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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 피오리나 - 세계 최고의 여성 CEO

칼리 피오리나 - 세계 최고의 여성 CEO

HP와 컴팩 합병을 둘러싼 비즈니스 사상 초유의 대격돌
칼리 피오리나는 왜 도전을 선택했는가!

저자
조지 앤더스 지음 / 이중순 옮김
출간일
2007년 01월 15일
면수
339
크기
152*225
ISBN
9788973374984
가격
10000 원

책소개

HP와 컴팩 합병을 둘러싼 비즈니스 사상 초유의 대격돌
칼리 피오리나는 왜 도전을 선택했는가!


《포춘》 선정 5년 연속 ‘세계 최고의 여성 CEO 1위’, 2002년 CNN 선정 ‘올해의 여성’, 2003년 《비즈니스위크》 ‘올해의 인물’ 등 매년 최고의 수식어로 한해를 시작하는 여성 CEO 칼리 피오리나. 『세계 최고의 여성 CEO 칼리 피오리나』는 전통의 휴렛팩커드(HP)를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대전환시킨 CEO 칼리 피오리나가, 루슨트테크놀러지로부터 휴렛팩커드로 영입된 1999년부터 컴팩과의 합병 건으로 창업자의 후손인 월터 휴렛과 위임장경쟁, 법정공방을 벌여 승리한 2002년 9월까지 있었던 기업 내부의 이야기를 한 편의 드라마처럼 재구성한 기업 경영 스토리다.

카리스마 넘치는 ‘철의 여인’
휴렛팩커드가 새 CEO를 발표한 1999년 7월 17일, 뉴욕 증시에서 HP와 루슨트테크놀러지의 희비가 엇갈렸다. 루슨트로부터 영입된 칼리 피오리나 때문이었다. 두 회사의 주가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피오리나는 어떤 인물일까?
칼리 피오리나는 1954년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나 스탠퍼드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한 후 메릴랜드 대학에서 MBA를, MIT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 AT&T에 말단 영업사원으로 입사하여 탁월한 추진력과 천부적인 언어감각을 발휘, ‘철의 여인’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1996년에는 AT&T에서 분사한 루슨트테크놀러지를 성공적으로 출발시켰고, 1998년 루슨트 CEO로 취임한 후 과감한 경영전략과 미래지향적 구조개편으로 주가를 12배 상승시키는 등 최고경영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 같은 업적으로 같은 해 《포춘》이 ‘최고의 여성 CEO 50인’을 선정하는 데 당당히 1위로 뽑혔다.

세계 주요 컴퓨터 업계 최초의 여성 CEO
피오리나가 100:1이라는 엄청난 경쟁을 뚫고 HP의 새 CEO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전략전 비전의 결여와 ‘대기업병’인 무기력,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날카롭게 진단했기 때문이다. ‘HP 방식’에 대해서는, 방식은 낡지 않았지만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HP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HP의 초기 이념인 ‘할 수 있다’ 정신에 비추어, 그 시절로 돌아가 근대적 변혁을 이루어냈던 힘을 다시 끌어낼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또한 평화적인 권력의 분산이 아니라 단결된 전략과 응집력이 필요함을 간파했다.

청중을 휘어잡는 언어의 마술사
피오리나는 아주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독특한 단어를 넣은 풍미 가득한 언어를 구사하는 편으로, 비서들은 그녀가 했던 인상 깊은 말들을 모아 명언집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일은 전통의 HP에서는 생소한 것이었다. 예를 들면 “정말 기분 짱이에요!(I’m jazzed about that!)”나 이 책의 원제인 “충분히 완벽해(perfect enough)”가 있다. 후자는 최고의 찬사에 속하는 말로, 경쟁사보다 충분히 앞선 시점에 제품을 내놓아야 할 경우에는 세부사항에 연연해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피오리나가 루슨트의 글로벌 서비스 부문 최고책임자로 있을 때, 루슨트가 인수한 다른 그룹의 저질 기숙사 문화 때문에 고민한 적이 있다. 그녀는 수천 명의 영업사원 앞에서 연설하면서, 두 회사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말과 함께 “우리의 그것도 누구 못지 않게 큽니다!”라면서 재킷을 벗었다. 놀랍게도 그녀의 바지 가운데 부분이 남자의 그것처럼 튀어나와 있었다. 청중들 사이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고, 이후 루슨트의 문화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회사를 떠났다.

