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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라디오

라디오 라디오

저자
구효서 지음
출간일
2006년 10월 16일
면수
372
크기
126*187
ISBN
9788973377787
가격
9500 원

책소개

2006년 황순원문학상 수상 작가 구효서의 자전적 성장소설. 1960년대, 북한의 이데올로기 선전이 또렷이 들려오는 휴전선 근처 마을에 사는 열한 살 병태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1995년 처음 출간되었으며, '가난, 분단, 근대화를 판으로 한 한국인의 원체험을 만날 수 있는 작품'(문학평론가 조남현)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한국전쟁 후 이데올로기의 극렬한 대립 때문에 하루가 멀다않고 쏟아지는 무장공비와 삐라, 대북.대남 선전 선동, 이쪽 것인지 저쪽 것인지도 모를 대포 소리 속에서도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쫓는 마을 사람들의 태평한 병태의 눈을 통해 해학적으로 그려진다.

병태와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는 것은 무장공비 침투 보도 속보가 아닌 라디오 드라마 '삼현육각'과 구슬프게 흘러나오는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다. 온 마을을 한 줄의 전선으로 이어놓은 라디오는 바람이 살짝 불거나 비가 조금 와도 세상과의 연결을 끊어버리곤 해 사람들을 애태운다

저자 및 역자

본문 중에서

뭐 서로들 가난한 거 다 아니까 천천히 사면 어떻겠냐 생각하기 쉬운데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경쟁은 있기 마련이었습니다. 그게 시기라는 형태로 드러났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저 집은 분명히 우리보다 가난한데 우리보다 먼저 라디오를 샀다 그 말입니다. 속이 어찌 편할 수 있겠습니까. 괜시리 마을의 위계질서까지 무너지는 것 같은 위기감이 드는 것입니다. ... "우리 라디오 샀어요"라고 말하면 이웃으로서 안 가볼 수도 없는 일입니다. 가서는 참 좋네, 이쁘네, 잘 나오네, 입에 발린 소리를 하기는 하지만 속은 쓰린 겁니다.

당장은 살 처지가 못 되는데 무리를 하게 되지요. 그렇게 몇몇 집이 라디오를 샀습니다. 그러나 라디오를 삼으로써 치러야 할 대가는 너무나 혹독합니다. 당장은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물건을 사들임으로써, 당장 없으면 안 될 것들을 사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급기야 되팔고 마는데, 되팔았다면 자존심이 상하니까 누굴 주었다고 말합니다. 멀리 시집간 시누나 뭐 친정 오라비 정도를 둘러대면 되지요. - 본문 156~157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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