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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코 세상에 순종할 수 없다

나는 결코 세상에 순종할 수 없다

정신의 질긴 밧줄로 시간의 발목을 묶어 놓고 그대는 집요하게 기다림을 계속하기로 한다

저자
이외수 지음
출간일
2015년 05월 20일
면수
332쪽
크기
118*188
ISBN
978-89-6574-482-5
가격
13,800 원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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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정신의 질긴 밧줄로 시간의 발목을 묶어놓고
그대는 집요하게 기다림을 계속하기로 하자

소설가 이외수, 막막한 세상을 관통하는 한 인간의 기개


특유의 상상력과 문장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문단과 독자에 충격을 준 작가 이외수의 젊은 시절 고뇌는 어떤 감성으로 채워져 있었을까? ‘트위터 대통령’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끌어안는 온화하면서도 결기 있는 조언을 하기까지 스스로 겪어내야 했던 내면의 고민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산문집『나는 결코 세상에 순종할 수 없다』는 등단 10년을 넘긴 청년 작가 이외수가 쓰다가 찢어버린 원고지 종이더미를 뒤져 찾아낸 미발표 시, 그림, 짧은 글들을 모아 펴낸 산문집 『말더듬이의 겨울수첩』중에서 이 시대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은 글들을 정리하고 최근 집필한 산문들을 추가한 원고에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 131점을 수록한 책이다.
초기 장편소설 『들개』『칼』 그리고 산문집『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에 이르기까지 이외수 작가의 문단 인생은 자칭 ‘독립군’으로 표현할 만큼 홀홀단신이었다. 누구에게 가르침을 받아 글을 쓰기보다는 자기 안에서 끌어올린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독특한 작가에게 세상은 언제나 극복해야 할 대상이고 능력을 시험당하는 막막한 광장에 다름 아니었다. ‘삶이란 무엇인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을 고민하던 작가에게 가장 절박한 것은 무엇보다 ‘어떤 글을 쓸 것인가’였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삶에 대한 태도, 여자라는 존재에 대한 고민, 세상과 사회에 대한 사색, 어딘가 있을 ‘그대’에게 보내는 메시지, 생명과 신 그리고 예술에 대한 견해, 작가로서 느끼는 창작의 고통과 번민, 가난한 작가의 눈에 비춰진 쓸쓸한 도시 풍경을 소재로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글 등이 “우리가 무엇을 미워하고 무엇을 사랑하리. 보이는 모든 것이 눈물겹고 들리는 모든 것이 눈물겨워라”, “인간은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언젠가는 인간의 손을 다시 되찾으리라고 나는 믿었다” 등의 감성적인 문장들로 펼쳐진다.
문학을 시작하고 40여 년 동안 우리 시대 기인이자 천재 작가로 불려온 작가 이외수의 고민과 기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이 책은 그 누구보다 치열한 삶의 흔적이기에,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하고 갈등하는 청년 독자들에게 방황과 고뇌의 필요성을 선사함과 동시에 진실한 행복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기를 권하기에 충분하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음악이 없는 카페에서 우리가 찾아 헤맨 것은 분실한 우리들 심연의 목소리였다. 철저하게 건조해진 공기가 탁자 위에 내려앉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카페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텅 빈 의자들이 무서운 공허를 받아놓고 있었다. 벽에는 브람스의 허이연 수염이 걸려 있었고 카운터에는 전화기 한 대가 놓여 있었다. 전화기는 고장이라는 쪽지를 목에 걸고 있었다. 주황색등은 희미하게 우리들 머리 위에 떠 있었다.
― <이제는 용서하며 지우게 하라> 중에서


기억하라.
사랑은 결코 아무것으로도 대용되지 않는다. 그것은 마음과 마음을 통해서만이 전달되는 것이다. 따라서 주는 것도 아니고 받는 것도 아니다. 서로의 가슴 안에 소중한 마음으로 간직하는 것이다.
― <내 안에 너를 가두리라> 중에서


혼자 있어도 고독하고 군중 속에 있어도 고독하다.
고독이란 누구에게나 있는 병.
나도 한때는 그 병에 걸려 자살까지 생각해 보았던 적이 있다. 하지만 결국은 치료법을 알아내고야 말았다.
고독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더 큰 고독 속으로 뛰어드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 <스러진 목숨 뒤에는 꽃이 피게 하소서> 중에서


하루 종일 노트들을 뒤적거려보았다.
내 노트 속에서 수없는 소설 나부랭이들이 꿈틀거리다가는 기진해서 나자빠지는 모습이 보였다. 봄이 되면 무엇을 좀 끄적거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잘되어질는지.
저 어둡던 겨울, 전에 없이 잦은 눈이 내리고, 나는 그 눈 속에서 굶주림을 견디는 일 하나로만 살아왔었다. 때로는 혹한의 바람이 불고, 밤이면 무시로 내 살 속을 파고드는 자살에의 충동, 눈물겨워라. 나는 아직도 살아 있구나.
그러나 내 삶 속의 그 무엇이 기대할 만하여 나는 자살하지 않고 아직까지 살아 있는가.
노트 속에 있는 글자들을 읽으면 한결같이 치기만 가득하고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문학에의 씨앗이다, 라고 느껴지는 것은 단 한 줄도 없다. 나는 그것들을 모두 양지바른 곳에다 내다 놓고 잘게 찢었다. 그리고 성냥을 그어서는 조금씩 조금씩 태워나갔다.
노트는 라면 상자 하나가 꽉 찰 정도였는데 다 태워도 재는 라면 열 그릇의 분량밖에 안 되는 것 같았다.
그동안 저 아니꼬운 세상과는 타협하지 않고 살겠다는 생각이었지만 나는 벌써 몇 번이나 타협을 했다. 내딴에는 타협이 아니라고 변명해 보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모두가 타협이었다.
― <자, 선생님 구두를 벗어주시지요> 중에서


연습을 하자.
인생의 전부가 연습이 아니던가.
다시 엎드리는 연습을 하자 그다음 기는 연습
그다음 걷는 연습
그다음 다시 뛰는 연습
그리고 마침내는 모든 것을 다시 지우고
되돌아가는 연습을 하자.
그리하여 우리들의 모든 것이 깊이 묻히고
언제든 우리가 흙이 되는 그 때에
우리들의 영혼이 이 땅에 남아 모든 돌이며
풀이며
별과 꿈의 향기를 그윽이 할 때까지.
― <이 세상 모든 것들아, 잠들지 마라> 중에서
 

추천사

목차

이제는 용서하며 지우게 하라
어느 시대 그 어떤 어둠이든 내 가슴으로 밝혀야 하는 것들
내 안에 너를 가두리라
그래도 그리운 사람 하나 있었더라
모든 인간은 피고, 세상 전체는 감옥
스러진 목숨 뒤에는 꽃이 피게 하소서
자, 선생님 구두를 벗어주시지요
이 세상 모든 것들아, 잠들지 마라
어떻게 살고 무엇이라 말하리
이 땅의 꽃들이 모두 지거든 화천으로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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