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보통·불행 중에 선택하라고 하면 대체로 보통에 동그라미를 치는 사람이 80퍼센트를 상회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설문조사를 대하기가 쑥스럽기도 할 테고, 선뜻 행복이나 불행에 동그라미를 그리기가 낯간지럽기도 할 것입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학기가 되면 학생들 손에 가정환경조사서가 쥐어져 있기 마련이었습니다. 참으로 거북살스러운 것은 가정형편이라는 항목이었습니다. 상·중·하 세 가지 선택밖에 달리 동그라미 칠 데가 없는 그 항목 때문에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갈등을 겪었는지 모릅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먹고살 만할 때는 우리보다 부자가 많은데 어찌 ‘상’에다 동그라미를 칠 수 있을까 해서 ‘중’에다 동그라미를 쳤습니다. 집안이 거덜나서 끼니 걱정을 하고 있을 때는 우리가 거지는 아니지 않느냐며 ‘중’에다 동그라미를 그려넣곤 했습니다. 말하자면 그 시절에 우리 모두 애매모호한 선택을 강요받았는지 모릅니다. 그도 아니고 저도 아니면 그저 그렇게 대답하는 버릇이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의사 표시는 기성세대와는 사뭇 다른 듯합니다. 행복과 불행에 대한 대답도 기성세대보다는 분명한편입니다. 그런데도 행복하다고 대답하는 젊은이들이 30퍼센트를 넘은 적이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가 대학이나 젊은이들 모임에 가서 강의를 하는 도중에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 손 들어보라고 하면 10퍼센트를 넘는 경우가 없습니다. - <1장 오늘이 행복한 삶> 중에서 한국 남성들은 대체로 아내가 옷을 사들고 들어오면 얼마 줬느냐는 것부터 묻습니다. 여성 의류가 비싼 편이기도 하지만, 남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앞질러 있기 때문인 듯싶습니다. 아내가 새 옷을 입고 퇴근한 남편에게 선보입니다. 그러면서 평소와 다른 애교를 보냅니다. “이 옷, 어때?” 그러면 대번에 남편은 어금니를 반쯤 물고 눈에 힘을 줍니다. “밤에 출근할 일 있나? 요사스럽게…….” 이렇게 대꾸하는 순간 부부는 서먹서먹해지고 갈등이 쌓이게 됩니다. 이왕지사 사 입은 옷, 이렇게 말해 줬다고 상상해 보세요. “우와! 천사 저리 가랄 정도로 예쁘네. 다른 색깔로 한 벌 더 사 입지 그래.” 아내는 즉시 함박웃음이 될 터이고, 또다시 옷을 사 입기는커녕 더욱더 절약을 하면서 남편의 넉넉한 마음을 좋아할 겁니다. 칭찬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특히 가까운 사람끼리는 적어도 하루에 한 번쯤 칭찬의 말을 하는 게 상책입니다. 칭찬할 건 참 많습니다. 우리가 눈을 작게 뜨고 가슴을 열지 않았기에 칭찬거리가 안 보였을 뿐입니다. - <2장 갈등을 넘어 새롭게> 중에서 부부싸움을 악에 받쳐 하게 되면 입김이 나옵니다. 과학자들이 그 입김을 모아 독극물 실험을 했더니 놀랍게도 코브라보다 수십 배가 강한 맹독성 물질이 나왔다고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을 데려다가 타액 검사를 해본 결과 평소엔 이상이 없었는데, 칸막이 속에 가두어둔 채 약을 올려 신경질을 부리게 한 뒤 타액 검사를 했더니 황소 수십 마리를 즉사시킬 만큼의 독극물이 검출되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일이 있어 즐겁게 웃고 난 사람의 뇌파를 조사해 보니 놀랍게도 웬만한 암세포라도 죽일 수 있는 선(善) 물질이 있었다고 합니다. 잘 웃는다는 것은 결국 내가 건강해지고 남을 즐겁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잘 웃는 것은 분명 아름다운 지혜일 수밖에 없습니다. (중략) 인생을 살아가는 데 뱃심이 있으면 절로 자존심을 갖게 되고, 자존심을 곧추세우고 사노라면 절로 지혜로운 삶을 가꾸게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 인생에서는 뱃심·자존심·지혜는 한 덩어리이고, 그것들은 서로 맞물려 있는 한통속이며, 인생을 잘 살기 위한 필연적 존재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한 번뿐인 인생을 행복하게, 지혜롭게 누리기 위해서는 인생을 잘 살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인생의 지혜는 추구하는 사람에게만 보입니다. - <3장 지혜롭고 현명한 인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