“리더십은 실행이다(Leadership is performance)”
피오리나의 명성에 한 가지 더 보태는 것은, 그녀가 성공을 위해 매진하는 워커홀릭이 아니라 부하직원의 성공과 기쁨, 고통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따뜻한 인간애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루슨트 CEO로 발탁되었을 때는 최초로 팬클럽을 가진 경영자가 되었다.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이 그녀의 저돌적인 경영방식에 의해 지어진 것이면, 대중 스타에게나 있는 ‘팬클럽’은 그녀의 따뜻한 인간미를 숨김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HP로 자리를 옮기고 가장 먼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기업 이미지 광고를 제작했다. 자신이 HP 창업자의 정통성을 이어받았다는 뜻을 공고하기 위해 창업의 바탕이 되었던 창고를 광고에 등장시킴으로써 창업자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의 경영방식을 접목시키겠다는 뜻을 펼쳐 보인 바 있다. 결과적으로 이 광고는 HP 직원이라는 자부심을 북돋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한계는 없다. 도전을 즐겨라!”
이제까지 HP는 전통적인 스타일로 미루어 완벽하지 않으면 절대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는 일념으로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장인정신은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장의 생태를 따라잡지 못했다. ‘완벽’이라는 그물에 걸려 적기를 놓치고 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심지어는 신생 기업들의 광고 전략에 따라가지도 못했다. IBM 회생의 시기에 루 거스너가 시장의 흐름에 주목하도록 경영혁신을 펼치는 시기에도, HP는 상품생산에 완벽을 기했다. 경영자들 역시 최고의 상품만을 추구했고, 시장에 따라가는 기업의 경박성을 한탄했다. 시장은 갈수록 변하고, 적기를 잡지 못한 기업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장인정신과 각 생산라인의 자율성을 중시한 것이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면, 경영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온 것과 같다.
60년 전통의 보수적인 HP가 전격 발탁한 최초의 아웃사이더 CEO에게 지워진 짐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창업자 휴렛과 팩커드가 세운 HP 방식은 시장보다는 기술을 우선으로 하여 완벽한 테크놀러지 구현에 집중해 있었고, 사업부문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중시한 나머지 기업은 경쟁력을 잃었다. HP의 전통적인 기업문화는 경영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HP 재건, CEO 칼리 피오리나의 결단
2001년 9월, 피오리나는 경쟁사 중 하나인 컴팩 컴퓨터와의 인수합병을 결정했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업계 최고가 되기 위해 기업의 생존을 걸었던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합병계획이 발표되자, HP 주식의 수업으로 사회사업을 하고 있는 휴렛 재단과 팩커드 재단의 창업자 후손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후손 중 유일하게 HP의 이사로 있던 월터 휴렛은 주주들의 의사를 묻는 위임장경쟁을 실시하자는 의견을 내세웠다. 초기에는 이사회 역시 찬성과 반대로 각기 의사를 달리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피오리나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이사들이 늘어났다. HP 주식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두 재단(휴렛 재단, 팩커드 재단)과 월터 휴렛의 반발은 결국 위임장경쟁을 야기했고, 주주들은 피오리나와 이사회에 표를 던졌다.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 월터 휴렛은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결국 월터 휴렛과 피오리나는 ‘휴렛 대 휴렛팩커드’라는 이름으로 법정에 서게 되었고, HP 재건을 위한 피오리나의 결단과 정당성에 재판정 역시 동의했다. 2002년 9월 합병은 성사되었다.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는’ 칼리 피오리나의 승리
HP 컴팩 합병은, 기업간의 싸움이 아닌 21세기 경영혁신을 위해 창업자 세대와 치러야 했던 한 전문경영인의 치열한 전쟁이다. 또한 이 전쟁은 창업자와 기업의 동일시를 극복한, 리더십의 세대교체를 상징한다. 칼리 피오리나의 도전과 승부는, 21세기를 이끌어갈 최고의 여성 CEO가 이루어낸 승리의 드라마이다.
2002년 9월, 1년여를 끈 창업자 가족과의 전쟁이 끝났다. 승리의 여신은 CEO 칼리 피오리나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제 그녀에게 남은 과제는 거대기업 HPQ(휴렛팩커드-컴팩)의 수익을 높이는 한편, 기업혁신의 결과를 만천하에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이제까지 걸어온 길이 ‘충분히 완벽한’ 것이라면, 칼리 피오리나와 HP의 미래 역시 그러하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그것은 바로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것에 도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세월이 흐르면서 그런 도전정신은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겁쟁이 회사가 되어버리고 만 것입니다. 나는 이 회사와 이 IT 분야에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HP에 들어온 것입니다. 우리는 HP가 업계를 선도하는 활력 있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이 인수합병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협상을 추진해 왔던 것입니다.”
그 방에 있던 이사들은 모두 피오리나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감하고 있었다. 3년 전 그들은, 자만에 빠진데다 활력을 잃어버린 회사를 피오리나가 되살려줄 것이라고 기대하며 그녀를 영입했다. 그녀의 영입을 반대했던 유일한 이사인 월터 휴렛은 이 모임에 초대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피오리나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이 난국을 타개하려고 모임을 마련했다. 그녀는 만약 상대 측이 인수합병을 무산시키고 자신를 축출하는 데 성공했을 때, HP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단언했다.
“다시는 이 회사가 무언가에 도전하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고, 그것은 바로 비극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 프롤로그 : 최선의 선택, 도전 중에서

