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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조선의 길을 열다

태종: 조선의 길을 열다

저자
이한우 지음
출간일
2005년 11월 01일
면수
504쪽
크기
223*152
ISBN
9788973377015
가격
18,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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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냉철한 국가경영자 태종의 리더십을 재조명하는 이한우의 군주열전. 흔히 권력에 눈먼 비정한 군주로만 그려졌던 태종의 뛰어난 정치 리더십을 부각시킨 책이다. 저자는 예리한 필치로 <조선왕조실록>을 추적하면서, 왕조 500년의 기반을 구축한 현실정치가로서의 업적과, 열정과 냉정을 동시에 지닌 군주로서 태종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은 태종이 난세를 헤치고 조선왕조 500년의 기틀을 설계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권력 쟁취 과정에서 보여준 비정함이 지나치게 부각되어 그의 뛰어난 정치역량과 리더십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신권 중심 사관의 최대 희생자라는 측면에서 태종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리더십 부재에 시달리는 오늘의 한국인들에게 대한민국 정치 리더십의 뿌리를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 및 역자

이한우

이한우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나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철학과 석사 및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뉴스위크》와 《문화일보》를 거쳐 1994년 《조선일보》로 옮겼다. 2002~2003년 논설위원을 지낸 후 문화부 기자로 학술과 출판 관련 기사를 썼으며 문화부 부장을 역임했다. 현재 논어등반학교 교장으로 1년 과정의 논어 읽기 강좌를 비롯한 다양한 원전 강독 강의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군자 리더십을 설파하고 있다. 10여 년에 걸쳐 『조선왕조실록』을 탐독하며 조선 군주의 리더십 연구에 몰두해 온 저자는 「이한우의 군주열전」 시리즈, 즉『태종: 조선의 길을 열다』, 『세종: 조선의 표준을 세우다』,『성종: 조선의 태평을 누리다』, 『선조: 조선의 난세를 넘다』, 『숙종: 조선의 지존으로 서다』, 『정조: 조선의 혼이 지다』를 펴냈고, 조선의 사상적 기반을 추적하는 데 있어 공자 사상에 주목해 『논어』로 사서삼경을 풀이하는 「이한우의 사서삼경」시리즈를 기획, 『논어로 논어를 풀다』, 『논어로 중용을 풀다』, 『논어로 대학을 풀다』, 『논어로 맹자를 읽다』를 출간했고, 리더의 입장에서 푼 『논어를 읽으면 사람이 보인다』, 조선왕조 ‘제왕학의 교과서’로 일컬어지는『대학연의』와 조선 후기 유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심경부주』를 완역하였다. 또 조선당쟁의 숨은 실력자인 구봉 송익필의 생애와 사상을 입체적으로 조명한『조선의 숨은 왕』, 조선사의 다양한 이면을 다루는 『조선사 진검승부』,『왜 조선은 정도전을 버렸는가』,『왕의 하루』,『조선을 통하다』, 고려사의 역동적 보도자료 논어로 일의 이치를 풀다 순간을 담은『고려사로 고려를 읽다』, 공자의 생애와 사상을 정리한『슬픈 공자』등도 그간의 연구 성과 중 하나다. 최근에 는『완역 한서』, 『이한우의 주역』을 완역하고,『이한우의 태종실록』시리즈를 통해 군주 의 리더십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다. 그 외에도『우남 이승만, 대한민국을 세우다』, 『한국은 난민촌인가』, 『아부의 즐거움』등을 출간했다. 역서로는『해석학이란 무엇인가』, 『역사의 의미』, 『여성 철학자』 등 역사와 사회철학 분야를 아울러 20여 권이 있다.

