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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일기

부부 일기

저자
조양희 지음
출간일
2002년 06월 07일
면수
192쪽
크기
152*223
ISBN
9788973374724
가격
9,000 원

책소개

이해와 사랑, 용서와 화해로 이어가는 부부들의 칭찬 릴레이!

부부라는 이름 속에 퇴색해 버린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되찾게 해주는 책!

 

 

최근 결혼하는 세 쌍 중 한 쌍이 이혼을 하고, OECD 국가 중 8위였던 우리 나라의 이혼률이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영국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또 부부간의 갈등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들이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이혼을 비롯한 부부간의 불화가 이미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조양희의 신작 에세이 『부부 일기』는 이러한 세태 속에서 작가 자신의 지난했던 결혼 생활에 대한 반성과, 그 극복 과정에서 탄생한 일기 형식의 에세이다. 

종가집 맏며느리로서의 혹독한 시집살이, 20년 동안 고치지 못한 남편의 고약한 술버릇, 아내의 지나친 완벽주의, 좁혀지지 않은 성격 차이 등 여느 부부들처럼 수많은 문제를 품고 살았던 조양희 부부. 이 책에서는 “우린 정말 안 맞아!”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며 20여 년 동안 단 하루도 싸우지 않은 날이 없었던 이들 부부가 매일 아침 5분씩 ‘칭찬 나누기’라는 방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 진솔하게 그려진다. 

설겆이해 준 아내와, 아침마다 이불을 개켜준 남편을 칭찬하는 등,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들을 칭찬하며 서서히 변해가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진심어린 칭찬이 부부간에 이해와 화해, 그리고 상처를 치유하는 훌륭한 장치임을 알게 된다. 실제로 천주교에서 시행하는‘부부애 운동’인 ME(Marrige Encounter)와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칭찬은 원만한 부부 관계를 위한 중요한 실천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부부의 서약으로 책장을 열면, 사계절 동안 매일 아침 나누었던 남편과 아내의 칭찬 한마디가 교대로 이어진다. 짤막하게 주고받은 칭찬에는 조양희 특유의 감성적이고 관조적인 단상들로 살을 붙였다. 저자는 자신의 체험을 통해 부부간의 사랑에는 무엇보다 노력과 이해가 전제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마지막에는 아내로서 살아갈 딸과, 남편으로서 살아갈 아들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띄우는 편지글을 통해 행복한 결혼의 지혜가 무엇인지 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일상을 읽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책을 읽은 뒤, 부부끼리 혹은 연인끼리 자신들의 생활에서 직접 칭찬 나누기를 실천하고 그것을 기록할 수 있게 칭찬 노트를 별도로 만들었다. 

이 책은 ‘칭찬’이라는 구체적인 방법을 전하며, 많은 부부들이 대화 단절과 사랑 부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좀더 충만된 결혼 생활을 누리는 데 작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저자 및 역자

조양희

조양희

따뜻한 가족애를 주제로 한 감성 어린 글들을 발표하며, 우리의 일상에 작은 쉼표를 던져왔던 작가 조양희. 서울에서 태어나 공군 통신장교였던 아버지와 간호사였던 어머니의 돈독한 부부애로 꾸려진 가정에서 조양희는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배울 수 있었으며, 단란한 가정에서 흡수한 사랑의 자양분은 고스란히 그녀의 삶과 글에 녹아들었다. 성심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1969~1979년까지는 대한항공 스튜어디스로, 그후에는 조선호텔 매니저로 일하며 커리어우먼으로 한창 경력을 쌓아가던 중 조양희는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되었다. 서른세 살의 나이로 주위의 걱정을 한몸에 받던 시절, 후배의 간곡한 부탁으로 나간 맞선 자리에서 상대편 물주로 따라나온 세 살 연하의 남자를 만나게 된 것. 정작 맞선 상대는 연락이 없는데 그 청년은 한 번 더 만나보라는 구실로 계속 연락을 해왔단다. 설마 했던 그 청년이 황혼녘 노을 아래 언덕길을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운명을 느꼈다는데, 그렇게 맞선 자리에 덩달아 따라나온 남자가 지금의 남편 박문규 씨다. 아이 셋을 낳고 기르던 그 정신없던 와중에도 문학에의 꿈을 접지 않았던 조양희는 마흔한 살의 나이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겨울외출』이 당선되어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렇게 해서 지금껏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들이 『겨울 외출』 『하늘빛 유혹』 『이브의 섬』 등의 장편소설과 『도시락 편지』 『행복 쪽지』 『부엌데기 사랑』 『희망으로 짠 조각보』 『게으를 수 있는 용기』 등의 에세이들이다. 이 책에서는 여느 가정처럼 수많은 갈등의 씨앗을 품고 살며, 20년 동안 단 하루도 싸우지 않은 날이 없었던 이들 부부가 매일 아침 5분 칭찬의 시간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 진솔하게 그려진다. 모난 돌이 둘글어지기까지, 결혼 20년 만에 깨달은 조양희 부부의 삶의 지혜에 행복한 결혼 생활의 답이 들어 있다.

본문 중에서

20년 결혼 생활의 불협화음을 화해의 이중창으로 바꾸어간 

조양희 부부의 창찬 나누기, 그 일상의 작고 진솔한 고백들!


내 말을 끝까지 다 들어준 다음 얘기하는 모습, 당신은 참 좋은 습관을 지녔어.