1954년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태어난 카라 칼튼 스니드(Cara Carle-ton Sneed)는 거의 모든 면에서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가족들 사이에서 자라났다. (‘칼리’라는 애칭은 대학시절에, ‘피오리나’라는 성은 1985년의 두 번째 결혼으로 얻었다.)
그녀의 어머니인 매들런 저진스 스니드(Madelon Juergens Sneed)는 초상화 화가였으며, 딸이 네 살이 되자 초상화를 그려주기 시작했다. 아버지인 조지프 T. 스니드 3세(Joseph T. Sneed Ⅲ)는 1960년대 후반 돌연 가나 공화국으로 출국해, 가나 헌법의 세계적 권위자 중 한 명이 되었다. 그의 자녀 3명은 자라는 동안 아버지의 갑작스런 여행에 쫓아다니느라 3개 대륙에서 5개의 학교에 다녀야 했다. 피오리나는 후에 말했다.
“적응하는 법을 배우게 되더군요. 나는 영원한 아웃사이더였지만 그것이 더 이상 날 괴롭히지 못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 제3장 “내게 기회를 주시오!” 중에서

피오리나는 자기 주위에서 뭔가 굉장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는 사회생활 초기부터 휴렛팩커드를 동경했다. 루슨트를 독립시킬 때는, 1990년대 중반에 훌륭한 성과를 거둔 HP를 벤치마킹하고 그에 필적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휴렛팩커드를 다음과 같이 평했다. “방향을 잃어가고 있으며 계획적인 지도를 갖고 있지도 않은 회사입니다. 모두 상승곡선을 타고 있을 때 하향곡선을 타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그 회사에 관심이 있는 것은, 어려운 상황으로 일부러 돌진해 그것을 개선시키는 것이 여태까지 그녀가 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도전할 만한 가치는 충분했다.
피오리나는 그에 덧붙여 아무도 보지 못한 기회를 보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몇 년 전에 샀던 데이브 팩커드의 자서전, 『HP 방식(The HP Way)』을 최근에 다시 읽었다. 모두 합쳐 여섯 번을 읽은 셈이었다. 휴렛팩커드의 초기 이념인 ‘할 수 있다’ 정신에 대해 생각해 본 그녀는, 그 시절로 돌아가 근대적 변혁을 이루어냈던 힘을 다시 끌어낼 수 있다면 회사를 회생시킬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내게 기회를 주십시오! 잘 해낼 수 있습니다!”
― 제3장 “내게 기회를 주시오!” 중에서

