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섭 교수가 들려주는, 평범한 일상이 시가 되는 순간들
누구나 저마다 반복되는 일상의 무게를 견디고 있다. 하지만 어제와 다를 것 없이 펼쳐지는 하루 속에서 새로움과 환희를 마주하기 위해서는 보다 섬세한 시선, ‘시의 눈’이 필요하다.
『백석의 맛』, 『시는 노래처럼』 등 확장된 방식의 시 읽기로 언론의 주목을 받아온 소래섭 교수(울산대 국어국문학과)가 삶을 해석하는 시 에세이『우리 앞에 시적인 순간』을 출간한다. 출퇴근길처럼 반복되는 일들과 텔레비전, 라디오, 옷 등의 사물들, 가족 친구 이웃 등 매일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 사이에도 시 정신[詩心]이 있음을 한국 현대시 80여 편을 예로 들어가며 감성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2014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24회에 걸쳐 《고교 독서평설》에 <시로 둘러싸인 하루>라는 코너로 연재한 원고를 수정?보완하고 1편을 더해 25편의 글로 완성했다. 우리 모두가 “인생이 이미 시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는 저자는 시와 만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훨씬 깊고 풍성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경이로울 것이라곤 없는 시대에/ 나는 요즈음 아침마다/ 경이와 마주치고 있다’는 김종길의 시를 인용하며 해가 떠오르고 잠에서 깨어나는 아침은 누구나 맞이할 수 있지만 ‘세상이 새롭게 창조되었음을 알게 되는’ 진정한 아침은 ‘시의 눈’을 가진 이에게만 허락되는 특별함이라고 말한다. 구두를 잃어버린 평범한 경험에서 자유와 억압,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텔레비전을 통해 삶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말하는 사고의 흐름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삶은 단순히 보이는 것보다 훨씬 넓고 깊음을 깨닫게 된다.
총 5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보는 법을 다룬 1장 ‘시인의 눈으로 깨어나기’부터,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삶의 진실을 조명한 2장 ‘숨은 얼굴을 찾아서’, 시어의 맛을 포착한 3장 ‘아름다움의 표현’, 살아가며 맺는 수많은 관계를 이야기한 4장 ‘지금 혼자인가요’, 이타적인 마음과 사랑의 가치를 말한 5장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순간’까지 삶의 다양한 층위를 비추고 있다. 매 글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시’를 그 이유와 함께 세 편씩 추천하였고, 도서 말미에 작품 출처를 수록하여 이 책을 덮은 뒤에도 독자들이 시를 찾아 읽을 수 있게 했다.
일상의 사소함 속에도 시가 깃들어 있음을 알려주는 이 책은, 저자가 선정한 아름다운 시와 더불어 누구나 삶 속에서 자신만의 시를 발견하도록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