어머니의 가르침도 가슴에 새기고 있는지라, 되도록이면 남편의 말이 끝난 후에 내 의사를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남편이랑 오해가 빈번할 때는 말을 다 듣고서 내 이야길 하는 편이 더 큰 다툼을 예방할 수 있다. 내 말 좀 먼저 들어봐요, 하고 우기다가 결국은 원점으로 돌아가거나 곡해를 해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가 얘기할 때 다른 변명을 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나의 허물을 그 기회에 고친다고 생각하면서 참고 기다린다. 불과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인데 생사가 달린 것처럼 내 이야기만 얼굴 빨개져라 내뱉고 나면 남는 건 씁쓸함뿐이다. 그러고 보면 결혼 생활이란 게 사람 됨됨이를 배워가는 훈련인 것 같다.                                               

3월 12일 글 중에서


일요일에 할 일이 많은데도 영화를 함께 봐주겠다며 서울까지 나들이한 당신, 내가 선택한 영화를 불평 없이 즐겁게 감상해 준 당신, 그리고 따끈한 커피로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해준 당신, 사랑해요.


이렇게 무덤덤한 중년의 부부인 남편과 내가 냉장고에 붙여둔 그 광고지에 나온 영화를 보러 갔더니, 우리 자리가 하필 연인석이었다. 의자 사이에 팔받침대가 없는 걸 보고 우리는 낄낄 웃었다. 나는 불편하다고 이리저리 몸을 뒤척였지만, 남편은 연신 연인석에 앉아 좋다며 싱글벙글이었다. 그가 보고 싶다던 영화가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영화가 끝나 극장문을 나서는 길에 남편은 “아이고, 당신 허리라도 한번 감아볼걸 그랬네” 하며 아쉬워한다. 아직도 나에게 풋풋한 감정을 지니고 있는 당신, 고마워요. 

3월 16일 글 중에서


손수건을 빨아 창문 앞에 널어놓은 당신. 하루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땀으로 스며든 손수건, 아내인 내가 빨아드렸어야 하거늘, 정말 미안해요.


쓰다가 던져둔 남편의 손수건을 만져볼 때면 아픔이 밀려온다. 유난히 더위에 약해 주렁주렁 땀방울을 달고 다니는 그인지라 손수건이 마를 날이 없다. 유난 떠는 딸아이와 어느덧 군대 갈 나이가 된 큰아들 녀석, 아직 철없는 막내 녀석을 떠올리면 피땀이 스며나올 수밖에 없으리라. 세 아이가 무사히 성장하여 어른이 되기까지 남편과 나의 손수건은 쉴 틈이 없겠지. 앞으로 몇 장이나 더 필요할는지……. 

남편이 직접 빨아서 창문에 널어놓은 손수건을 살펴보니 닳아서 올이 다 풀려 있었다. 얼마나 많은 땀을 훔쳤기에 손수건이 다 닳아버린 것일까. 낡은 손수건을 보니 마음이 안되고 해서 새 손수건을 몇 장 사다 놓았다. 그런데도 남편은 한동안 그 낡은 손수건만 지니고 다니는 것이다. 남편은 손때 묻은 그 손수건에 자신의 고통과 번뇌가 그대로 녹아 있고, 그걸 사다 준 아내를 생각해서 오래오래 쓰고 싶다고 했다.

6월 25일 글 중에서


몇년 전 결혼 기념일에 일곱 색깔의 속옷과 호두파이를 선물해 주었던 당신을 칭찬합니다.


남편이 내민 그 상자 속에는 월화수목금토일로 지정된 형형색색의 속옷이 들어 있었다. 나는 모처럼의 선물을 감사히 받아야 한다고 다짐했지만, 목요일의 진초록 속옷만은 정말이지 유치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만 “이 초록 팬티를 어떻게 입어요?”라고 말해 버렸다. 남편은 “어째 가만 있나 싶었어, 그럼 그렇지” 하고 짜증을 냈다. 그러고는 내심 섭섭했던지 어디선가 전화를 받고 잠시 얼굴만 보고 온다며 휙 나가버렸다.

아이들과 나는 호두파이에 촛불을 켜고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남편은 새벽에야 나타났다. 나는 그날이 목요일이라서 그 유치한 진초록 팬티로 갈아입었는데 말이다.

7월 12일 글 중에서

추천사

가까운 사이일수록 칭찬에 인색한 것은 물론 이해와 배려가 부족해서 빚어지는 슬픈 일들이 많습니다. 가족끼리 주고받는 냉정한 말 한마디가 평생의 상처가 될 수도 있듯이 따스한 격려와 위로의 말은 서로를 지키고 키워주는 숨은 힘이 됩니다. 여기 가정이라는 ‘사랑의 학교’에서 깨어 있는 수련생이 되어 서로를 열심히 칭찬하는 가운데 평화를 이루어가는 한 부부의 솔직한 체험담을 들어보십시오. 조양희 님의 말처럼 ‘모난 돌이 둥글둥글해지기까지’ 견디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구체적인 삶의 노력들, 그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고백록이 곧 우리 자신의 이야기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해인 수녀


세상에 바래지 않은 사랑은 없는 것일까? 늘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며 가꾸어야 하는 것이 부부의 사랑이라면, 일찍이 도시락 편지로 아이에게 사랑을 전해주던 그 진솔한 마음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 가는 조양희 님 부부의 칭찬 릴레이를 모든 부부들에게 권하고 싶다. 조양희 님 부부보다 딱 절반을 함께 살아온 우리 부부도 이제는 매일 아침 칭찬으로 하루를 열리라 언약해 본다.

방송인 임백천 김연주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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