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Dragon vs. Big Elephant 용과 코끼리의 싸움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출발은 중국이 빨랐다. 그러나 잠재력은 인도가 더 풍부하다.
중국을 흔히 ‘레드 드레곤’(Red dragon, 붉은 용)으로 지칭한다. 인도는 ‘빅 엘리펀트’(Big elephant, 거대한 코끼리)라고 부른다. 용과 코끼리의 싸움 즉 용쟁호투(龍爭虎鬪)가 아니라 용쟁상투(龍爭象鬪)가 되는 셈이다. 용과 코끼리의 싸움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지금 당장은 중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인도보다 GDP는 2.5배, FDI는 10배, 무역 규모는 6배가량 많다. 중국이 대학생이라면 인도는 초등학생 수준밖에 안 되는 것이다. 현재 중국과 인도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지만 잠재력은 인도가 더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인도는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영어 대국이고 젊은 층이 많으며 민주주의의 실현으로 정치 동란 가능성이 거의 없다. 중국은 정치 리더십의 혼란으로 경제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큰 데 비해 인도는 정치 동란으로 인한 성장 지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는 인도가 중국보다 13년이나 늦게 개혁을 시작한 것을 만회해 줄 것이다.
- <5부 친디아의 도전, 미국을 넘어선다> 중에서
친디아 파워 vs. 미국 친디아가 연합한다면 미국의 경제 패권이 무너지는 시기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03년 “오는 2039년에는 GDP 기준으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경제국으로 부상한다.”고 선언했다. 골드만삭스는 브릭스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면서 브릭스를 대표하는 중국이 끝내 세계 최강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를 간추리면 중국은 GDP 규모에서 향후 4년 내에 독일을 따라잡고, 2015년에는 일본, 2039년에는 미국마저 추월한다는 것이다.
미국 최고의 권위지인 《뉴욕 타임스》의 대표적 중국통으로 꼽히는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자신의 저서 『동쪽으로부터의 천둥: 떠오르는 아시아의 초상』(Thunder From the East: Portrait of a Rising Asia ,국내에서는 『중국이 미국 된다』로 번역됨)에서 중국이 2020년 구매력 평가 기준(PPPI)으로 미국을 앞서며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디아가 연합한다면 미국의 경제 패권이 무너지는 시기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2020년이면 친디아의 GDP가 11억 달러로 현재의 미국 GDP와 비슷해진다. 그러나 미국도 연평균 3.2퍼센트가량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따라서 친디아가 미국을 넘어서는 시점은 2025년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친디아가 20년 내에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특히 친디아의 경제는 상보적이고 경제 발전 단계도 비슷하기 때문에 자유 무역 지대로 묶여 단일 경제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친디아가 미국을 제칠 것이라는 주장의 또 다른 근거는 미국의 영화가 극에 달했다는 점이다. 달도 차면 기울듯이 미국의 쇠락 징후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미국인들은 오래전부터 내부로만 눈을 돌리고 있다. 문명 국가 가운데 외국 서적이 베스트셀러에 오르지 못하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조차 외국어를 하지 못한다. 세계는 계속 세계화하고 있지만 미국만 그 반대이다. 사실 세계화가 미국화이니 미국이 세계화할 이유가 없긴 하다. 미국은 유아독존에 빠진 것이다.
로마의 치세가 1,000년을 갔던 것은 통치자의 피지배 민족에 대한 ‘관용’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미국을 따르라. 아니면 지구를 떠나라.’라는 일방주의에 함몰돼 있다. 이런 오만과 편견으로 무장한 제국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 <5부 친디아의 도전, 미국을 넘어선다> 중에서
‘G-3’ 시대는 도래할 것인가 세계는 미국 중국 인도의 ‘G-3’ 체제로 재편될 것이다. 이는 미국과 중국과 인도가 세계를 두고 삼국지를 써 내려가는 시대이다.
현재의 빅 3가 미국, 일본, 중국이라고 한다면 미래의 빅 3는 미국, 중국, 인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인구 고령화 현상 등으로 점차 활력을 잃고 있으며 미국처럼 인구 유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일본 경제는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칠 것이다. 그러나 인도는 욱일승천의 기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는 미국, 중국, 인도의 ‘G-3’(선진 7개 국을 지칭하는 G-7에 빗댄 것으로 선진 3개 국이라는 의미) 체제로 재편된다. 이른바 ‘G-3’ 시대’의 도래이다. ‘G-3’ 시대에는 미국과 중국과 인도가 세계를 두고 삼국지를 써 내려갈 것이다.
그때 일본은 미국의 블록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미국, 유럽이 한 축을 이뤄 선진국의 이익을 대변한다면 새로 부상한 친디아는 개도국의 이익을 대변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중국과 인도는 서로 견제하면서도 협력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 <4부 친디아 동맹, 23억 인구가 손을 맞잡다> 중에서
‘아시아 빅 3’의 판도 변화 ‘일본 중국 한국’이 ‘중국 인도 일본’으로 가는 시대, 한국 경제의 미래는 친디아에 달렸다.
사실 일본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위에서 언급한 시나리오가 모두 맞아떨어져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고 정주영 현대 그룹 명예 회장이 조선소도 없이 선박을 수주했을 때 한국이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이 될 줄 누가 예상했겠는가.
중국이 미국을 제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제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이 중요하듯 한국도 좌표 설정이 중요하다. 좌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하면 된다’는 정신을 되살려 성장에 매진한다면 일본을 넘어서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
일본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친디아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중국과 인도는 일단 풍부한 소비 시장이다. 시쳇말로 중국인에게 농심 신라면 하나씩만 팔아도 13억 개이다. 또한 인도까지 합하면 23억 개이다. 청년 실업은 감수해야 하지만 임금이 싸고 한국에서 가까운 중국에 생산 기지를 옮기면 수출 경쟁력을 계속 확보할 수 있다. 사회 간접 시설 확충이 시급한 인도에는 건설 등 인프라 수출이 가능하다.
물론 중국은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크게 줄이고 있고, 인도의 소프트웨어 수준은 이미 한국을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거대한 친디아 사이에서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반일 감정이란 상대적 이점이 있고, 인도에서는 인도인이 갖고 싶은 것 세 가지가 모두 한국 제품일 정도로 브랜드 이미지가 좋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크게 보고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면 친디아의 부상은 우리에게 위기이기보다는 기회이다.
- <맺는 말 21세기 한국의 승부처 친디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