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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여자 이야기 루 살로메

자유로운 여자 이야기 루 살로메

저자
프랑수아즈 지루 지음
출간일
2006년 02월 05일
면수
232쪽
크기
136*195
ISBN
9788973377282
가격
12,000 원

책소개

끝없는 열정으로 천재들에게 창조적 영감을 주었지만
궁극적인 관심은 오직 ‘생의 근원’에 있었던 마력의 여신!
온몸으로 삶을 사랑한 루 살로메의 파란만장한 삶과 전설!

니체, 릴케, 프로이트 등 당대 최고의 천재들을 완성시킨 마력의 뮤즈이자 그들을 실연의 절망으로 몰고 간 팜므파탈로 세상에 알려진 루 살로메를 사로잡은 것은 무엇이며, 그 신비로운 삶에 감춰진 비밀은 과연 무엇인가? 프랑스 최초의 여성 장관이자 저명한 언론인이었던 프랑수아즈 지루가 쓴 평전 『루 살로메』는 이전의 평전이 미처 담지 못했던 살로메의 삶의 동력을, 자유를 향한 한 영혼의 고투라는 시각에서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1861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루 살로메는 형이상학, 종교학 등을 공부한 후, 젊음의 도시 취리히에서 철학, 신학, 예술사 등을 두루 학습했다. 그녀의 이지적인 용모에서 풍겨나오는 오묘한 매력은 늘 주위에 정신적·육체적 동반자를 불러 모았는데, 내로라하는 천재들 역시 그 마력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루는 21세 때 니체를 만나 그의 절망적인 사랑을 한몸에 받았고, 36세 때는 연하의 릴케를 통해 진정한 낭만을 향유했으며, 50세 때부터는 프로이트와 애정 어린 우정을 지속했다. 사랑하는 남자의 의식세계에 직접 파고드는 비범한 능력을 가졌던 그녀는, 사랑이 폭풍우 같은 열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으며, 인생의 즐거움과 고통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낙천가였다.
루는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을 즐겼음에도 결코 그들에게 얽매이지는 않았다. “남자들이 원하는 것에 신경 쓰지 마세요. 우리의 유일한 주인인 신께서 요구하는 것을 하세요. 거기에 자유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던 그녀는 존경받는 작가였고,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갖춘 완벽한 인간이었으며, 남성이나 가족의 굴레에 연연하지 않은 데다, 온전히 자신의 창작활동을 통해 경제적 자유와 사회적 지위를 확보했다. 자유로운 영혼에 걸맞은 자유로운 현실까지 쟁취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19세기 말이라는 역사의 격동기에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한 자유인으로 루를 평가하는 이유다.
총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에서 저자는 루 살로메의 삶을 연대기순으로 구성하면서 그녀가 이루어낸 학문적·예술적 성취와 함께 스쳐 지나가는 사랑과 사람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밝혀진 적이 없었던 임신과 유산, 근친상간이라는 미스터리에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또 책 마지막에 니체, 릴케, 프로이트 등과 주고받은 편지를 덧붙여 그들이 나눈 영혼의 교류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루 살로메가 자기 자신에게 솔직했으며, 결코 자신의 본능이나 욕망과 타협하지 않은 여인이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파편화되어 있는 자료와 정보를 총동원하여, 그녀의 강인한 자아가 스스로 없애버린 기록을 성공적으로 재조명한 보기 드문 평전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어느 날 어떤 하인이 그녀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불쌍한 거지 부부가 집 안에 들어오고 싶어했으나 쫓아버렸더니, 문 앞에서 죽은 채로 그만 물처럼 ‘녹아버렸다’는 이야기였다. 사실 이 이야기는 눈사람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때 루는 전혀 이 농담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너무 무서웠다. 신의 창조물이 어떻게 그토록 자취도 없이 완벽하게 녹아버렸을까? 그러면 그것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루는 신을 향해 물어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때 그녀에게 고통스러운 생각이 한 가지 떠올랐다. 그렇다면 신은 존재하지 않는가? 그래서 대답을 해줄 수 없는 것인가?
일흔 살이 되어서도 그녀는 여전히 그 문제에 의문을 갖고 친구와도 같은 스승 프로이트에게 말했다. 그날 이후로 평생을 그 문제가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난 적이 없었고, 신의 부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해 끊임없이 궁금해했다고 말이다.
― <1장 순결했지만 부도덕한 첫사랑> 중에서

