서울입니다.” “서울이 전부 니 집이냐?” “아닙니다. 동작구 흑석동 60의 38홉니다.” “사회에선 무얼 했나?” “학교 다니다 왔습니다.” “어느 학교야, 임마.” “누나 있나?” “애인 있어?” “아버지 직업이 뭐야?” “새끼 꼴 줄 아나?” “술 잘 마셔?” “축구 잘해?” “계집은 몇 개나 따먹고 왔어?” “처녀도 있더냐?”
그중 가장 고참인 듯한 병장 하나가 모두를 조용히 시키고 나를 자기 앞에 불러세우더니 “어디 이놈 얼마나 똑똑한가 보자”라고 했다.
―<부록: 병정일기 19>

무엇인가 도둑질을 당했을 적에는 그런 기회를 만들어준 당사자와 훔친 자 서로에게 반만큼씩 잘못이 있다는 말이 옳다면, 지난밤 내 지갑 속의 돈을 딱 절반만 훔쳐간 친구는 아무 죄도 없는 놈이다.
자기 죄만큼의 돈인 절반은 훔쳐가지 않았고, 내 잘못만큼의 절반만 가져가 버렸으니…….
돈의 반을 잃고 죄의 전부를 범한 나는─어찌할까.
아침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쉴 사이 없이 떠벌리는 조롱과 비웃음과 농담들 모두가 갑자기 막 허무해져 버렸다.
우리는 사람을 아쉬워하지만 사람을 안타까워하지는 않는다. 남모를 사소한 일로 혼자 웃고 울 줄 알지만 우리는 열광할 줄을 모른다. 통곡할 줄을 모른다. 살아 있으면서 무감각한 것처럼 가여운 것이 또 있을까.
―<부록: 병정일기 26>

추천사

목차

|작가의 말| 얼보이는 거울 앞에서

하늘에서 엿본 당신들의 꿈
쌍무지개가 뜨는 활화산
불자동차가 질주하는 천사들의 도시
세 마리의 개가 필요한 사람들의 축제
어스름의 바이올린 소리
멀고 먼 환상의 나라
구월의 독백
밤기차 속의 사람들
사과를 생각하며
겨울이 오면
보이지 않는 이자벨라 호수
새야 어디로 가니
굴뚝 청소부의 꿈
잃어버린 사람들
샌프란시스코에선 머리에 꽃을
홀로 시작하는 새벽
따뜻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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