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불안한 건, 저 자가 나를 닮았다는 사실, 내 복사판이라는 사실이 아냐, 정말로 불안한 건 오 년 전에 저 자와 내가 똑같은 모습이었다는 사실이야. 그러니까 우리 둘 다 콧수염을 길렀다는 것가지 똑같았단 말이지. 게다가 오 년이 지난 지금 바로 이 시간에도 그 자가 여전히 나랑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게 더 불안해. - 본문 중에서
이 세상 어딘가에 나와 똑같은 사람이 존재한다!
우화적 비유와 신랄한 풍자, 경계 없는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해온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장편소설. 자신과 똑같은 대상과 마주하게 되는 '도플갱어'라는 모티프를 통해 인간의 정체성에 의문을 던진다. 이번 작품은 <눈먼 자들의 도시>, <동굴>과 함께 주제 사라마구 '인간의 조건' 3부작으로 평해지고 있다.
인구 500만의 대도시에 거주하는 중학교 역사교사 테르툴리아노 막시모 아폰은 어느 날, 동료교사의 추천으로 비디오 한 편을 빌려보다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한다. 자신의 5년 전 모습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영화에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막시모는 집요한 추적 끝에 배우의 본명과 거주지를 알아내고, 배우와 그 부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배우를 발견하면서 그가 가졌던 자신에 대한 불안감은 이제 배우 부부에게까지 전염되고, 거울 앞에 선 것처럼 몸에 난 상처까지 똑같은 두 남자는 누가 원본이고 누가 복사본인지를 따지며 존재의 불안감을 떨치려 하는데…
제일 불안한 건, 저 자가 나를 닮았다는 사실, 내 복사판이라는 사실이 아냐, 정말로 불안한 건 오 년 전에 저 자와 내가 똑같은 모습이었다는 사실이야. 그러니까 우리 둘 다 콧수염을 길렀다는 것가지 똑같았단 말이지. 게다가 오 년이 지난 지금 바로 이 시간에도 그 자가 여전히 나랑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게 더 불안해.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