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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떨리게 하는 것들

내 삶을 떨리게 하는 것들

삶의 마디마디에 숨겨져 있는 떨림의 순간들,
그 작은 떨림이 우리의 삶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한다!

저자
한수산 지음
출간일
2001년 05월 14일
면수
256쪽
크기
223*152
ISBN
9788973373642
가격
8,500 원

책소개

나의 삶을 떨리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삶의 마디마디에 숨겨져 있는 떨림의 순간들,
그 작은 떨림이 우리의 삶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한다!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를 통해 느림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독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안겨주었던 작가 한수산이 이번에는 『내 삶을 떨리게 하는 것들』이라는 산문집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가 정신없이 앞으로만 달려가는 동시대인들에게 하나의 ‘쉼표’를 찍어주었다면 『내 삶을 떨리게 하는 것들』은 일상에 매몰되어 아무런 감동 없이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떨림’이라는 소중한 순간을 안겨주는 산문집이다.

“나의 삶을 떨리는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 떨림의 순간을 얼마나 느끼며 살고 있는가?”
이런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게 하는 한수산 산문집 『내 삶을 떨리게 하는 것들』. 작가는 우리의 삶을 흔들어놓는 것은 큰 사건이 아니라 아주 작은 떨림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떨림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보다 깊고 풍요롭게 한다는 것. 그 소중한 떨림의 순간들을 한수산은 그 특유의 빛나는 감수성과 위트로 우리 가슴 마다에 가만히 안겨준다. 때로는 마음을 흔들면서, 또 때로는 미소를 머금게 하면서.

<1장 여운>에는 가슴에 작은 흔적을 남기는 일들이 한수산 특유의 감수성으로 녹아 있고, <2장 열정>에는 인생을 뜨겁게 살다 간 예술가들의 치열한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3장 풍경>에는 오늘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과 세상의 풍경이 작가의 한층 깊어진 시선 속에 녹아 있고, <4장 생명>에는 사랑하는 딸에게 쓰는 편지글의 형식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향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무엇을 하며 사는가, 감동이 있는 나날을 살고 있는가, 진정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는가, 저항하고 분노해야 할 일들을 모른 체 외면하지는 않는가 ……. 작가는 이런 작지만 단단한 물음들을 통해 우리에게 소중한 떨림의 순간을 안겨준다. 사람과 세상을 향한 한수산의 따뜻한 마음과 깊은 성찰이 마음을 그리는 화가 오수환 화백의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 그 빛이 더욱 눈부신 산문집이다.

저자 및 역자

한수산

한수산

1946년에 태어나 강원도 춘천에서 자랐고, 경희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7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사월의 끝」이 당선되며 문단에 나왔다.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와 다양한 삶의 형태에 천착한 『해빙기의 아침』 『모래 위의 집』 『욕망의 거리』 『거리의 악사』 『유민』 『4백년의 약속』 『말 탄 자는 지나가다』 등을 발표하며 유려한 문체가 빛나는 특유의 소설미학을 구축해 왔으며, 일제시대 강제징용병들의 처절한 삶을 추적한 『까마귀』로 국내뿐 아니라 일본 문단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에세이로는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내 삶을 떨리게 하는 것들』 『사람을 찾아, 먼 길을 떠났다』 등에서 현대인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로 많은 독자들에게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또한 꼬박 10년 동안 매달 가톨릭 순교자를 재조명한 순례기 『한수산의 순교자의 길을 따라』를 통해 풍요로운 은총의 자리로 독자들을 초대한 바 있다. 1977년 『부초』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고, 1991년 「타인의 얼굴」로 제36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세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학생들에게 소설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대표 장편소설 『부초』 『해빙기의 아침』『바다로 간 목마』 『어떤 개인 날』 『가을 나그네』 『밤의 찬가』 『사월의 끝』『이별 없는 아침』『엘리아의 돌계단』 『거리의 악사』 『달이 뜨면 가리라』『안개』『가을꽃 겨울나무』 『서울의 꿈』『아프리카여 안녕』 『푸른 수첩』『모래 위의 집』 『진흙과 갈대』『마지막 찻잔』 『그리고 봄날의 언덕은 푸르렀다』『네가 풀이었을 때』 『성이여 계절이여』『이브의 성』 『유민 1부』 『유민 2부』 『유민 3부』『밤에서 밤으로』『안개』 『먼 그날 같은 오늘』 『욕망의 거리』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다』『사랑의 이름으로』『네가 별이었을 때』 『모든 것에 이별을』『밤기차』『까마귀』 대표 에세이 『젊은 나그네』『순결한 아침을 위하여』『저녁에는 그대여, 아침을 꿈꾸어라』『기억의 안개숲』『살고 싶은 여자와 하고 싶은 일』『벚꽃도 사쿠라도 봄이면 핀다』『이 세상의 모든 아침』『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길에서 살고 길에서 죽다』『내 삶을 떨리게 하는 것들』 『꿈꾸는 일에는 늦음이 없다』『사람을 찾아, 먼 길을 떠났다』『한수산의 순교자의 길을 따라』