본문 중에서

19세기 중반을 지나면서 독일에서는 오스트리아가 주축이 되어 현재의 체코와 북부 이탈리아를 포괄하는 대독일주의와 북부 독일 프로이센 중심의 소독일주의가 대립했다. 비스마르크의 독일 통일은 소독일주의 노선에 따른 것이었고 현실적인 방안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그 유명한 ‘레알폴리티크(Realpolitik-현실주의 정치)’라는 말이 탄생했다.
반면 국민 정서로 볼 때 가장 호소력이 컸던 대독일주의는 결국 20세기 들어 히틀러식으로 구체화되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참화를 일으키고 비참한 실패로 끝났다. 대독일은 커녕 분단독일로 귀착되었다.
물론 19세기 독일의 현실이 14세기 말~15세기 초의 조선에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정도전과 이방원의 대립, 그 밑바탕에는 어떤 조선을 만들어갈 것인가에 관한 처절한 세계관 투쟁이 자리잡고 있었다. 정도전과 이방원의 대립은 개인간의 권력투쟁을 넘어선, 향후 조선 500년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대한 대립이었다. 정도전은 아이디얼리스트였고 이방원은 레알폴리티크의 신봉자였다. 대(大)조선과 소(小)조선의 대립이었다.
― <4장 울분을 삭이며 보내야 했던 태조 시대 7년> 중에서

정안공 이방원은 남경으로 가던 도중 북경에서 주원장의 아들인 연왕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연왕을 만나본 후 이방원은 함께 갔던 사람들에게 “연왕은 왕으로 머물러 있을 인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평소에도 “말과 사람을 알아보는 눈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해 온 이방원이었다.
실제로 4년 후인 1398년 명 태조 주원장이 사망하자 7년 전에 죽은 황태자 대신 황손인 명 혜제가 즉위하지만 얼마 후 연왕은 형제, 조카들과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치른 끝에 황제의 자리를 쟁취했다. 이를 중국사에서는 ‘정난(靖難)의 역(役)’이라고 부른다. 무력을 통한 권력 쟁취라는 면에서는 영락제와 태종의 관계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권력 투쟁에서 첩보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활용했던 점에서도 공통점을 갖는다. 하필이면 이방원의 칭호도 ‘난을 진압해 평안을 이룬다’는 뜻의 정안(靖安) 아닌가.
이런 점들을 떠나서라도 정안공 이방원이 두 차례나 명나라 금릉을 다녀왔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직접 명나라와 조선의 실상을 다시 한 번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영토에 대한 현실적인 감각을 갖게 하는 것임과 동시에 세계에 대한 열린 시야를 갖도록 해주었을 것이다. 또 요동을 둘러싼 국제 역학 관계에 대한 나름의 정확한 인식을 분명하게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위험을 감수한 두 차례의 금릉행은 훗날 태종에게 외교·군사적으로 중요한 자산이 된다.
― <4장 울분을 삭이며 보내야 했던 태조 시대 7년> 중에서

태종은 『대학연의』의 진강을 끝낸 후 김과를 불러 “이 글을 다 읽으니, 이제야 학문의 공(功)을 알겠다”고 흡족해한다. 이 소식에 경연에 참석했던 신하들이 대궐에 몰려와 축하 인사를 하겠다고 하자 태종은 물리친다. 매사에 허례허식이나 과공을 꺼렸던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내가 익히 읽어서 능히 행하기를 기다린 후에 하례하라. 다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하례할 것은 못 된다.”
『대학연의』가 제왕학으로서 결정적 의미를 갖는 이유는 단순히 탁월한 내용 때문이 아니라 실천을 강조한 책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태종이 “행하기를 기다린 후에 하례하라”고 한 것은 이 책의 정확한 의미를 알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선 국왕들이 신하들에게서 들어야 했던 이야기는 ‘하루이틀 사이에 만기(萬機)가 일어날 수 있으니 삼가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였다. 요즘으로 풀어서 이야기하면, 지도자의 머릿속에는 하루에도 수만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하기에 그중 어떤 생각을 골라내 실천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바뀔 수 있으니 사전에 훈련을 통해 그런 생각들을 현실에서 구체화하고 의미 있는 일들을 추려내 다시 머릿속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훈련에 『대학연의』처럼 경과 사, 오늘날의 철학과 역사, 사회과학이 절묘하게 종합되어 있는 책은 효과적일 수 있었다. 태종이 학문의 공을 알았다고 말한 것도 학문의 실천 지향성을 이해했다는 말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 <7장 태종 18년을 곁에서 지킨 대학연의> 중에서

