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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메뉴첩

그녀의 메뉴첩

사랑을 통해 슬픔을 잊고, 요리를 통해 아픔을 치유하는
열다섯 커플의 새콤달콤 레시피 퍼레이드

저자
가쿠다 미쓰요 지음 / 신유희 옮김
출간일
2007년 04월 25일
면수
224쪽
크기
147*202
ISBN
9788973378425
가격
10,000 원

책소개

사랑을 통해 슬픔을 잊고, 요리를 통해 아픔을 치유하는
열다섯 커플의 새콤달콤 레시피 퍼레이드


사랑이 떠나고, 사랑이 지겹고, 사랑이 그립고, 사랑이 무섭지만, 어느덧 ‘요리’라는 매개체로 사랑을 깨닫는 사람들. 사랑 한가운데 놓인 열다섯 명의 주인공들의 기쁨과 슬픔, 분노와 즐거움을 담은 가쿠다 미쓰요의 연작 소설이 출간된다.
사랑을 잃고 자신만의 특별한 식탁을 준비하는 교코, 매일 반복되는 가사와 육아에 지친 아내를 위해 저녁을 준비하는 겐이치, 오랜 시간 마음의 빚을 안고 살아온 엄마에게 뜻밖의 선물을 보내는 아키라, 거식증에 걸려 하루하루 메말라가는 동생을 위해 깜짝 요리를 계획하는 나오야, 아내를 추억하며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그리운 맛에 도전하는 아키오……. 이렇게 소설 『그녀의 메뉴첩』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독특하면서도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다.
2005년 『대안의 그녀』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가쿠다 미쓰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소통’에 대해서 깊이 통찰하는 작가다. 『그녀의 메뉴첩』에서도 누군가와 진정으로 소통하기를 원하는 인물들이 요리를 통해 관계를 이어간다. 어떤 요리든 거기에는 누군가에 대한 생각이 있거나 자기 자신을 위해 요리를 마련하는 사람이 있고,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하얀 김을 바라보며 행복해 하는 사람도 있다. 힘을 주는 요리, 위안이 되는 요리, 사랑과 함께 시작되는 요리, 소중한 관계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요리처럼 요리 하나로 상처를 치유 받고 마음이 풍요로워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요리고 기억에 남는 선물이다.
또한 첫 번째 이야기에서 주인공 교코의 친구로 등장한 게이는 두 번째 이야기에서 주인공이 되고, 두 번째 이야기에서 게이의 친언니로 등장한 에리는 세 번째 이야기에서 주인공이 되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방식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환기시킨다. 가쿠다 미쓰요는 열다섯 작품을 마무리하는 글에서 요리를 통해 자신의 어머니와 자신의 관계가 맺어졌음을 들려주면서 사람을 잇는 연결고리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전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추억을 떠올리거나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매개체를 간직한다. 그것은 요리일 수도 있고, 향기나 풍경, 색깔 같은 감성이나 기억일 수도 있다. 각 소설의 끝에 자리잡은 레시피들은 이런 역할을 한다. 소설 속 인물들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여러 이국적인 요리 레시피들은 소설을 눈으로 읽고 혀로 맛보게 해 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가슴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할 것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교코는 문득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고헤이와 보낸 4년간은 이 양고기 스테이크 같은 것이었다고. 둘 사이에 오고 간 말들, 함께 웃었던 사소한 일들, 함께 나눈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서로를 생각한 시간들, 함께 바라본 광경들, 돌려가며 읽은 소설의 한 구절이 전부 천천히 소화되어 나의 영양분이 되고 에너지가 되었다. 그 기억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내 안에 있다. 계속 남아 있다.
억지로 잊을 필요는 없다. 지워 없앨 필요는 더더욱 없다. 왜냐하면 나는 얻으면 얻었지 잃는 일은 없으니까. 두툼한 양고기 스테이크를 세 점 먹었을 때쯤, 포만감이 밀려왔다. 접시에 남은 뼛조각을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이 쓸쓸함도, 양고기처럼 꼭꼭 씹어서 맛보아야 한다. 그것조차 나에게 영양분이 되기 때문에.
―<1장 사랑이 떠났다> 중에서

