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중에서
위정자들이 자기네들의 잘못된 정치 때문에 빚이 늘게 된 것은 탓하지 않고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국영기업체를 팔아 치운다. 그들은 매각 이유를 능률적인 운영을 하기 위해, 또는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고 할 것이다. 생산성과 능률은 올라갈 것이다. 그러나 향상된 능률로 인한 이익은 누구의 것인가? 국민도 정부도 아닌 회사의 주인의 것이다. 회사 주인이 돈을 많이 번다고 값을 내려줄까? 혹시 백만 명에 하나 정도 그런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 기업체는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영리를 목적으로 한다. 적자가 나면 출혈 운영을 하는 게 아니라 주식을 뽑아 다른 기업체에 투자하던가, 아니면 흑자가 나도록 소비자에게 돈을 더 받아낸다. 흑자가 나더라도 다른 회사보다 이윤을 덜 내면 요금 인상의 이유가 된다. 개인 기업체는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만 노력한다. 돈을 벌기 위해 투자를 하지 자선사업을 하려고 돈을 쏟아 붓지는 않는다. 결국 국민들의 부담이 적어지기는커녕 더 늘어나게 된다.
1부<1장 경제와 금권이 장악한 고이 사회_나라 팔아먹는 민영화의 덫> 중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다시는 전쟁이나 인류의 참극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 UN을 만들었다. 그러면 이들은 평화를 위해 무엇을 했을까?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전범을 재판하기 위해 열린 뉘른베르크 재판이 있은 후에도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한국, 베트남, 캄보디아, 아프리카, 남미, 동티모르,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에서 분쟁은 계속되었다. 그 중 1994년 여름에 있었던 르완다 학살 사건은 엘리트들의 속마음을 제대로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유엔 르완다 원조군의 사령관 댈레어(Dallaire) 장군은 후투 족이 투치 족을 대량 학살하기 위해 준비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UN에 보고하고,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무력 사용을 허락해 줄 것과 증원군을 파병해 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UN은 끝내 학살 방지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 결과 겨우 석 달 동안 80만이란 투치 족이 그저 투치라는 이유로 죽음을 당했다. 당시 UN은 학살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학살을 부추기고 말았다. 지금도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하는 행태를 보면 평화와 공존이 아닌 학살이 주된 목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부 <2장 파멸로 가는 고이 사회_평화와 정의의 이름으로 빚어지는 분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