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
2010년 걸그룹 팬클럽 간 싸움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어느 음악 프로그램 녹화에 참석했던 팬이 라이벌 가수의 팬이었던 A의 스타 CD를 빼앗았다는 소문이 떠돌면서 시작되었다. 그것이 진실인지 명확한 판단을 할 새도 없이 양쪽 팬클럽 간에는 큰 마찰이 일어났다. TV의 음악쇼 시청자 게시판이나 인터넷 게시판에서 상대의 팬클럽에 대해 소모적인 비난을 했고 결국 스타나 기획사가 나서서 자제해 달라고 부탁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팬클럽 외에도 우리는 어디에서나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별한다. 문제는 단순히 구별짓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타적인 시선으로 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내가 속한 집단은 항상 옳고 내가 속하지 않은 집단을 항상 틀리고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싸움의 원인이 된다. ‘우리’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편 가르기를 하는 우리의 단일 민족 문화를 생각해 보면,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별짓기 위해 하는 차별과 배타적인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 -<1장 사회가 먼저냐, 개인이 먼저냐?> 중에서
인도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에는 사람과 소의 배설물은 물론 화장이 덜 된 시신까지 떠다닌다. 그 강가의 한쪽에서는 죽은 사람을 화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빨래를 하거나 목욕을 한다. 사람들은 이 모습에 질색하면서도 바라나시를 보지 않으면 진정한 인도를 보지 못한 것이라 한다.
그들 말로 ‘강가(ganga)’인 인도의 갠지스 강은 힌두교를 믿는 이들에게 성스러운 강이고, 여기에서의 목욕은 죄를 씻어내는 의미이기에 그들에게 최대의 기쁨이다. 더구나 이 강에서 죽어서 화장되고, 유골이 강을 흘러간다면 이보다 더한 기쁨은 없다. 이러한 인도인들의 사고를 알게 되면 갠지스 강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쉬워진다.
그 지역 사람들의 삶, 사고, 환경 등 다양한 맥락을 고려하여 하나의 문화를 이해하는 태도를 문화 상대주의라고 한다. 문화 상대주의를 통해 다른 문화를 이해하게 되면 문화간 우열에 대한 인식을 버리고 다른 문화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게 되며, 자신의 문화에 대해서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2장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것, 문화> 중에서
지금 한국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것은 무상급식이다. 기존에는 기초생활 수급자와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에 놓인 가정의 자녀에게만 무상급식을 서비스하는 선별적 복지 제도였다. 그런데 무상급식은 모든 학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제도로 바꾸자는 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모든 사람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보편적 복지제도로 전환하는 것이 모두가 잘사는 것이라는 주장과 복지병으로 인해 국가의 재정을 낭비하여 온 나라가 망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의 대립이다.
따라서 사회 복지 제도가 약한 우리나라에서 무상급식 문제를 단순히 보수 집단과 진보 진영의 정치 이념의 갈등으로 보아서는 안 될 것 같다. 그러니 이 무상급식 논의는 단순히 무상급
식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복지제도 정책의 방향에 관해 전국민이 참여하는 논의여야 한다. -<3장 필요하거나 불편하거나, 사회적 차이> 중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버싱’과 같은 사회적 약자가 생기는 원인을 제도적으로 없애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사회적 차별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법이나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차별을 철폐하는 법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강력한 요건이 필요해서 만들어진 것이 차별 철폐를 위한 적극적인 우대 정책,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다. 우리도 일상에서 공무원 여성 할당 제도, 서
울대학교의 지역 균형 선발 제도,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입학에서 인종 할당 제도 등 이러한 정책을 많이 볼 수 있다. 쉽게 말하면 100m 달리기가 힘든 사람들이 30m쯤 앞서서 달리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오랫동안 사회적 차별로 기회의 평등을 잡기 어려웠던 사회적 약자를 우대하는 정책을 통해 실질적 평등을 누릴 수 있게 해주겠다는 취지이다.
(중략) 적극적 우대 정책은 오랫동안 차별당한 집단에 대하여 그 사회가 최소한의 것을 배려해 주는 기회 제공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이 1960년대 흑인 우대 정책을 통해 대학 입학과 취업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미국 전 국무장관인 콜린 파월 같은 인물이 어떻게 나왔으며, 버락오바마가 과연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 -<4장 사회를 ‘사회답게’ 만드는 틀, 사회 제도> 중에서
한 가족이 1년 동안 중국에서 만들어진 제품 없이 살아보기로 했다. 그 결과 가전 제품의 경우 고장이 나면 부품이 없어서 수리가 불가능했고, 아이들의 장난감과 학용품은 시중에서 중국제가 아닌 것을 찾기가 어려웠다. 프린트의 잉크도 중국제가 대부분이어서 직업이 기자였던 아빠는 자신의 기사 마감을 맞추기 어려웠다. 비가 오는 날 중국제가 아닌 우산을 찾기 어려워 아이가 비를 맞으며 학교에 가야 하는 일도 벌어졌다. (중략)
위의 사례들처럼 세계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지구촌 전체 사람들의 복지와 행복, 삶의 다양성이 증진되는 측면도 있고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문제는 세계화로 인해 정말로 지구가 평평해졌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평평하지 않다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여전히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세계화로 인해 더 부유해지는 사람들이 생기는가 하면 더 가난해지는 사람들도 생기고 있다. -<5장 끊임없는 변화의 소용돌이, 사회 변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