본문 중에서

“당신에게 있어 행복은 무엇인가요? 어떨 때 행복을 느끼시나요?”
누군가가 갑자기 그렇게 물었을 때, 무어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짧은 순간 순간의 행복이 나에게라고 왜 없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나 또한 짧은 순간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것은 행복이라기보다는 기쁨이라고 말해야 할 그런 순간들입니다. 그리고 짧은 순간의 그 기쁨이 모여서 조금은 ‘아, 행복하다’ 하는 그 추상명사를 느끼게도 합니다. 그러나 살아가는 일이란 행복이라는 그 얼굴을 알 수 없는 이름과는 처음부터 인연이 없는 시간들은 아닌가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나는 늘 그래 왔습니다. 살아가는 일이란, 아니 우리가 무언가 일을 한다는 그것은 두 가지로 설명될 수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의미와 영향력.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 의미가, 할 수 있다면 크고 넓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의미가 가지는 영향력입니다. 이 일이 얼마나 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영향력을 가지는 것일까. 이 두 가지, 의미와 영향력이 있을 때 그렇습니다. 조금은 행복해합니다.
─<행복> 중에서

어디서,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 우리는 늘 그런 생각 속에 묻혀 삽니다. 지나간 한 해가 그랬듯이 또 다가오는 한 해를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더 깊은 것, 우리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디인가 하는 공간도,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하는 사람도 아닌,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가 하는 끊임없는 물음이 아닐까요.
어디여도 좋습니다. 누구와 함께여도 좋습니다. 그러나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을 하며 사는가 하는, 작지만 단단한 물음은 아닐까요. 그리고 거기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닐까요.
─ <누구와, 어디로, 무엇을> 중에서

나 자신도 때때로 묻습니다. 내가 쓰는 글이 정말로 아침마다 내가 이를 닦는 칫솔만한 사회성이나 유용함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새벽 2시, 아니면 3시 …… 글을 쓰다가 지치고 지쳐서 이층 서재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계단에 앉아 있을 때가 있습니다. 남들은 다 잠들어 있을 시간입니다. 왜 나는 이 시간에 깨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 시간에 잠들지 못하고 만들어내는 이 이야기는 도대체 무엇인가? 읽는 사람들의 가슴 어디만큼이나 가닿는 것일까?
칫솔은 주인의 이를 깨끗이 닦아주면서 상쾌하게 합니다. 그러다가 솔이 문드러지면 이제는 이를 닦는 일에서 벗어나 운동화라도 빠는 일에 쓰입니다. 그러다가 그나마 자루라도 부러지면 이제는 수챗구멍의 뚜껑을 꺼내는 데까지 쓰입니다.
칫솔의 생애처럼 주인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그 쓰임새 …… 내 글이 과연 그만한 효용성이 있는 것일까 묻게 되는 이 자괴감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어찌 칫솔뿐이겠습니까. 소를 보십시오. 소처럼, 살아서는 주인을 위해 일을 하고 자신의 젖으로 사람을 기르기까지 하면서, 죽어서는 그 뼈에서 가죽까지를 또 사람에게 바치는 동물. 소는 그렇습니다. 꼬리까지도 사람에게 바쳐서 고아 먹입니다.
우리의 일이, 우리가 살아가는 한평생이 소나 칫솔만한 의미와 영향, 그리고 남에게 대한 바침이 있는지를 묻고 싶은 겁니다.
그런데 또 무엇하러 이 삶 위에 글이라는 이름의 허위를 놓으려 하시나요? 이렇게 묻고 싶을 때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나는 할 수만 있다면 이 삶을 다만 살고 싶습니다. 남의 이야기를 쓰지 않고 그 속에 들어가 피 흘리며 사랑하고 싸우며 다만 살고 싶습니다.
─<글을 쓰고 싶으세요> 중에서