“이곳은 진보주의자들의 일터입니다. 바로 이 차고에서 두 젊은이가 500달러의 자본금으로 한 산업을 창조했습니다.”
칼리 피오리나의 목소리였다. 휴렛팩커드의 신임 CEO에 의해 거의 10년 만에 기업 브랜드 광고가 제작된 것이다. 화면은 곧이어 시청자들을 1930년대로 안내한다. 상태가 좋지 않은 흑백 필름에, HP가 탄생한 차고에서 일을 하는 데이브 팩커드와 빌 휴렛의 모습이 보인다. 갓 서른 살이 된 팔팔한 두 젊은이다. 팩커드는 회사의 첫 제품 중 하나인 상자 모양의 오디오 발진기를 들고 있다. 피오리나가 설명한다.
“아이디어는 간단했습니다. 생활에 유용한 것을 만들지 못하면 차고를 떠나지 말자. 그것은 매우 간단하고도 진보적이었습니다.” 그녀가 내레이션을 하는 동안 카메라는 밝게 빛나는 차고를 비춘다. 차고의 문으로 다가가는 누군가의 그림자가 비춰지다가 갑자기 피오리나의 얼굴이 크게 클로즈업 된다.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빌 휴렛과 데이브 팩커드의 회사가 재창조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첫걸음을 내딛는 우리를 지켜보십시오!”
광고는 검은 바지 정장을 입은 피오리나가 차고의 흰색 문에 기대서서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웃고 있는 장면으로 끝난다.
― 제4장 차고의 규칙 중에서

피오리나가 휴렛팩커드에 취임하기 전, 최고의 정신적 스승 중 한 명인 루슨트의 회장 헨리 샤크트가 이런 충고를 해준 적이 있었다. “이사회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네. 세부적인 것도 그냥 넘기면 안 되지. 저녁모임을 주최할 때면 서로 대화가 통하는 사람들끼리 앉을 수 있도록 자리 배정에 신경 쓰게.” 피오리나는 임기 중 첫번째로 맞는 1999년의 연감용 사진 촬영을 하는 자리에서 그 충고를 떠올렸다. 검은 정장을 입고 한 줄로 서는 것보다 좀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해야겠다고 생각한 그녀는, 남자 이사들에게는 노타이 차림의 셔츠를, 여자에게는 바지를 입혀 세 명씩 짝을 짓게 했다.
그리고 자신의 짝으로는 딕 핵본과 월터 휴렛을 고르고 그 가운데에 섰다. 핵본은 차기 회장이니 당연한 선택이었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휴렛을 옆에 세운 것은 이유가 있어서였다. 신임 CEO는 자신이 진짜 휴렛 옆에 서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 제5장 이사회 속으로 중에서

2001년 3월 멕시코시티의 HP 공장을 방문했을 때, 피오리나는 어려운 시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고 했다. 그녀는 2001년의 탄탄한 실적에 대해 간단하게 직원들을 치하한 뒤 이렇게 경고했다.
“여러분들이 몸담고 있는 시장과 같은 속도로 성장해 가지 못하면 여러분들은 죽을 것입니다. 이것은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이것은 생존을 위한 여정입니다.”
일부 직원들은 그 메시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고, 다른 이들은 자기들의 믿음, 즉 HP는 어려운 시기를 부드럽게 헤쳐갈 수 있다는 일반적인 믿음에 더욱 매달렸다. 직원들은 HP 사업의 침체가 심화될수록 회사의 ‘빛나는 정신’을 보존하려는 피오리나의 의지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그런 문구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설득력이 없었다. 그녀의 새로운 메시지는 모두 긴축에 관한 것으로서, 강제적인 휴가비의 삭감에서 시작하여 급여인하와 강제해고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조치는 결코 HP 방식이라 할 수 없었다.
― 제7장 세 가지 질문 중에서

