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기본 개념과 각종 제도 및 뜨거운 사회적 이슈까지,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현대 정치학의 모든 것!
급식 시간에 반찬이나 밥은 어떻게 배식하면 좋을까? 어느 날 반찬으로 불고기가 나왔다 치자. 그럼 불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많이 주어야 하나, 아니면 누구에게나 똑같이 줘야 하나? 몸집이 큰 사람에게 밥을 더 많이 줘야 하나, 아니면 몸집이 작은 학생에게 많이 줘야 하나? 급식 먹는 순서는? 번호대로 할까, 도착한 순서대로 할까, 아니면 배고픈 순서대로 할까? 아침식사를 거른 사람이 있다면 먼저 먹게 할까?
규칙을 정하지 않으면 이런 문제들 때문에 급식 시간마다 혼란과 다툼이 일어나기 쉽다. 이럴 때 정치가 나타난다. 학생들마다 원하는 방식이 다를 테니 가능한 한 모두 반영하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급식 먹는 순서를 한 가지로만 고정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바꾸어가면서 누구나 한 번은 먼저 먹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할 수도 있다. 이 결정에 모든 학생이 만족하지는 않더라도 일정한 규칙에 따라 급식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다.
한 번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영원히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이 바뀌면 추가로 더 규칙을 만들거나 아예 새로운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이런 일은 정치에서 늘 반복된다.
- <1장 알고 보면 재미있는 정치> 중에서
과거에는 부모가 자식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식으로 정치 지도자가 바뀌었지만, 암살이나 혁명을 통한 교체 사례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다. 권력자를 쫓아내거나 협박해서 자리를 내놓게 만들기도 했다. ??삼국지??에서 조조는 황제와 황제의 가족에게 겁을 주어황제가 물러나게 하고 결국 그 자리를 빼앗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세조가 강압적으로 조카인 단종을 임금 자리에서 쫓아낸 적이 있다.
민주주의에서는 그러한 방식이 허용되지 않는다. 지도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암살을 하거나 협박해서 물러나게 할 수는 없다. 임기가 정해져 있으니 일단 그 임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물론 파면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정해진 법과 절차를 따라야 한다. 그 과정이 지루하고 힘겨운 일 같아 보이지만, 사실 민주주의의 위대한 힘은 바로 거기에 있다.
민주주의는 최선의 인물이 권력을 잡아 최대의 선을 실현하도록 하는 제도가 아니다. 물론 이상적으로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잡더라도 마음껏 악행을 저지르지 못하게 막는 제도에 가깝다.
- <2장 우리가 몰랐던 민주정치의 겉과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