어느 날, 레와 루가 로마의 성베드로성당에 딸린 부속 건물의 작은 방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한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 루에게 곧장 다가가서는 정중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말을 건넸다. “우리가 여기에서 다시 만난 것은 어느 별이 도운 것일까요?” 그는 바로 프리드리히 니체였다.
로마에서 지낸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니체는 한 번도 루와 단둘이 시간을 보낸 적이 없음에도 그녀와 결혼하고 싶어했다. 그는 레에게 자신의 청혼을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했다. 루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레에게 중매인 노릇을 부탁한 것이다. 트리오에 대한 오래된 환상은 이내 깨져버렸다. 니체가 먼저 그것을 깨닫고 그들 곁을 떠났다. 이제 니체 앞에는 절망의 터널이 놓여 있었다. 그는 앞으로 다시는 루를 만날 수 없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타우텐부르크에서 니체는 체념도 하지 못한 채 혼자 괴로워했다. 그리고 서서히 하나씩 깨달았다. 루가 결정적으로 자신을 완강하게 피했고, 그녀와 함께 살지도 못할 것이며, 결국 레가 그녀를 빼앗아갔다는 사실을. 이후 그는 배신녀를 몹시 증오하기 시작했다. 니체는 그야말로 고통을 끌어안고 있는 덩어리 그 자체였을 뿐,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때 그는 펜을 다시 잡고 열흘 만에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를 썼다. 창조의 신비였다.
― <3장 니체, 존경했지만 사랑하지는 않은> 중에서

어느 날, 루와 안드레아스는 함께 식탁에 앉아 있었다. 그때 그가 조용히 칼을 꺼내 자기 가슴 한복판에 꽂았다. 루는 도와달라고 외쳤다. 의사는 루가 칼을 지니고 있었는지 의심했다. 물론 루는 그런 여자는 아니었다.
안드레아스의 스타일은 거기서 아주 명확해졌다. 그는 어째서 그런 끔찍한 태도를 보인 것일까? 루의 말에 따르면, 그는 자기의 청혼을 받아달라며 그런 짓을 했다. 그리고 결국 그가 이겼다. 하지만 루는 조건을 제시했다. 영원히 성생활이 없는 결혼이라는.
그는 젊은 여자의 변덕이라는 확신을 갖고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루는 다루기 힘든 여자였다. 그는 때로는 달래보고 때로는 강압적인 방식도 써보았다. 어느 날 밤에 그는 그녀가 자고 있을 때 그녀를 굴복시키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그녀는 잠을 자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헐떡거리는 그의 목을 졸랐다. 그녀는 눈을 뜨고 비로소 자기가 끔찍하게도 안드레아스의 목을 조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 <4장 불행한 신랑 안드레아스> 중에서


릴케는 그 당시 젊은 남자가 꿈꿀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이고 모성적인 이미지인 루를 보자 곧바로 사로잡히고 말았다. 두 연인은 서로에게 길고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루의 아주 아름다운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라이너는 ‘운명’에 의해 그녀의 삶 속으로 들어왔다.
“사랑은 결투를 해서 쟁취하는 것도 아니고 죄의식 없이도 다가온다. 사랑은 축복처럼 다가온다. 축복처럼 다가온 사랑하는 존재로 인해 세상은 완벽해진다.”
‘사랑의 이야기’라는 표현은 바로 릴케라는 남자와 루라는 여자의 결합을 지칭하기 위한 말이었다. 독일어를 사용하는 작가 중에 가장 유명한 이 남자에게 아낌없이 영감을 불어넣어줄 여자와의 결합, 어떤 면에서는, 그녀가 그를 붙잡아주었고, 그들이 만난 초기의 몇 해뿐만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자신의 내부에 지니고 있는 에너지로 그를 키워왔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영양을 공급해 주는 끈은 두 사람 사이에서 한 번도 끊어진 적이 없었다.
― <5장 릴케, 미친 사랑을 만나다> 중에서