휴렛팩커드는 그날 오후 보도자료를 급하게 준비하여, 팩커드 재단의 결정에 매우 실망했으며, 회사의 ‘많은 주주들’에게 합병의 중요성에 대해 계속해서 알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은 합병과 그것을 위해 싸워 온 여성 CEO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합병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5퍼센트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가트너 그룹의 투자분석가인 토드 코트(Todd Kort)가 주장했다. 심지어 U. S. 뱅코프 파이퍼 제프레이(U.S. Bancorp Piper Jaffray)의 투자분석가인 애쇼크 쿠마(Ashok Kumar)는 12월 7일 저녁 한 기자에게 “이제는 끝났습니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정도였다. 쿠마는 다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칼리가 이제는 그만둘 때가 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들이 다소 부풀려진 주장을 계속하는 것은 마치 서커스 공연은 하지 않으면서 두 명의 어릿광대를 데리고 있는 것과 같았다.
― 제8장 월터 휴렛의 반란 중에서

칼리 피오리나는 휴렛팩커드에 들어오면서 세계의 야심 있는 여성들의 모델이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불가사의하게도 중년의 남성 CEO들의 역할 모델이 되어 있었다. 그들은 그녀의 지휘권을 지키기 위한 전투가 최고경영자의 자리를 보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세간의 이목을 끄는 어떠한 지도자라도 환호가 멈췄을 때 부딪칠 수 있는 예고였다. 언젠가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Jeff Bezos)는 전화를 걸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포옹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건 전화 포옹입니다!”
― 제9장 피오리나의 전쟁 중에서

“우리는 보조개표(투표용지의 천공 자국이 제대로 뚫리지 않은 표-옮긴이)도, 천공 밥이 떨어져 나가지 않은 표도, 천공 자국이 겹친 표도 하나도 없습니다. 아주 분명합니다.”
동시에 그녀는 진지한 말을 꺼냈다. 그녀는 변화를 포용해 준 주주들과 꿋꿋이 견뎌준 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상대편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서로 냉정을 되찾으면, 위임장경쟁에서 빚어진 적대감을 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뒤 휴렛 가족과 팩커드 가족에게 평화의 신호를 보냈다.
“회사에 여러분들의 이름이 달려 있는 것을 언제나 자랑스러워할 겁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전통을 충실히 계승해 나가길 원합니다.”
완벽한 끝맺음이었다. 그녀의 팀은 승리했고, 창업자 가족에게는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다섯 달 동안의 위임장경쟁에서 무엇을 배웠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이 회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회사를 위해 옳다고 생각되는 것을 위해 얼마나 단호히 싸울 수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 제10장 위임장경쟁 중에서

이론적으로 데이브 팩커드와 빌 휴렛은 여전히 그녀의 영웅이었다. 어느 날 저녁식사가 끝넌 후, 회상에 잠긴 그녀는 팩커드가 1950년대에 행했던 고전적인 경영원칙에 대해 생각했다(몇 가지는 그녀가 문제로 생각하는 사항들이기도 했다). “그의 원칙은 이 회사를 이끌 유일한 길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HP 컴팩 합병에 대한 전투가 수그러든 뒤, 그녀는 창업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삼갔다. 마치 먼지방지 덮개를 씌워 그들을 벽난로 위에 고이 모셔둔 것 같았다.
“테크놀러지는 엔지니어가 벌이는 게임 이상의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터득해 찬란한 빛을 발하는 것이지요. 업계를 이끄는 테크놀러지 기업들을 살펴보면, 그들이 실제로 테크놀러지에만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피오리나는 실리콘밸리의 다른 기업들도 HP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이해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 그녀는 이제 모든 기업들이 표본으로 삼는 강력한 실용주의 회사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을 주목하고 있다.
― 제12장 최고의 리더십 중에서