우리에게도 행복한 추억이 있었다. 큼직한 찜통에서 쪄지는 둥그런 호박, 케이크처럼 잘라낸 조각들. “아싸! 보물단지다”라며 신이 나서 떠들던 어린 아키라. 그래, 대학생이 되어서도 부엌에서 냄비를 들여다보며 그애는 “아싸!”라고 소리쳤지. 아들은 내가 만든 요리를 기억해 주고 있다. 그 맛을 알아주고 있다. 나와 지낸 시간을 오롯이 품고 있다. 우리에게도 분명 반짝이는 황금빛 시간들이 있었다. 모모코는 능숙하게 코르크 마개를 따고 글라스를 꺼내 와인을 따른다. 먹다 만 저녁밥, 레토르트 소스를 뿌린 파스타에 눈길을 주며 생각한다.
‘그래, 내일은 오랜만에 뭔가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들자.’
허공을 향해 글라스를 들어올리며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건배.”
―<4장 추억으로 가는 출구> 중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
나츠미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느닷없이 말을 꺼냈다.
“나보다 한 학년 위의, 마스부치라는 사람. 비밀이야, 오빠한테만 말하는 거니까. 하지만 그 사람, 여자 친구가 있어. 그 여자 애가 예쁘거든. 모델 같아. 다리도 늘씬하고 배도 납작해.”
확실히 나츠미의 피자는 동그란 원 모양이 제대로다. 나오야는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잘 만들 수 있는 법인가 보다, 라고 생각한다.
“고백이니 사귄다느니 하는 일은 있을 수 없겠지만, 그 여자 애를 보니까 그냥 나 자신에게 혐오감이 드는 거야. 나도 예뻐지면 말 정도는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뒤로 입맛을 잃게 됐어.”
오븐에서 전자음이 울리고 예열이 완료되었음을 알린다.
입 끝에 토마토소스를 묻힌 채 나츠미가 말한다. 나오야도 손을 뻗었다. 뜨끈뜨끈한 피




자 한 조각을 입에 넣자 바삭하게 구워진 생지와 적당히 새콤한 토마토소스, 세 가지 치즈의 진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7장 거식증 소녀> 중에서

‘헤어지는 게 낫지 않을까.’
스미코는 음식 취향이 다른 남자와는 절대 사귀지 않겠노라 선언했던 자신을 씁쓸한 심정으로 떠올린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역시 헤어지는 게 낫겠어’와 ‘이 정도로 헤어지다니’ 사이를 오간다.
스미코는 노조무가 그릇에 덜어준 건더기에 조미국물을 얹어 조심조심 입으로 가져간다. 그리고는 두 눈이 왕방울만 해진다. 정체불명의 냄비요리가 의외로 맛이 있었던 것이다. 스미코는 냄비 속을 들여다보며 생각한다.
‘아직은 괜찮은지도 모른다.’
나와 이 사람, 음식 취향은 다르지만, 신기하게도 맛있는 것을 합작할 때도 있다. 그렇다면 좀더 서로의 차이를 즐겨볼까.

―<12장 너와 함께 해서 좋아> 중에서

추천사

목차

첫 번째 메뉴|사랑이 떠났다
recipe_ 화려한 프랑스식 풀코스

두 번째 메뉴|밖의 소풍
recipe_ 따끈따끈한 중국식 지마키

세 번째 메뉴|가끔은 일탈을 꿈꿔도 좋아
recipe_ 상큼한 미트볼 스튜

네 번째 메뉴|추억으로 가는 출구
recipe_ 달착지근한 단호박 찜

다섯 번째 메뉴|잘난 내 남자친구에게
recipe_ 소박한 매실장아찌

여섯 번째 메뉴|혼자여도 괜찮아
recipe_ 매콤한 태국 요리

일곱 번째 메뉴|거식증 소녀
recipe_ 말랑말랑한 치즈 피자

여덟 번째 메뉴|최악 따위 밟아버려
recipe_ 진한 국물의 손우동

아홉 번째 메뉴|게으른 연인을 위한 충고 recipe_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송이버섯밥

열 번째 메뉴| 초스피드 실연
recipe_ 부드러운 슈거볼 쿠키

열한 번째 메뉴|세상을 떠난 그녀와 만나는 법
recipe_ 훈훈한 전골

열두 번째 메뉴| 너와 함께해서 좋아
recipe_ 예측불허의 맛, 만두 냄비

열세 번째 메뉴|길을 잃어버렸어
recipe_ 일 년에 한 번 만드는 생선말림

열네 번째 메뉴|그가 지겨워졌을 때는
recipe_ 칼로리를 낮춘 그라탱

열다섯 번째 메뉴|그래도 너만을 사랑할게
recipe_ 푸릇푸릇한 초밥

작가의 말... 요리와 나, 그리고 어머니
옮긴이의 말...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맛있는 메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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