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금세 사라지는 데 반해 괴로움은 몇 배나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살기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역시 인간의 정신은 괴로움이 기본 설정인 듯하다. 인체에 괴로움이 표준으로 갖춰진 이유는 인류가 생존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_ 27쪽
우리 뇌는 신체가 전달하는 감각 정보를 바탕으로 감정의 강도를 판단하기 때문에 내장의 감각을 파악하지 못하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강도를 똑바로 측정할 수 없다. ‘이 기분은 유쾌한 것일까, 불쾌한 것일까?’ 정도의 판단은 내릴 수 있지만, 긴장, 공포, 분노, 동요 같은 감정을 구별할 수 없게 된다. _ 127쪽
우리의 자기는 진화가 만들어낸 생존 도구의 하나이고, 환경에 따라 뇌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로 형성되는 허구의 존재이다. 지금까지 이 책에서 사용했던 용어로 말하자면 자기를 배우는 것은 우리가 어떤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가를 아는 것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_ 150쪽
자신을 괴롭히는 악법을 추측하여 잠정적인 가설을 세운다. 악법 리스트를 다시 한번 읽어보며 평소 자신의 행동과 심리에 해당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다음 표를 보고 채점을 해보자. 완전히 해당한다면 100점을,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면 0점을 매긴다. _ 174쪽
우리가 인생에서 만나는 첫 번째 화살(통증)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거기에 ‘현실에 대한 저항’이라는 행위가 더해져 두 번째 화살(괴로움)이 생겨난다. 그렇다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대책은 한 가지밖에 없다. 다름 아닌 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복하는 것이다. _ 195쪽
정지의 힘으로 이야기의 강도를 최대한 떨어뜨리고, 관찰의 힘으로 이야기를 현실에서 분리한다. 이 두 가지가 무아를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기술이다. _ 243쪽
애초에 자기는 생존 수단으로 생겨난 존재라서 자기가 발생하는 것 그 자체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다만 일단 관찰 기술을 익히면 더 이상 자기로 고민하지 않게 된다. 예전에는 확고한 존재였던 자기가 그저 여러 개의 이야기 중 하나로 변하기 때문이다. _ 2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