『실록』은 청년 이방원에 대해 “결연히 세상을 구제할 뜻이 있어, 능히 몸을 굽히어 선비들에게 겸손하였다”고 적고 있다. 권력욕의 화신이라기보다는 무너져내리는 고려 말 백성들의 삶에 대한 청년 지식인으로서의 분노가 있었고 정치를 통해 이를 바로잡아보겠다는 열정이 있었다는 말이다

추천사

목차

들어가는 글 : 호모 폴리티쿠스, 태종

[제1부 어둠 속에서 길을 찾다]

1장 이방원이 연출한 여말선초의 사건들
역성혁명을 설계하다
거병하여 세상을 뒤집다
골육상쟁의 시가전

2장 문무를 겸비하며 성장하다
왕조 교체기의 한복판에서 나다
전장의 피바람 속에서
이색이 일으킨 신진 학풍

3장 조선 500년 초대의 라이벌, 이방원과 정도전
청년 정도전
정치의 급물살에 휩쓸리다
개국 1등공신 정도전과 이방원

4장 울분을 삭이며 보내야 햇던 태조 시대 7년
세월을 낚으며 시세를 관망하다
정안공의 이방원의 인맥
대반격의 기회
북방을 향한 두 길, 대조선과 소조선

[제2부 준비된 귀향]

5장 왕위를 향한 포석
치밀하게 연출된 세자 책봉
전격적인 사병 혁파
마침내 대권을 쥐지만

6장 한양 천도의 정치학
태조 때의 1차 천도
결론나지 않는 천도 문제
다시 한양으로

7장 태종 18년을 곁에서 지킨 『대학연의』
조선왕국의 서 『대학연의』
태종의 정신세계와 『대학연의』

8장 '하드웨어' 조선의 설계자
관제개혁을 시작하다
권력에 자기통제란 없다
위민

9장 약소국 외교 전략의 설계자
국경을 넘으며 갖춘 영토 감각
시시각각 변하는 명나라 정세
여진을 둘러싼 명나라와의 소리없는 전쟁

[3부 조선의 마키아벨리스트, 태종]

10장 격화되는 권력투쟁
덮어두었던 이거이 부자 역모사건
만만찮았던 정종 복위 운동
태상왕 이성계의 반 태종 행보

11장 신권에 대한 왕권의 우위를 확고히 하다
사관을 꺼리다
사헌부와 사간원의 갈등
민씨 집안에 대한 견제
태종과 하륜

12장 1차 선위 파동과 후폭풍
태종의 폭탄선언
전위 결단과 철회
극단으로 치닫는 원경왕후 민씨와의 불화
민씨 형제로 인한 갈등
조대림 역모 사건

13장 2차선위 표명과 권력 투쟁
인간 이방원과 조선 국왕 이방원의 충돌
2차 선위, 결단을 내리다
미미한 시작이 참극을 부르다

[제4부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14장 '역사 바로세우기'
20년 만에 문제가 된 이색의 비문
맞불 전략
역사를 다시 쓰게 하다

15장 또다시 터진 비극
민무회·민무휼 사건
하륜의 퇴장, 박은의 등장
이숙번을 내치다

16장 만화의 근원, 세자 안녕
태종의 가장 큰 골칫거리
선위 파동에 휘말린 세자
다시 기대를 저버리다
폐세자 결단

17장 상왕으로 물러 앉아
세자 책봉 두 달 만에 왕위를 넘겨주다
사돈 심온을 향한 칼날
대마도 정벌을 단행하다
조선을 일으켜세운 거인과의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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