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후와 기상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일기예보를 떠올려볼까요? 일기예보에 나오는 그날그날의 최저 기온과 최고 기온은 하루에도 10℃ 넘게 차이가 나곤 합니다. 계절별로 살펴보면 여름과 겨울은 20℃가 넘는 기온 차를 보이기도 하지요. 이는 기상과 관련된 것입니다. 이처럼 기상은 짧은 기간의 날씨를 다루지요. 반면 기후는 최소 30년 동안의 정보를 모아 얻은 평균값을 기준으로 특정 지역의 종합적인 상태를 다루는 개념입니다. 매일매일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상과 달리 장기간의 평균 상태를 의미하는 기후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1-1 기후변화가 대체 뭐길래?> 중에서
카카오는 고온 다습한 환경, 특히 비가 많이 내리는 열대 지역에서 잘 자라지요. (증략)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춘 서아프리카의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전 세계 카카오 생산의 70% 이상을 책임집니다. 문제는 기후가 변화하면서 서아프리카 내에서도 카카오 재배에 적합한 곳이 점점 고위도로, 높은 고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산이 없고 평탄한 서아프리카에서 카카오 재배 지역이 줄어들 수밖에 없지요. 따라서 20~30년 후에는 카카오 생산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2050년이 되면 초콜릿은 매우 비싸고 희귀한 기호품이 되어 지금처럼 밸런타인데이마다 초콜릿을 주고받는 일이 불가능해질 수 있지요. 또한 기후 조건에 따라 카카오 나무에 가해지는 자극이 달라져 초콜릿의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어요. 기후가 바뀌며 초콜릿 없는 세상 혹은 맛없은 초콜릿만 남는 세상이 될지도 모릅니다.
<1-6 지구상에 맛없는 초콜릿만 남는다면?> 중에서
글로벌 생태 발자국 네트워크(Global Footprint Network)라는 비영리 기관에서는 지구 생태 자원의 전체 용량과 인류의 생태 자원 소비량을 분석하여 해마다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을 발표합니다. 이는 인류가 생태 자원을 사용하고 폐기물을 방출하는 규모가 지구의 생산 및 자정 능력을 초과하는 시점이 한 해 중 언제인지를 의미합니다. 이날을 기점으로 지구가 제공한 그해의 생태 자원을 인류가 모두 소진했다는 뜻이지요. 다시 말하면 기성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생태적 빚을 지는 날을 가리킵니다. (중략)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은 국가별로도 산출됩니다. 우리나라는 2023년 4월 2일에 이미 2023년의 생태 자원을 모두 소진하고, 다른 국가 또는 미래 세대의 생태 자원을 착취했습니다. 즉, 전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생태 자원을 남용하면 지구가 4개나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지요.
<2-5 오늘부터 빚지는 거야> 중에서
2020년대에 들어선 이후 세계 곳곳에서는 어린이 및 청소년의 기후소송이 이어지는 중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1,000건 이상의 기후소송이 진행되고 있지요. (중략) 우리나라에서도 헌법 소원 청구가 진행 중입니다. 2020년 3월, 국내 청소년들의 자발적 모임인 청소년기후행동에 소속된 청소년 19명은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등 현행 법령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소극적으로 규정함으로써 기후변화를 심화시켜 청소년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헌법 소원을 냈지요. 또 청소년기후행동은 2023년 3월 13일에 기자 회견을 열어 “지난 5년 동안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등에서 정부의 기후 대응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우리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 전향적인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지요. 법조인 215명은 청소년들의 기후소송에 대한 공식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3-2 아이들에게 못할 짓이라고?> 중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원래 살던 지역의 환경이 파괴되어 생존을 위협받고, 그곳을 떠나 이주한 사람들을 ‘기후난민’ 또는 ‘환경난민’이라고 부릅니다. ‘생태학적 난민’이라고도 부르지요. 기후변화가 기후위기로 심각해지면서 가뭄, 홍수, 사막화, 해수면 상승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거주지를 버리고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019년에만 140개국에서 약 2,490만 명의 기후난민이 발생했지요. 국제이주기구(IOM)는 2009년 제1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가 계속 심화하면 2050년까지 기후난민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최대 약 1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여기서 10억 명은 2050년 전 세계 예상 인구인 100억 명의 10%에 해당하는 인구입니다. 즉, 10명 중 1명은 난민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3-5 목숨을 건 탈출> 중에서
이때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그린워싱(greenwashing)입니다. 그린워싱이란 친환경을 뜻하는 녹색(green)과 세탁(washing)이 결합된 말로, 위장환경주의를 뜻합니다. 즉, 실제로는 환경친화적이지 않지만 겉으로는 환경친화적으로 보이도록 속이는 것입니다. 심한 경우 아예 데이터를 조작해 소비자를 속이기도 하지요. (중략) 그린워싱은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환경 보호에 진심인 기업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합니다. 눈 가리고 아웅에 속지 않으려면 소비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환경적 이점을 확인할 때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참고해야겠지요. 또한 친환경 관련 인증 라벨이 무의미하게 남용되지 않는지 확인할 필요도 있습니다.
<4-3 내가 사는 것이 나를 살린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