추천사

휴렛팩커드는 창업자 휴렛과 팩커드의 엄격한 장인정신과 탁월한 벤처정신이 결합된 세계 기업사의 살아 있는 신화이다. 급격한 시장변화 때문에 위기에 빠진 HP가 선택한 아웃사이더 CEO 칼리 피오리나는, 도전의식과 창의력을 겸비한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HP와 컴팩을 합병시키는 초대형 시나리오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 안철수 |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목차

프롤로그 : 최선의 선택, 도전 거듭된 난관 | 도전정신의 실종 |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 합병에 실패한다면? | 정면돌파

제1장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집단
HP 방식의 토대 HP만의 성공 요인 | 시대의 정서를 파고들다 | 엄격한 인간 ‘파피’ | 브레인스토밍의 대가(大家) | 휴렛과 팩커드의 만남 | 팔로 알토의 허름한 차고에서
HP의 신뢰를 쌓다 다시는 직원을 해고하지 않겠다 | “와! 아이쿠” | 열정이 있다면 | 견고한 수익성 | 서번트 리더십 | ‘The Boss’ 앞치마 | 부러진 연필 | “다시는 문을 잠그지 마시오” | 휴렛팩커드의 해외진출 | 펜타곤의 팩커드
변화하는 기업문화 여성에게도 승진의 기회를! | HP 방식의 고집 | 휴렛의 퇴임 | 분권화된 경영전략의 문제 | 시장의 변화 | 관료주의 | 최고경영자와 창업자의 불화 | 리더십의 부재

제2장 “NO”라고 말한 남자
HP의 숨은 실력자, 딕 핵본 아들과 같은 존재 | 전통적인 고가(高價) 정책을 깨다 | “프린터는 화장실같이 될 거야” | 훌륭한 책임자이자 뛰어난 전략가 | 핵본의 CEO 거절 | 마지막 제안
플랫, 경영권을 쥐다 직원에게 더 많은 관심을 | 일하기에 가장 좋은 직장 | 뒷전으로 밀려난 ‘최우선 목표’ | 팩커드의 죽음 | PC 사업의 불안 | 안정적인 직장의 한계
인터넷 붐과 HP의 위기 실리콘밸리에 찾아온 골드러시 | 잃어버린 인재 | 너무 늦은 시도 | 기업 분사를 둘러싼 갈등 | 드러난 불만들 | CEO 선발위원회 구성 |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라

제3장 “내게 기회를 주시오!”
신경제의 리더, 칼리 피오리나 언어의 마술사 | 역사학도의 뒤늦은 경영수업 | 팬클럽을 가진 부사장 | AT&T로부터의 독립 | 미래 기업, 루슨트에서의 활약
《포춘》, 피오리나를 선택하다 안티고네의 신념과 용기 | 여성 임원이 넘어야 할 산 | 인생을 바꾼 인터뷰 | 헤드헌터들의 주목 | 자신이 옳다면 승리할 수 있다
HP 최초의 아웃사이더 CEO 100:1의 경쟁률 | 네 명의 최종후보 | “She’s excellent!” | “내게 기회를 주시오!” | 결정권을 쥔 핵본 | 제2의 잭 웰치 | 피오리나 시대의 개막

제4장 차고의 규칙
리더십은 실행이다 HP, 자부심을 되찾다 | 열정과 소심함의 대결 | “충분히 완벽해” | 신념을 따를 뿐
브랜드 이미지의 쇄신 ‘차고의 규칙’을 광고로 | HP의 유산과 피오리나의 열정 | 창업자 휴렛과의 만남 | 상황을 변화시키는 자신감
HP의 새로운 전략 “지금과는 다를 것입니다” | 프론트엔드·백엔드 | 관료주의에 맞선 인재 발굴 | “시련이 시작될 거요” | 낙관주의를 전파하다