너에게 늘 말했듯이, 나는 네가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랐다. 그리고 앞으로 그렇게 살아줄 것을 믿고 있다. 직업이 아니다. 자리가 아니다. 어떤 형태, 어떤 영역이든 네가 선택한 그곳에서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드높은 자리, 폭넓은 영향력을 가진 일을 하면서도 세상을 더럽히며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으냐.
딸아.
어느 세대나 밑의 세대가 마음에 안 들기는 마찬가지다. 이 끝없는 유전과 반복을 나 또한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세대는 모르겠다, 우리 세대의 아버지들은 그렇다. 적어도 딸들이 ‘감동이 있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감동이 있는 삶. 무엇이어도 좋다. 거기에 치열하거라. 거기에 미치거라. 그래서 너만의 창과 방패를 만들거라. 네 그 빛나는 젊은 날에.
─<감동이 있는 나날을 살아라> 중에서

어머니는 한없는 사랑의 대명사, 그 상징이었다. 그리고 여인, 여성은 용서와 기다림, 인내와 희생 그리고 순종이라는 단어로 모자이크된 그 어떤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읽기 시작한 한국의 옛글 속에서 드러나는 여성은 결코 그런 이미지를 가진 여자들이 아니었다.
『심청전』의 뺑덕어멈을 보자.
남의 집 호박만 보면 꼬챙이로 찔러대고, 코 큰 남자만 보면 쓸데없이 웃고, 쌀 퍼주고 떡 사먹는 이 여자, 우리들 모두의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악성(惡性)이란 악성은 고루 다 갖춘 여인이 아닌가. 그러나 이 여인도 한국적 여성상의 하나다.
『흥부전』에서의 놀부 마누라는 어떤가.
흥부라는 별 볼일 없는 백수에 할 줄 아는 재주라고는 아이 낳는 것밖에 없는 이 시동생이 얼마나 꼴 보기 싫었으면, 배가 고파서 부엌에 들어온 도련님의 뺨을 밥주걱으로 냅다 때리는가. 그 볼때기에 밥풀이 붙는 것도 싫어서 두 번째는 밥주걱을 닦아서 때린다. 피눈물도 없다.
『장화홍련전』. 어려서 그 책을 읽으며 이불 속에서 베갯머리를 적시며 훌쩍거려야 했던, 그 비극의 두 자매, 장화와 홍련. 그 『장화홍련전』의 계모는 얼마나 참혹한 여인이었던가. 쥐를 잡아 전처 소생 딸아이의 이불 속에 넣고, 처녀가 애를 낳았다고까지 모함을 한다. 장화와 홍련이도 그렇다. 귀신이 되어서까지 나타나 결국 원수를 갚는다.
『춘향전』이라고 다를 게 없다. 춘향이 엄마, 월매의 어디에 용서나 희생이나 순종 같은 단어가 끼여들 틈이 있는가.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나는 한국 여성의 원형 속에는 어디에도 용서, 기다림, 인내, 희생, 순종, 청결이라는 단어로 그려진 그런 여인은 없었다. 가련함, 약함, 수동적…… 어디에 그런 말이 합당한 여자가 있는가 묻고 싶었다.
한국 여성은 그런 허구에서 벗어나, 땀 흘리며 허벅지까지 올라가게 치마 걷어붙이고 일하고, 부엌에서도 침이 튀게 욕지거리 내뱉으며 씩씩거리며 살고 있는, 탐욕과 정염과 심보 가득 찬, 그래서 그윽한 영혼보다는 피 튀는 육체가 한결 우위에 있는 여성들이었다.
─<어디에 있는가, 한국의 여인상> 중에서

추천사

목차

1. 여운

행복
콩나물 장사
세 개의 길, 그 위의 나
누구와, 어디로, 무엇을
세월
내 안의 푸른 바다
친구의 손목시계
글을 쓰고 싶으세요


2. 열정

백년 동안의 고독
남자 다섯이 내는 듯한 소리를 내는 여자
올 댓 재즈
조명이 꺼진 무대 위의 촛불 하나
한 인간이 된다는 것
예술가의 자존심
내 젊은 날을 흔들어놓은 논 플러스 울트라
쓰잘데없는 걱정
천사들의 구슬치기
병에게


3. 풍경

연인들, 사랑이 있는 풍경
씩씩, 똑똑, 튼튼
털모자 속의 강아지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
당신의 삶이 바로 종교입니다
정직한 아름다움
후미에, 밟는 그림
선생 똥
동해물과 백두산이
도서관과 반미 감정


4. 생명

─ 딸에게 쓰는 편지

잃어버린 딸을 찾아서
감동이 있는 나날을 살아라
생명의 성장 모델이 없다
시간은 여기 있고 사라져 가는 것은 우리다
찻잔에 담기는 가을
여자는 변해야 하고, 변하고 있다
어디에 있는가, 한국의 여인상
강가의 집
가톨릭 3수생
하치코
너와 한 잔의 차를 놓고
선생님께 애정을 보내며
이름없는 이들을 위한 찬란한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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