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 아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입체적인 교양서 <클라시커 50> 시리즈. 이 책에서는 만화를 예술로 승화시킨 세계 걸작 만화 50편을 소개하고 있다. 150년 세계 만화사에 발자취를 남긴 만화 50편의 탄생 배경과 내용을 상세하게 정리하였다.
처음 등장했을 때 만화는 '악의 화신'으로 취급됐지만, 20세기에 접어들며 독자적인 예술형식으로 자리잡았고 이제는 '제9의 예술'이라는 지위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만화는 현살과 환상을 넘나들면서 당대 사회를 반영하고, 만화 주인공들은 애니메이션과 영화, 연극 등으로 변주되어 우리의 일상생활로 파고들었다.
이 책에는 원본 만화나 만화가와 관련된 생생하고 화려한 사진 및 그림 300여 컷이 담겨 있다. 각 만화가들의 업적과 예술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요약 평가와, 만화와 문학, 미술, 영화의 관계를 분석한 칼럼과 만화용어 해설을 수록하였다. 또한 각 만화를 탄생시킨 만화가에 대한 짧은 전기와 추천 도서, 방송,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클레르 브르테셰는 1973년 말 좌파 자유주의적 성향의 <누벨 옵세르바테르>에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실타래 모양의 머리카락과 부드러운 털실로 짠 폴라티를 입은 주인공들은 모두 어떤 형태로든 좌절한 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기회가 날아가버려서, 새 일자리에서 느끼는 피로 때문에, 인간관계가 무뎌져서, 그리고 일에 대한 중압감 탓에 좌절한 자들이다. 브르테셰는 간결한 필치로 그들의 내면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68세대의 저항이 사회에서 여성을 소외시키는 것에 반대했지만 1970년대 중반 남성 중심의 만화계에서 브르테셰는 주인공이 여자로 등장하는 것보다 더 드문 현상이었다. 브르테셰의 만화주인공들은 어제의 낡은 생각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본문 208쪽 '좌절한 자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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