제5장 이사회 속으로
HP 사령탑의 변화 CEO를 제외한 비밀회의 | 밀려난 보수주의자들 | 창업자의 후손들 | 불화의 요인
이사회 개혁 핵본의 이사회 축소 | 새로운 이사진 | 피오리나와 핵본의 조화 | 혼자 남은 월터 휴렛
HP의 포지셔닝 IBM과의 경쟁 | 인수합병의 가능성 | 컴팩과의 탐색전 | 맥킨지의 컨설팅

제6장 억만장자의 유산
HP의 권력 이동, 휴렛 재단 강하고 엄격한 아버지 | 자식들을 성장시킨 사회사업 | 실리콘밸리의 부호 가문 | 빛나는 눈망울을 지닌 따뜻한 후원자 | 장례식에 초대되지 못한 경영자들 | 휴렛 재단의 발전
사회에 대한 기여, 팩커드 재단 팩커드의 ‘식탁재단’ | 팩커드 재단에 넘겨진 HP 주식 | 팩커드가 남긴 편지 | 세계 최대의 자연보호 사업 | 어린이 복리증진 | 팩커드 재단의 분할 | HP 주가의 영향력


제7장 세 가지 질문
폭풍우 속으로 최악의 시장 침체 | 컴팩의 고민 | 위기에 빠진 피오리나
지금은 눈물을 흘릴 때가 아니다 HP 방식의 변화 | 고통스러운 자구책 | 마침내 단행된 강제해고 | 언론의 공격
피오리나의 세 가지 질문 이사회의 소집 | 지퍼처럼 어울리는 회사 | 이사회의 합병안 승인 | 핵본과 휴렛의 갈등
HP와 컴팩의 합병 카펠라스의 선택 | 협상 | 엘로이즈와 아벨라르 | 휴렛의 동의

제8장 월터 휴렛의 반란
반대자들 합병발표 이후 | 반란의 시작 | 통고 | 반대론자들의 협력 | “실망스럽지만 놀랍지 않다” | 임박한 위임장경쟁
팩커드 재단의 진의 월터가 승리한다면 | 주가 폭락 | 과반수의 반대표 | 불가피한 선택
마녀 사냥 HP의 대응 | 지지 호소를 위한 여행 | 승리를 위한 월터의 행군 | 비난과 공방 | 대의명분

제9장 피오리나의 전쟁
신념 피오리나의 설득 | “HP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 이사회의 단결 | HP, 결의를 다지다
비전이냐, 전통이냐 피오리나와 카펠라스의 긴급회의 | 지원군 | ‘우리가 여기서 멈춘다면?’ | 창업자를 등에 업다 | CEO들의 지지
“변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직원들과의 불화 | 이사회의 전폭적인 지원 | 월터, 궁지에 빠지다 | 잭 웰치의 감탄 | “승리를 위한 준비는 끝났다”

제10장 위임장경쟁
젊은 CEO의 의지 더러운 싸움이 된 위임장경쟁 | 지쳐가는 휴렛 | ‘반드시 이기고 싶다’ | 최악의 상황, 단호한 의지
맞불 작전 합병이냐, 혼돈이냐 | 휴렛 측에 선 루 플랫 | 휴렛의 호재 | 막바지에 이른 위임장경쟁
집계상황 결전의 날 | 대조적인 등장 | ‘철의 여인’ 피오리나 | 무대 뒤의 드라마 | 첫번째 전투의 승리

제11장 휴렛 대 휴렛팩커드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 투표결과에 대한 불신 | 피오리나가 내민 화해의 손길 | 소송 | 비열한 행위 | 치열한 재판 준비
법정에 선 피오리나와 휴렛 휴렛의 유리한 시작 | HP의 반격 | 불충분한 증거 | 진실이 밝혀지다
완벽한 승리 세계 최고의 팀워크 | 또다른 전투 | 팩커드 재단, 피오리나를 지지하다

제12장 최고의 리더십
피오리나가 해낼 수 있을까? 신구 세대의 충돌 | 경영의 재정비 | 인내의 시기 | HP와 컴팩의 자리잡기
HP 재건 피오리나를 향한 신뢰 | HPQ의 탄생 | 독자생존의 시대는 끝났다 | HPQ와 피오리나의 미래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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