프로이트는 그녀의 솔직함과 자연스러움이 마음에 들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비관적인 남자, “인간이 행복하다는 것은 조물주의 창조계획 속에 들어 있지 않다”라고 말한 이 남자는, 영광으로 빛나던 인생의 전성기에 루를 만나 그녀의 자신감에 사로잡혔다. 어린아이 같은 열성적인 태도로 “저는 정신분석을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녀를 보고, 그 위대한 스승은 웃었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었다!
정신분석 의사들이 루가 하는 말을 듣거나 그녀의 글들을 읽을 때, 그들은 루의 사물에 대한 통찰력에 깜짝 놀랐다. 프로이트 자신도 그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언제나 루의 솔직한 태도를 매우 좋아했다. 그런 솔직한 태도로 그녀는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을 드러냈으며 자신의 주장을 지켜나갔다.
프로이트는 결국 루에게 자신이 그녀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고백했다. 필요하다면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졌을 수도 있었다. 그와 그녀 사이에는 진정한 육친과도 같은 관계가 이루어졌다.
― <8장 프로이트를 가장 깊이 이해한 여자> 중에서

어머니는 루를 만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분명 엘리자베트가 말한 것과는 아주 다를 테지만, 나는 이제껏 루보다 더 재능이 뛰어나고 사려가 깊은 사람은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함께 반 시간만 보내도 언제나 행복했습니다. 내가 지난 12개월 동안 내 위대한 작품을 완성시킨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 <부록: 니체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내 순수한 샘물! 당신을 통해서 나는 세상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그건 세상이 아니라 오로지 당신만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당신, 당신, 당신만을!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 지팡이가 길을 걷는 사람의 것이듯이. 하지만 난 당신을 제대로 부축하지도 못합니다.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 밤의 유령이 또한 왕을 쫓아다니듯이. 하지만 난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주지도 못합니다.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 마지막 빛나는 작은 별이 밤의 것이듯이. 비록 밤이 그 작은 별을 거의 알아보지 못하고 그 반짝거림을 모르는 체해도.
― <부록: 릴케가 루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나는 당신이 늘 말하던 대로 할 것이오. 그저 즐거워하며 당신이 한 말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두고 볼 것이오. 그런 방식보다 더 분명한 것은 없기 때문이오. 당신의 재능은 매번 나보다 뛰어나고 오히려 내 생각을 완성시켜 주었소. 더구나 당신은 뛰어난 혜안으로 내 생각을 하나의 체계로 만들어놓으려고, 생각의 단편들을 모아서 맞추고 완성시키려고 애쓰고 있어요.
― <부록: 프로이트가 루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추천사

목차

|작가의 말| 루 살로메에 대한 새로운 해석

1. 순결했지만 부도덕한 첫사랑
2. 루, 트리오 동거를 계획하다
3. 니체, 존경했지만 사랑하지는 않은
4. 불행한 신랑 안드레아스
5. 릴케, 미친 사랑을 만나다
6. 그녀의 진정한 첫 번째 남자는?
7. 양성적 인간
8. 프로이트를 가장 깊이 이해한 여자
9. 마력의 여신, 세상을 떠나다
10. 자아를 찾아간 여성 예술가

|부록| 편지 1. 니체와 루 살로메
편지 2. 릴케와 루 살로메
편지 3. 프로이트와 루 살로메
|옮긴이의 말| 자유로운 영혼, 루 살로메
|루 살로메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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